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주)에 산업용로봇이 국내 처음으로 도입된 이래 초창기의 국내 로봇개발은 80년도 전후엔 주로 국책연구기관인 KIST, KAIST, KIMM 등에서로봇의 기초기술 개발차원에서 이루어졌고, 국내기업에서는 82년이후 개발투자가 시작되어 대우중공업의 NOVA 및 삼성항공의 WISEMAN 등이 개발되었으나 사업화로는 안착되지 못하고 80년도 후반기에 접어들어 활동이 주춤하였다.
그런데 87년부터 시작된 노동환경을 포함한 국내제조업의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한 수단의 하나로 로봇의 필요성에 대한 실질적인 인식의 확산 과 더불어 국내기업의 개발활동이 90년초부터 다시 활성화되었다.
이중 삼성전자(주)의 경우는 개발의 결과를 사내자동화에 적용하여 조립용 소형 SCARA 로봇개발 및 VTR 제조라인 자동화 시스템의 구축성공이라는 의미 있는 결과를 낳았고 현대중공업의 경우는 85년부터 자동차 차체조립공정 등에 많이 사용되는 대형 6축 수직다관절형 로봇을 개발완성하여 지속적으로 차별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그간 3000대에 가까운 로 봇판매실적을통하여 로봇사용과 적용분야에서 안정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기술을 바탕으로 한 자체모델이 완성 단계에 있다.
로봇관련기술은 사후서비스(AS) 및 설치시운전 등의 사용기술, 주변설비 및시스템 ENG. 등의 도입적용기술, 로봇기계본체 및 제어기 등의 제품개발기술 및 제품생산기술로 이루어진다.
그간 외국제품의 도입을 통하여 사용기술과적용기술은 어느정도 그 기반기술 이 구축되었으나 제품개발기술은 타기술에비하여 특히, 현장적응 및 대처 능 력면에서 뒤져있어 타기술의 심화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하여 국내실정에 적합한 자동화 시스템구축과 운영의 어려움이 향후의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어 선진국의 기술보호주의 강화에 따른 국내기술확보가 절실히요청된다. 로봇제품 개발기술발전의 장애요인을 공공기관이 국내제조업 경쟁력확보 차원에서 실시한 현황분석에 따르면 근본적인 어려움이 현 국내시장의 협소, 기술인력부족, 관련부품산업의 미성숙, 기술경영관리능력의 부족 등에 있다는 사실이다.
현 국내시장규모는 일본에 비해 금액면에서 1/30이고 성장의 잠재력은 매우크나 성장에 필요한 전단계인 간이자동화라고도 불리는 단위기계의 일부자동 화단계가 미성숙되어 있으며, 국내 인력은 경력이 짧고 기초기술능력은 있으나 현장적응경험이 부족하여 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응용기술이 취약하고 주요핵심부품인 정밀고감속기 베어링 서보모터 기내용전선및 전력수위칭 반도체소자 등이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어 제품의 가격경쟁력과부품의 사용기 술면에서 열세이다.
아울러 기술경영관리는 직관적관리에 의존하고 있어 제품개발에 매우 중요한 제품이나 기술개발 기획이 전략적이지 못하여 똑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해서 범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간의 시행착오를통한 경험과 노력으로 조만간 기초 기반기술이 정착될 것으로 보여 응용기술의 확보와 장애요인 극복을 위한 필승의 전략을 수립.실천한다면 국산개발제품의 안정된 사업화 기회는 반드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의 로봇제품 추이는 로봇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데일본시장규모가 절정를 이룬 92년까지는 한대의 로봇이 여러가지 일을 할 수있는 범용화로봇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불경기가 시작된 93년 이후는 저가격 화 고기능화 고성능화와 함께 고객층의 저변 확대를 목표로 한 사용의 편리 성을 추구하는 전용화의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가까운 장래에 현재의 산업 용 로봇보다 한차원 높은 지능형 로봇이 실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일본의 파낙사가 94년초 착수한 자사 로봇조립공정을 자사가 개발한 지능로봇을 사용하여 무인화 시키는 계획이 성공사례로 발표됨으로써 그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며, 여기에 무감속기 서보앰프의 기계내 내장 등의 실현으 로저가격화가 이루어진다면 지능로봇의 도입은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기술의 최근동향은 폭넓은 용도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고도선단기술의 도입적용이 지속되어 기계본체의 경량화와 고강성화의 동시 실현, 모션(동작경 로)의 안정제어, 고속고정도화를 위한 현대제어이론을 구사한 서보제어시스템 시각 및 힘센서를 활용한 외부상황의 인식과 순응,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기법의 도입에 의한 사용편리성의 개선, 용도별 특수기능의 폭넓고도신속한 수용을 위한 SW체계 구축, 보수와 보전경비의 대폭삭감을 겨냥한 획기적 신뢰성향상 등이라 하겠다.
혹자는 이와같은 제품과 기술추세를 보고 선진국과의 격차를 도저히 좁힐 수없다고 판단하여 과거 일부 국내기업의 경우처럼 자체개발을 포기하고 외국 회사와의 제휴에만 열중하든지, 무리하게 현 개발목표를 상향조정하여야 한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이는 단견으로 모처럼의 세계경제 환경변화에서 얻을수 있는 기술도약의 발판구축의 기회를 상실하는 발상이 아닌지 신중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과거 우리는 막연한 기대와 호기심만으로 희망사항이 골격인 계획에 의해 모든 것이 기술개발담당 실무자들에게 전적으로맡겨져 수행되고, 그 결과에 대해서도 평가능력 부재로 올바른 평가를 하지못한채 개발팀의 해체와 재조직 의 반복이라는 뼈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는 그원인이 무엇보다도 기술경영관리의 미숙에 있었음에도 일방적으로 국내기술인력의 능력 및 열성부족으로 매도된 면이 없지 않으며 개발담당자들 도 초기업무에 필요한 집념과 난관을 해결하는 슬기가 부족했다는 인식하에 과거의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경험을 우리의 소중한 자산으로 만들어야 할것이다. 이에 국내 로봇기술.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주관적인 개인의 의견에 지나지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동안의 일선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각계의 넓은 이해를 기대하며 다음의 세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로봇산업발전을 위한 기술개발의 주체인 기업은 기술개발을 개발부서 의 기술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며 기술개발과 사업의 발전을 격리시켜 생각 하던 자세에서 벗어나 각사의 실정에 적합한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효율적으로 기술개발조직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로봇기술 개발투자 효과를 극대화 할수 있는 기술경영 관리체제를 정비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정부는 로봇기술개발을 지원하는 목적과 목표를 명확히 하고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해 주기를 바라고 싶다. 왜냐하면 현 로봇사업은 국내개별기업의 입장에서 매력적인 사업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많으며 이 어려움을 기업 스스로 극복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우므로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으로 요청 된다 하겠다.
즉 정부가 국내제조업 경쟁력강화라는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지금까지 잠재되어 온 외국로봇 도입으로 제반 문제점들이 누적되고해결의 시기 를 놓쳐 국가적 목표달성에 차질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종합적인 조치를 강구하여 실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원방법에 있어서도 기술개발비 지원 등의 직접적이고 단기적인것보다국산개발로봇의 시장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로봇사용기업에 필요한기술개발 과 인력양성, 로봇자동화시스템 전문회사 육성 등의 간접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책의 수립과 실시가 요청된다.
셋째, 로봇기술개발의 주체인 인력을 배양하고 선행연구의 수행 역할을 담당 하는 학계는 과거 학계가 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기초기술을 확보하는데 기여한 바가 크지만 기업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에 대한 이해부족과 기업과 학계 서로간의 업무범위에 대한 인식차이로 기업의 기술 경영측면에서 본의아니게 혼선을 가져와 결과적으로 산학협동에 나쁜 이미지 를 남긴 부분이 없지 않다.
이렇게 된 데에는 로봇기술이 현장응용기술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매우 다양한 복합기술이라는 점이 간과되었고, 목적이 다른 두 조직간의 협력에 있어서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이 진행된 때문으로 생각된다. 이제는 서로의 노력에 의하여 기업에 기반기술이 정착되고 있으므로 학계는 학계의 목적에 부합되고 가능한 폭넓은 의견일치를 이룬 선행연구개발이 가능하도록 스스로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며, 이를위해선 정부와 기업에서도 적극적인 협력을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
로봇기술은 60년대 미국에서 처음 개발되어 일본에서 꽃을 피웠고 일본을 현재의 고도 생산기술을 보유한 선진국으로 되게 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였다. 우리가 개발하여야 할 로봇기술은 우리나라의 지난 20여년간의 고도성장 결과를 격변하는 시대의 흐름속에서 국내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결실 을 맺게하고 로봇산업을 수출산업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무엇보다도 가장 절실한 것은 난관에 봉착해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패기있는 사명감을 가진 젊은 인재들의 적극적인 참여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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