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무산된 미 시스코와의 합작꿈

시스코 합작사 설립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합작의 국내 주체인 삼성전자 등이 설립에 반대의사를 표명했고、 시스코사도 아쉬울 것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시스코사가 국내 네트워크시장을 독점할 지도 모른다는 국내업체들의 위기감은 한시름 덜게 되었다.

이번 합작사업을 무산시킨 것은 한마디로 여론이었다. 국내시장을 외국업체 한테 넘겨줘서는 안된다는 여론이었다. 합작사 설립을 반대했던 모든 업체가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였다.

그러나 합작사 설립이 무산되거나 추진이 유보될 것으로 보이지만 뒷맛이 깨 끗하지만은 않다. 합작사 설립의 추진 과정에 도사리고 있는 국내업체들간의 이해다툼을 누구나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업체들의 주장이 순수했다면 합작사 설립은 처음부터 논의조차 되지 말았어야 했다. 그러나 6개 업체는 최후까지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고 합작사 설립 조건에 대해서는 막바지 협상만을 남겨놓고 있었다. 합작사 설립이 자사에 유리할 경우 이에 참여할 속셈을 갖고 있었다고볼 수밖에 없다.

반대업체들、 특히 여론을 주도한 기존 시스코 디스트리뷰터들은 합작사 설립을 통한 이득과 현재의 디스트리뷰터로서의 이득을 면밀히 검토하고 후자 를 택한 셈이다. 합작사가 설립될 경우、 기존 디스트리뷰터로서의 선점권을 어쩔 수 없이 타회사와 나누어 가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잘 알고 있었던것이다. 실제로 합작사 추진 과정에서 기존 디스트리뷰터에 대한 "예우"문제가 논의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하튼 문제는 앞으로다. 계속해서 시스코사의 장비를 수입.공급할 수밖에없는 국내업체들이 기왕에 내건 "명분"을 유지하기 위해서 나아갈 길은 하나뿐이다. 이들 업체가 기술개발이 아니라 지금처럼 장비 재판매에만 열을 올린다면 뻔한 "속"을 드러 내보이는 셈이다. 그럴 경우 비난의 화살이 돌아갈곳이 어디인 지를 업체들은 이제 명심해야 한다. <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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