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멀티미디어 환상

전자관련 연구소에서는 요즈음 "멀티미디어 환상을 깨자"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들이 화려한 동화상에 홀려 CD롬 수준의 멀티미디어 기기를 흡사 요술상자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분위기에 우려감을 표시한 것이다.

몇몇 HW(하드웨어) 인기에 가려 정작 중요한 SW(소프트웨어) 기술과 관련 기반산업의 취약성이 간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계에서는 이러한 "멀티미디어 환상"에 대해 이는 기업의 상술과 잘못된정부정책의 합작품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풍부한 SW를 지원하지도 못하면서 기기판매를 위해 기업들이 CD롬、 CD-I가 마치 요술상자인 것처럼 연일 광고하기에 바쁘기만 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SW 부족은 곧 수요부진을 창출할 수밖에 없다.

한국형 SW 등 다양한 SW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비싼 돈을 들여 기기를 구입한 소비자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고 앞으로 수요부진으로 이어질 공산 이 크다는 지적이다. 기업에 대한 연구계의 이같은 비판의 목소리는 정부쪽 에 대해선 더욱 강도가 높아진다.

멀티미디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정책이 전혀 없다고극단적으로 표현한다. 장기비전이 없다는 이야기는 케이블TV와 위성방송 관련정책을 보면 단적으로 알 수 있다고 강조한다.

멀티미디어 산업의 기반이 될 통신망이 초고속 통신망이 들어서기도 전에 졸속적인 케이블TV사업 추진으로 이미 기본망이 누더기망으로 변해 있어 앞으로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제대로 진행되기가 어렵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잘못된 정책으로 케이블TV관련 프로그램 공급업체들이 싹이 나기도 전에 경영난으로 사라질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는 곧 멀티미디어 관련 SW산업의 취약성으로 나타날 게 불보듯 뻔하다고 말한다. 여기에 위성방송정책 도 한몫 거든다. 케이블TV산업이 실패한 나라의 전철을밟듯 케이블TV산업이 정착되기도 전에 졸속으로 지상파방송 확대와 위성방송을 추진하고 있다고지적한다. 무궁화위성이 오는 8월초 발사되는 데도 위성방송과 관련한 전파법이 전혀 개정되지도 못하는 우스꽝스러운 일도 벌어지고 있다. 기업과 정부가 멀티미디어 환상"에 자아도취 되어 중병을 앓고 있는 현실을계속 방치해 둘 수는없다. 더 이상 늦기전에 21세기를 대비해 주춧돌부터 바로 세우는 작업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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