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의 화상회의시스템 도입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얼굴을 마주 대하고 얘기하는 것처럼 표정이나 몸짓까지 그대로 읽을 수 있음은 물론 서류나 그래픽、 이미지 자료 등을 함께 보면서 토론할 수 있는 화상회의시스템은 멀티미디어시대의 첨병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기업내 신속한 커뮤니케이션구조와 업무처리체계는 급격하게 변하는 기업환경속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필수불가결한 요건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미국 대기업의 40%이상이 화상회의시스템을 업무의 중요한 도구로 활용하면서 기업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화상회의시스템은 일반적으로 두 사람이 1대1로 대화하는 포인트 투 포인트 방식의 데스크톱 화상회의시스템과 여러명이 동시에 회의에 참여하는 멀티 포인트방식의 그룹 시스템으로 구분할 수 있다.
94년 미국 시장에서 그룹 시스템의 수요는 1만4천대에 이르렀고 앞으로도 2년마다 2배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PC를 통해 구현하는 데스크톱 화상회의시스템은 더 빠른 속도로 증가、 94년 3만대에 이어 96년 25만대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관련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화상회의시스템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이에 부응하여 제품 출시 가 활발해 짐에 따라 시스템 가격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일례로 휴렛 팩커드(HP)사가 83년 원시적 개념의 화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지출한 비용은 25만달러였다. 그러나 이제는 27인치 TV화면과 비디오 카메라、 데이터를 압축 복원할 수 있는 코덱 등으로 구성된 전체시스템을 도입하는 데는 3만달러가 채 들지 않는다.
데스크톱 장비의 가격도 1천달러이하로 떨어졌다.
화상전송 비용 또한 10년전 시간당 수천달러에서 지금은 일반 전화 요금의 2 5배에 불과하다.
이렇듯 시스템 보급의 확산에 비례하여 가격은 앞으로 점점 더 내려 갈 전망 이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이 화상회의시스템의 도입으로 어떤 효과를 보고 있는가. 우선 항공료를 포함한 출장비 등의 비용절감과 업무 처리의 신속성을 들 수있다. 가령 동부지역에 있는 본사 간부가 서부지역의 지사와의 업무협의를 할 때항공료 숙박비 등의 출장비용을 지출할 필요 없이 화상회의를 통해 자료를 공유하며 업무 지시를 내릴 수 있다.
또 포커스 비전 네트워크사와 같은 마케팅 전문회사의 경우는 시장조사의 한방법인 그룹 포커스 인터뷰를 할 때 대상자들을 회사로 다 불러 들일 필요없이 화상을 통해 인터뷰를 함으로써 대상자들의 거리이동에 따른 비용 지출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결과 포커스사는 기업들로부터의 조사 의뢰가 크게 늘어나 91년이후 매출이 매년 2배씩 증가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처럼 화상회의시스템의 이용으로 기업들은 최고 50%까지 출장비용을 절감 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기업은 화상회의시스템의 도입에 따라 이동거리와 시간의 단축、 사내 다단계 의사결정과정의 단순화 등으로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체제 를 갖추게 되었다.
미국에서 화상회의 시스템구축으로 업무효율화와 비용절감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기업은 많다.
그중에서도 52개의 화상회의 사이트를 가지고 있는 HP사는 각 지역에 산재해 있는 연구소의 연구요원들이 화상회의를 통해 정보와 기술을 교류함으로써 제품의 개발기간을 30%이상 단축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서부지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방위산업체 노드롭사가 뉴욕주에 있는 그루만사를 인수하면서 제일 먼저 취한 조치가 양 회사간의 화상회의 시스템 구축이었다.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지역의 회사를 연계해 신속한 업무체제를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베르그라고 하는 한 전자업체도 전세계 15개 지역에 산재해 있는 공장과 연구소를 화상회의시스템으로 연결하는 작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두뇌라 할 수 있는 본부와 각 지역에 퍼져 있는 신경조직사이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공유하면서 의사결정과정을 거쳐 하나의 결과물 을 산출해 내는데 있어 화상회의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단행한 조치이다. 이렇듯 미국 기업들의 화상회의시스템 도입 열기덕분에 시스템 전문업체들 또한 초고속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선두업체 픽처텔사는 지난 2년동안 80%의 성장을 기록하며 2억5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그위상을 지켯다.
2위인 컴프레션 랩(CLI)사도 같은 기간 매출이 46%가 늘어 나면서 시장의 21%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두 업체의 과점 속에서 AT&T와 컴팩 컴퓨터사 와 같은 대형업체들도 제품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픽처텔과 CLI가 시스템의 국제표준을 채택함에 따라 호환성 문제가 해결되어 기업들은 이제 기업자체내에서 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나 부품공급업체 등 다른 업체들과의 시스템구축도 용이하게 되었다.
이제 정보고속도로의 본격적인 구축과 함께 화상회의시스템이 기업의 경쟁력 을 강화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임을 부인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구현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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