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멀티"육성 정책조화가 과제

최근 정부가 오는 97년까지 1조2천여억원을 투입하여 멀티미디어산업을 육성 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함에 따라 이 분야의 급격한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우리나라를 세계 제일의 멀티미디어관련 생산기술국으로 끌어올린다는 기본방침하에 멀티미디어산업단지조성、 멀티미디어 기술개발지원 등을 주요 골자로 한 멀티미디어산업육성계획(안)을 마련한 것이다.

멀티미디어산업은 세계적으로 산업초기화 단계에 있으나 2000년에는 세계시장규모가 2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등 핵심 유망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IBM과 세계적인 소프트웨어업체인 로터스가 기업을 합병하는 등 멀티미디어 관련업체들이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다투어 이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 멀티미디어산업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초기단계에 있는 멀티미디어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여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시장선점을 꾀한다는 장기적인 포석을 담고 있는 멀 티미디어산업 육성방안수립은 시기적절한 조치로 받아들여지며 1조원이 넘는투자금액이 기대감을 더해주고 있다. 하지만 차질없이 실행에 옮겨질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다.

이번에 수립된 멀티미디어육성안이 2、 3년전부터 간헐적으로 발표돼온 멀티 미디어육성계획을 집약、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으며 육성안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 필요한 부처간의 원만한 협의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업무영역을 둘러싸고 부처간의 다툼이 끊이지 않았던 점을 감안할때멀티미디어산업과 관련한 부처간 협의 역시 진통을 겪을 것임에 틀림없다.

멀티미디어분야에있어서 정보통신부에 앞서 종합육성안을 수립한 바 있는통상산업부와의 관계가 특히 우려되고 있다.

지난 93년말 통상산업부(당시 상공자원부)가 마련한 멀티미디어산업발전 종합계획안이 이번 정보통신부의 육성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상공자원부는 오는 98년까지 총 1천억원을 투자하여 멀티미디어전략기 술을 확보하고 전문기술개발사업단을 구성하는 한편 관계전문가와 관련기관 의 관계자를 중심으로 멀티미디어산업발전협의회를 발족하겠다고 발표한 바있다. 비록 투자금액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기술개발분야에 대한 지원사항은 거의 비슷하며 체계적인 발전을 위해 산업발전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한것도 다르지않다. 또한 용인에 건설중인 소프트웨어단지와 연계하여 멀티미디어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당시 상공자원부계획안과 이번에 97년까지 1천4백억원을 투입하여 수도권지역에 30만~50만평규모의 멀티미디어산업단지를 마련하겠다는 정보통신 부의 계획 역시 큰 차이가 없다.

상공자원부는 공업발전기금지원확대를 통해 멀티미디어관련 기술개발에 나서는 등 관련사업을 현재 진행중에 있어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더욱이 상공자원부(현 통상산업부)는 93년 3월에 멀티미디어관련 주무부처가 없어 이 분야의 발전이 늦어지고 있다는 판단아래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관련업무를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했으나 당시 체신부의 반대로 무산됐던 일이있다. 이같이 지난해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정보통신사업을 둘러싼 당시 상공자원 부와 체신부간의 마찰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전자신문사와 서울리서치가 공동으로 조사한 멀티미디어산업 관련조사에서도 이같은 우려가 제기됐는데 조사대상자의 17.2%만이 정부의 정보통신정책에 대해 만족을 표시한 반면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은 73.8%에 달했었다.

특히 정보통신업체들은 1백% 불만족하다고 답해 정부의 관련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불만족의 이유중 정부부처간의 이권다툼이 21.1%를 차지、 일관성결여(46.

7%)의 뒤를 잇고 있는 것도 심각히 받아들여야 할 사항이다. 멀티미디어산 업은 결코 독자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산업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물론 방송、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영상매체가 조화를 이뤄야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수 있는 산업이다.

미국의 경우 백악관이 직접 멀티미디어산업발전에 나서는 것도 부처간의 의견조정을 위해서다.

21세기 핵심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멀티미디어산업의 중요성을 정부는 깊이인식 부처이기주의를 탈피하여 범 정부적인 국가전략산업으로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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