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텔사가 공격적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 곳곳에 공장을 건설、 생산 능력을 대폭 늘리고 신제품 개발에도 의욕 을 보이고 있다.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일부 시각도 없지 않지만 인텔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말이 있듯 인텔은 세계 최대의 마이크로프로세서제조업체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공격적 경영이 최선이란 판단을 하고 있는것이다. 인텔의 공격적 경영은 이토록 확신에 차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상당 기간이 회사의 기본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이 공격적 경영을 기본 전략으로 채택한 가장 중요한 배경은 마이크로프 로세서 수요의 지속적 강세에 있다.
예상되는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 수요의 증가에 미리 대비, 적시에 필요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인텔이 이런 방침을 밀고 나가고 있는 것은 올초의 시장 경험에서 얻은 교훈 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초 반도체 경기는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호조를 띠었다.
PC 가격 파괴가 급속도로 진행된 결과 일반 가정의 구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것 등이 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와관련、 미국 반도체산업협회는 지난달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예상 성장률을 당초 15 %에서 39%로 수정、 발표했을 정도다.
이같은 예상밖의 상황이 벌어졌을 때 대부분의 반도체 업체들은 늘어나는 주문을 감당치 못해 허둥댔지만 인텔만은 폭주하는 수요에도 충분히 대처할 수있었다. 경쟁 업체와 달리 생산 능력 확대에 의욕적으로 주력해 온 것이 주효했던 것이다. 그 결과 인텔은 올 1.4분기에 9억달러 가량의 순익을 낼 수 있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4%가 증가한 것이다.
이런 경험은 인텔에 공격적 경영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이에 따라 인텔은 93년 20억달러였던 투자액을 올해는 30억달러이상으로 늘리기로 하는 등 공격 경영을 가속화할 태세다.
IBM、 모토롤러 등 경쟁업체들도 투자를 늘리고는 있지만 인텔의 투자액은 이들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것이다.
인텔이 계획하고 있는 주요 투자 내역은 지난주 발표된 중국 상해 공장 설립 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공장 및 뉴멕시코 공장 확장 등이다.
중국 공장의 경우 미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공장에 이어 인텔의 4번째 조립 및 테스트 공장이 되는데 여기서 조립되는 반도체는 중국에서 일부 판매 되고 대부분은 해외로 수출될 계획이다.
기존 포틀랜드 공장의 경우 추가로 향후 몇년간 투자할 금액이 22억달러로 웬만한 공장을 새로 설립하는 것보다 큰 규모다.
이밖에 뉴멕시코 공장의 확장에도 상당한 투자가 예상된다.
이들 공장의 건설 혹은 확장 계획에 따라 현재 건설중인 인텔의 생산 라인은 이미 4개다.
91년 이후 지금까지 건설된 라인이 6개인점을 비추어 볼때 인텔의 공격 경영 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인텔이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은 물론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경쟁력 향상 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제조 기술의 확보다.
실제로 인텔은 지난 3월 가까운 시일내 차세대 제조 공법을 이용한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인텔의 새로운 제조 공법은 회로선폭을 기존의 절반인 0.35 미크론(1백분의1 미리) 정도로 줄이는 획기적인 것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회로 선폭이 반으로 줄어들 경우 웨이퍼당 반도체 칩 제조량이 2배로 늘어나생산 효율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텔이 공격적 경영을 실천하는데 있어 필요시에는 강력한 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가격 인하의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또 일례로 펜티엄 칩을 이 제조 공법으로 제조할 경우 50%의 처리 속도 향상이 가능하는 등 제품의 성능도 크게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AMD.사이릭스 등 인텔 호환 칩 업체들이 이런 공법을 사용한 칩을 선보일 수 있는 시기는 빨라야 내년일 것으로 보여 최소한 그동안은 인텔의 경쟁력이 엄청나게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그 결과 인텔은 올해 1백58억달러의 매출에 35억5천만달러의 순익을 올릴 것으로 분석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40% 가량、 순익은 55%이상 늘어난다는 계산 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심지어 오는 2000년에는 인텔의 순익이 80억~1백10억달러로 늘어나면서 세계에서 가장 이익률이 높은 업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인텔의 공격 경영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석가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장 조사 회사인 데이터퀘스트사에 따르면 세계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의 수요는 올해 6천5백만개에서 오는 98년 1억개로 완만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예상되는데 인텔의 증설 계획이 모두 완료되면 산술적으로 계산할 때 뉴멕시 코 공장에서만 펜티엄 기준으로 연간 9천만개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돼 공급 과잉 상태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인텔이 공격적 경영을 지속적으로 펼치기 위해선 마이크로프로세서의새로운 수요처를 개척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오세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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