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상은 두번 다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격언은 오래된 것이긴 해도 첨단기술이 위용을 떨치는 오늘날에도 통용되는 진실이다. 스티브 잡스라는 사람은 88년 넥스트가 큐브컴퓨터를 발표할 당시 세인들의 주목을 끌며 넥스트컴퓨터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제품 이 우수하여 세인들의 주목을 마땅히 받을 수 있는데도 두번째는 첫번째 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넥스트는 "랩9"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제2 세대 컴퓨터를 첫번째 것보다 훨씬 우수한 것으로 만들려 했었다. 이 새로운 제품은 큐브컴퓨터보다 마땅히 사람들의 호평을 더 많이 받았어야 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잡스는 88년 받았던 각광을 재현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는 90년에도 88 년의 제품발표회와 같은 화려한 무대를 준비했다. 첫 제품발표회를 개최한 지 2년후 같은 장소인 데이비스 심포니홀에서 업계와 넥스트 직원 그리고 초청인사를 모아놓고 그는 거창한 발표회를 가질 것을 꿈꾸고 있었다. 발표회 바로 전날 잡스는 큐브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 록 뮤지션의 대부 그래햄 내시와 로스 페로를 만찬회에 초대했다.
이 두 사람을 함께 참석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한 컴퓨터계 기자는 잡스에게격찬을 보냈다. "우드스톡계의 베테랑과 대자본가를 한 테이블에 앉힐 수 있는 사람이라면 비록 그 사람이 전세계를 흔들어놓을 수는 없다 하더라도 나는 그 사람을 충분히 인정할 것이다." 그는 잡스의 흥을 돋우기 위해 잡스가 무미건조한 컴퓨터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어준다는 말을 하며 IBM과 디지털 이 퀴프먼트사는 계속 재미없는 신제품만을 발표한다고 했다.
이 말은 그러나 잡스의 의도를 잘못 짚은 것이었다. 잡스는 사람들에게 여흥 을 베풀려고 만찬회를 연 것이 아니라 세상을 다시제패하여 그의 경쟁상대조차도 불가능하다고 한 것을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을보여주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데이비스 홀에서의 두번째 발표회에서는 록 콘서트에서나 볼 수 있는 거대한 앰프처럼 생긴 4개의 검은 장비들이 무대위에 놓여있었다. 장내의 조명은 어두웠고 잡스는 긴 머리를 뒤로 살짝 넘긴채 말쑥한 차림으로 무대옆에서 불쑥 튀어나왔다. 그는 "바로 이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넥스트의 미래입니다" 라고 하며 성공을 장담했다.
잡스는 이번에 꼭 성공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행사에서 좀더 겸손한 태도를 취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당초 첫 큐브컴퓨터에 대해서는직원들에게 결함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었다. 광디스크와 같은 첨단기술을 시장이 아직 소화할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그러나 90 년 제품발표회에서는 넥스트의 단점을 인정했다. 넥스트 큐브컴퓨터는 너무느리고 값이 비싸며 색상 및 소프트웨어도 다양하지 않았다는 것을 솔직히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낙관적인 태도를 취하며 모든 문제점들이 해결되었다고 말했다.
사실넥스트에 공급되는 모토롤러사의 마이크로프로세서는 더 많은 기능을 갖추었다. 넥스트스테이션이라고 하는 보다 얇고 새롭게 디자인된모델의 개발로 소비자들은 그전의 넥스트컴퓨터의 절반가격으로 흑백모니터의 넥스트 컴퓨터를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모델의 주요부분은 그전해 발표된 선마이크로시스템즈사의 SPARC스테이션 처럼 피자상자와 비슷하게 생겼다.(잡스는 선을 흉내내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그 부분을 피자상자로 부르지 말고 슬라브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돈을 더 내면 소비자들은 컬러모니터를 살 수 있을 것이고 그것보다 돈을 조금 더 내면 향상된 컬러버전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기능은 특수압축된 칩과 함께 큐브컴퓨터안에 내장되어 그래픽.비디오 또는 사운드 파일을 사용하여 작업할 때 신속하게 처리를 해줄 것이다.
그러나 항상 그랬듯이 무대에 선 잡스는 확신에 차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새로 개발된 제품은 사실 발표할 준비가 채 되지 않았다. 모토롤러는 예정보다 늦게 새 마이크로프로세서개발을 완료했기 때문에 잡스가 9월에 제품발표회 를 개최할 당시 버그없는 칩을 거의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잡스는 새 컴퓨터 모두 기존 칩이 아닌 새칩을 사용하여 만들어졌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거짓말로 답해야 했다.
새 컴퓨터가 무대위에서 시연되는 동안 청중들과 기자들이 보이지 않게 안전 을 위한 네트의 지원을 받도록 되어 있었다. 시연회가시작되기 바로 며칠전 한 넥스트스테이션에서 돌이킬 수 없는 오차가 발생했다. 그래서 무대밑에구멍을 만들어 잡스가 사용하는 모니터와 사람들이 볼수 없는 곳에 설치된큐브컴퓨터를 케이블로 연결시켰다. 또 실수에 대비하기 위해 무대위에 있는컴퓨터와 연결된 컴퓨터앞에는 넥스트 엔지니어들이대기하고 있어야 했다.
잡스는무대위에서 시연을 시작하려할 때 순간적으로스크린 로킹 프로그램을 먼저 풀어야 한다는 것을 잊었다.
다행히 무대 뒤,보이지 않는 곳에서 잡스의 컴퓨터와 연결된 엔지니어가 "K ill-9" 유닉스 명령어를 잡스가 컴퓨터를 켜기 바로 전에 입력하여 큰 혼란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잡스는 그날 너무 태연하게 공연을 했다. 그 시스템의 신뢰성을 강조하기 위해 잡스는 시연 내내 "-이렇게 잘 작동합니다 "라는 말을 되풀이 했다. 그는 그 말을 아주 확신있게 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잡스 자신도일이 너무 순조롭게 풀려서 놀라지 않았나 생각할 정도였다.
모토롤러가 마이크로프로세서의 납기일을 지키지 못해 흑백모니터 넥스트 컴퓨터버전은 제품 발표회가 개최된 후 6주 뒤에야 선적될 수 있었다. 첫번째 저급넥스트 컴퓨터 버전은 다음해 3월에 선적되었고 고급 버전은 5월말, 즉8 개월 후에야 선적되었다. 그 당시 1만4천달러나 되는 고급 컬러 컴퓨터를 산사람들은 외주 업체가 제때 칩을 공급하지 못해 컴프레션 칩이 내장될 자리만을 남긴 채 조립된 컴퓨터를 구입해야 했다.
그러나 비싼 돈을 들여 컴퓨터를 구입한 사람들은 나중에 컴프레션 칩 개발 을 맡은 모토롤러가 개발프로젝트를 완전 포기했고, 넥스트도 고속 컴프레션 을 탑재하여 컴퓨터를 재조립해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분노했다. 엄격히 말하자면 외주 업체가 개발한 칩의 디자인에 결함 이 많은 것은 넥스트의잘못이 아니다. 그러나 넥스트는 약속한 기능을 갖추지 못한 채 성급히 물건을 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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