골밀도진단기, 안전성.유효성 논란

전자의료기기업계가 최근들어 노령인구층과 폐경기 이후의 여성층에게 빈발 하고 있는 골다공증을 진단하기 위해 각 의료기관들이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는 골밀도진단기에 대해 안전성.유효성 논란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이같은 논란은 이미 이 시장에서 활발하게 보급돼 확고한 위치를 굳힌 X선방 식 골밀도진단기를 공급하는 업계가, 최근 새롭게 등장해 급격히 보급이 늘고 있는 초음파 방식의 골밀도 진단기에 대해 안전성.유효성이 완전히 검증 되지 않은 점을 내세우면서 비롯됐다.

골밀도진단기는 뼈의 밀도를 X선이나 초음파를 이용해 분석함으로써 척추이상을 가지고 있거나 골량이 감소해 골절의 위험이 있는 환자를 치료하거나 골밀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환자를 발견해 골다공증을 예방하는데 이용된다.

골밀도진단기는 채택 기술에 따라서 크게 X선 방식과 초음파 방식으로 나뉜다. X선 방식의 골밀도진단기는 방사선흡수법(RA)、 단일광자 감마선 측정법 (SPA)、 양광자 감마선 측정법(DPA)、 정량적 전산화 단층 촬영법(DXA) 등이있고 초음파방식으로서 정량적 초음파(QUS) 측정법이 있다.

현재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초음파 방식의 골밀도 진단기에 대해서 X선 방식 골밀도진단기 수입업계는 "미 FDA(식품의약청)에서조차도 정밀성.안전 성.유효성이 검증 안돼 판매를 금지한 품목"이라며 "국민건강 차원에서 우리나라에서도 당연히 판매가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또 의약에 관한한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검증 안된 품목이 수입돼 국내에서 버젓이 사용됨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임상 시험장화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미 FDA는 지난 93년4월 L사의 A제품에 대해 정밀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판매금지 및 회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초음파 방식의 골밀도 진단기를 수입 판매하고 있는 국내 D사는 초음파 방식 골밀도진단기는 신기술로 분류돼 아직 미 FDA로부터 인증을 못받은 것일뿐"이라고 밝히고 "독일 TV및 일본 후생성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한 상태이며 최근까지 열린 세계 골다공증 학회에서도 초음파 방식이 X선 방식 보다 우수하다는 연구논문이 많이 발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특히 초음파를 사용함으로써 방사선 피폭을 피할수 있기 때문에인체에 무해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골밀도 뿐만 아니라 골의 질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의 골밀도진단기 업계 관계자들은 결국 안전하고 편리한 초음파 진단기 쪽으로 기울어질 것이라는 점은 인정하고 있지만 이들도 정확한 임상데이터 를 통한 "검증"을 전제로 하고 있다.

양 업계가 이러한 대립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데는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우유부단한 행정도 한 몫 거들고 있다. 초음파 방식 골밀도 진단기가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며 수입을 허가해 놓고도 의료기관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정책 을 펴고 있어 사실상 판로를 막고 있는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기술 부족으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지난 86년 의료기기 수입업체인 J사가 미국의 제품을 처음 수입한 이래 90년대 들어 각 의료기관들이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골밀도진단기를 수입 하는 업체는 10여개사로 지난해만도 3백여대가 보급될 정도로 수요가 많은편이다. 국내에는 지난해까지 총4백92대가 도입됐는데 이중 초음파 방식은 미국 LUNA R사 제품 63대를 포함、총 98대로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X선방식과 초음파 방식 골밀도진단기 업계의 논란은 최근 국내 수입업체인 U사와 D사가 서로 비방 광고를 하는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등 더욱가열되고 있다. 이 논란은 우리 정부의 태도와 또 미국 LUNAR사의 신청에 따라 심사를 하고있는 미 FDA의 최종 결과가 나올때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영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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