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원 산책] 다시 쓰는 이솝우화

흔히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소프트 웨어 개발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데에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새로운 소설을 쓰거나 다음 시즌을 위한 광고를 새로 만들거나 사용자들 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궁극적으로 흥행에 성공하는 영화를 만들어 내려 면무엇보다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한다.

발상의 전환을 위하여 공연히 술도 먹어보고 아무 할일 없이 걸어보기도 하며 우두커니 지나가는 사람들 표정을 살펴보기도 한다. 그런데 발상의 전환 이란 무엇이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발상의 전환이라 하는가.

인류 역사에서 발상의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사건이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일 것이다. 그때까지 지구를 중심으로 다른 별들이 회전하고 있다는 천동설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회전하고 있다는지동설을 주장한 것은 중세 기독교 중심의 사회에서 보면 가위 혁명적이고 불손한 생각이었음에 틀림없으며, 그 일은 지금까지도 발상의 전환을 대표하는 사건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잘 아는 이솝 우화를 다시 써 보면서 발상의 전환을 훈련해 보기로 하자. 먼저 "여우와 신 포도"이야기를 생각해 보자. 여우는 목이 몹시 말라 포도를 따 먹고 싶었으나 아무리 뛰어 보아도 닿지 않아 따먹을 수없게 되자 "저 포도는 시니까 내가 따먹지 않는 거야"라면서 실패에 대한 변명을 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이 이야기를 "여우가 동료들의 무등을 타고온갖 고생끝에 포도를 따먹게 되었는데 먹어보니 실제로 몹시 시더라, 그래서 보기에 신 포도는 먹어보아도 시더라"는 이야기로 바꿔볼 수 있겠다. 그래서 사람이건 사물이건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로 생각할수도 있지 않겠는가.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도 이렇게 바꿔보자.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하는데중간에 강을 하나 건너게 되어 토끼는 상류 쪽으로 멀리 돌아가야 했고 거북 이는 강을 그대로 건너 결승점에 도착하게 되었지만, 토끼가 워낙 열심히 노력한 덕에 경주에 이겼다는 식으로 바꿔볼 수 있다. 이렇게 바꾸면 제 재주 만 믿고 낮잠을 자서 경주에 진 토끼보다는, 모든 능력을 갖추지는 못했지만노력의 결과로 경주에 이긴 토끼를 교훈으로 삼을 수도 있지 않은가.

컴퓨터 개발 역사를 살펴 보면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다. 크고 비싸서 여럿이 사용하는 컴퓨터만 존재 하던 시절에 개인이 소유할수 있는 컴퓨터를 생각해 낸 애플 컴퓨터의 스티 브 잡스나 MS-DOS를 개발해낸 빌 게이츠 덕분에 이제는 PC가 컴퓨터 의 대명사로 변해 버렸다.

워크스테이션이나중형급 이상의 컴퓨터 시스템에서 저마다 다르게 운용되는 방식을 한가지 방식으로 통일시키려는 생각에서개발된 UNIX 운용체계, 이제는 UNIX를 탑재하지 않은 시스템은 컴퓨터 시장에서 행세하기 어렵 게 되었고 그 거만했던 IBM도 AIX라는 UNIX계열 운용체계를 내놓기에 이르렀다. 앞으로 컴퓨터는 또 어떤 식의 발상의 전환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갈지 흥미진진하다.

발상의 전환을 위해서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자기 것만이 옳다는 생각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나이 많은 사람의, 나보다 상사의 주장을 무조건 받아들이지는 말아야 한다. 그들에게 최대한의 예의는 갖추되 그들의 생각을 무조건 받아들이지는 말라는 얘기다.

어느재벌 그룹의 총수는 새로운 사업을벌이면서 임원회의를 여는데, 이 자리에서 모든 임원이 찬성하는 사안이면 추진하지 않고 대부분의 임원이 반대 하는 일이면 강력히 추진했다는 일화가있다. 물론 그가 운도 좋았겠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다 생각할 수 있는 일이라면 결코 성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서 이런 행동을 보였을 것이다.

창의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야 할 사명이 정보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20여년 전 우리 선배들이 가난을 면하기 위해외쳤던 "잘 살아 보세"라는 구호 대신 "새롭게 살아보세"라는 구호를 외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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