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러시아 전파망원경

태양도 다른 천체와 마찬가지로 공간에 전파를 발사한다. 마치 물에 돌을 던지면 파장이 퍼져나가는 것과 같다. 다만 차이를 두어 물의 파장을 기계파라 고 한다면 태양이 내보내는 파장은 전자기파라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가시 광선이나 보이지 않는 적외선, 또는 우리의 피부를 태우는 자외선 같은 것이이 전자기파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크림반도의 남부 해안에 있는 크림우주물리관측소가 자랑하는 22m짜리 전파 탐지기는 다른 천체에서 오는 약한 전자기파를 포착해서 분석하는 일을 주로하고 있다. 접시 모양으로 생긴 커다란 안테나가 약한 전파를 잡아서 수신 장치로 보내면 수신기가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를 보이게 재생해 주는 것이다. 다시 살아난 전파는 종이나 테이프에 담겨져 매일 분석의 대상이 되고있다. 크림우주물리관측소의 연구원들이 하는 일은 이렇게 붙잡은 전자기파의 길이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 있다. 사실 전파탐지 기술면에서 러시아는 미국에 뒤지지 않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미 달이나 다른 혹성, 나아가 다른 은하계로부터 온 상당한 정도의 전파를 측정해놓고 있다는 게 연구원들 의 말이다.

외계로부터 오는 전파는 크게 유형이 세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잔잔한 파장이 중간에 한번씩 증폭되면서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어느 시점에서부터 천천히 사그러드는 경우이다. 이런 전자기파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관측 되는데 포착되는 세가지 유형의 전파 가운데서 가장 흔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두번째 유형은 수평축과 거의 나란히 그래프가 그려지다 한가운데에서 선이 위로 불쑥 치솟는 경우인데 이 유형은 가끔 관측되고 있다. 세번째 곡선은 처음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그래프의 중간 쯤에 로켓 발사대같은 그림이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이다. 이 곡선이 연구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선인데 지난 88년 10월10일 미국에서 한번 관찰된 뒤에 공식적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발표가 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우주물리 과학자들은 이 전파가 어쩌면 외계에 있는 다른 문명체에서 발사한 인공 전파일 수도 있다는 의심 을 버리지 않고 비슷한 전파를 잡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태양계나 다른 은하계가 전자기파를 보내는 경위에 대해서는 두가지 방향에 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일정한 온도까지 천체가 달아오른 다음 전파를 발사한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열작용이 아닌 다른 어떤 과정을 거쳐 천체에서 전자기파가 나온다는 이론이다. 전자기파의 파생 과정을 규명하는 연구는 외계 문명에서 오는 파장을 연구하는 캐나다나 일본, 독일이나 프랑스 등 세계 다른 지역보다 러시아가 한차원 앞서있다는게 이곳 학자들의 주장이다.

러시아의 천체 물리 연구원들은 다른 외계에서 오는 전파를 붙드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 쪽에서 태양계와 은하계로 전자기파를 내보내기도 하고, 1초에3 0만km로 발사된 이 전파가 반사되어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추적하기도 한다.

예를들면 전자기파가 달까지 가서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을 관찰해서 우주 공학의 여러 분야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이외의 다른 곳에 있을지도 모르는 문명세계가 발사하는 전파를 찾아내는 일은 러시아의 우주물리학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일만큼 어려울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 일하는 러시아의 과학자 들은 보다 다양한 크기와 구조를 가진 전파망원경으로 외계의 전파를 포착하는 노력을 오늘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연구원들은 우주 공간에 지구보다 더 발달했을지 모르는 문명체가있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다만 외계의 전파가 먼 길을 오면서 에너지가 약해지거나 에너지를 상실할 뿐이라는 가설에 의외로 많은 학자들이 동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가설 하에 러시아의 과학자들은 정밀한 측정기 술외에 보다 고도화되고 감도가 뛰어난 전파탐지기 자체를 연구하는 것에도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 【모스크바=최미경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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