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턴의 부하직원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지금 농담하고 계시죠"라고 했지만 컴턴은 정색을 하며 농담이 아니라 로고의 색깔이 틀렸기 때문에 떼어내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직원들은 "넥스트가 사용한 "팬텀매칭시스템(PMS) "색을 써서 다시 로고를 만들면 안됩니까"라고 제의했다. 잡스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로고를 만드는 사람은 규격대로 넥스트의 N자를 "PMS웜 U"로 칠했고 "e"자는 "PMS옐로 109U"로 칠하는 등 넥스트의 모든 로고를 규격색으 로 통일시켜 다시 만들었다.
모든 비즈니스랜드매장은 로고의 색규격 카드를발급받아 로고를 통일시켰다.
이런상황에서 나무때문에 숲을 보지 못한다는옛 격언을 언급할 필요가 없는것이다. 이들은 나무 하나에 달려 있는 가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나무 껍질에 다 코를 누르고 있는 것이었다.
"품질"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잡스의 업무방식에 익숙해진 넥스트 직원들도 때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드디어 큐브컴퓨터를 출하시켜야 할 때가 왔다. 그러나 넥스트의 마케팅 및 영업부서 사람들은 그들이 받은 주문을 프리 먼트에 있는 넥스트 공장이 전혀 출하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잡 스가 애플에서 데리고 온 버트 커밍스과장이 큐브컴퓨터의 선적을 책임지고있었다. 그는 공장에다 전화를 걸어 제품을 출하할 수 없는 이유를 알아본 결과 부품 업자가 공급한 마그네슘 케이스에 페인트 칠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페인트에 거품이 있어요"라고 공장측은 말했다. "그 래요, 얼마나 심각하죠"라고 물으니까 "설명하기 어렵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오랫동안입씨름을 한끝에 공장 측은 커밍스가 품질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진다면 제품을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커밍스는 케이스 상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차를 타고 프리먼트공장으로 향했다. 공장에 도착해서 알아본 결과 페인트 거품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았고 돋보기를 가져와서 자세히 들여다 봐야 보이는 정도였다. 공장측은 자기들 마음대로 품질을 인증할 수 없고 회사의 엄격한 품질 보증 시험을 통과해 야 제품을 출하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제품 시험시 45도 각도로 조명이 비춰져야 하는 등의 조명 상태와 관찰 거리까지 상세하게 매뉴얼에 규정해 놓았다. 커밍스는 규정된 관찰 거리에 서서 관찰 각도를 맞춘 다음 시험을 통과한 제품과 통과하지 못한 제품을 비교 검토했지만 별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런 후 그는 "좋아요. 만일고객이 돋보기를 통해서만 보이는 결함에 대해 불평한다면 몇달 후에 새 제품을 보내 주겠다고 말하지.
하지만 지금은 고객이 받아 볼 수 있도록 이것들을 우선 선적시킵시다"라고 재촉했다. 커밍스는 중요하지 않은 사소한 일은 다해주면서 정말 중요한 일은 제대로 하지 못한 넥스트의 무능을 회상하며 쓴 웃음을 지었다.
89년 잡스는 사내 연수에서 "품질" 이라는 말을 "디프시트"라고 표현하면서 품질개선을 회사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설정했다.(이 과제는 회사의 다른 문제들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잡스는 시트(shit)라는 말을 특별한 경우에썼는데 한 예를 들면 그를 만족시키는 직원에게 "당신은 똥(shit)을 금으로만들었군 하는 식으로 말하곤 했다.) 잡스는 넥스트의 주요 공급 업체인 모토롤러사가 종합 품질관리(TQM) 프로그램의 우수성으로 말콤 발드리즈 상을 수상한 다음부터 언론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을 보고 넥스트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제정하여 그 상을타야겠다고 결심했다. 넥스트는 TQM의 전문가이면서 발드리즈상 심사위원이 기도한 에바 첸을 고용하여 그 프로그램개발에 착수하도록 했다. 그녀는 선교사처럼 품질은 제조 과정에서 단지 결함을 줄이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회사내 모든 부서가 관심을 가져야하는 문제임을 전파하며 다녔다.
언뜻 볼 때 넥스트가 가장 완벽한 종합 품질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미국의 데밍스와 주란에 의해 개발되고 일본의 대기업들이 시행하여 제도화된 TQM 제도는 80년대 거의 모든 경영 세미나의 중요한 토론 주제가 되었고 이 주제를 다룬 책들도 많이 발간되었다. 최고의품질이 아닌 것에 대하여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잡스가 미국에서는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넥스트에서 TQM은 잡스가 임의로 적용한 규칙들을 단지 공식화시키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첸과 넥스트의 여 러부서에서 선발된 11명은 TQM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TQM의 여러 조항과 잡스의 경영 방식이 여러 모로 상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TQM 담당자들은 회사의 사원급 직원들을 포함한 전원이 품질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잡스는 발드리즈 상만 받으면 된다는 입장이 었다. TQM담당자들은 모두 사업 분야를 다시 검토해 봐야겠다고 주장했지 만, 잡스는 제품의 외형적인 심미성과 같이 자기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만 강조할 뿐 잠재 고객에 대한 연구등의 일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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