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확대를 위해 보급모델을 낸다. 다음 목표는 1년간 3백만대다."일본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SCE)사는 지난달 29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지난해 말 판매개시한 32비트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의 출하대수 1백만대 돌파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의 저가 보급 모델을 다음달 시장투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저가모델은 사양이 기존모델 과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러나 가격은 2만9천8백엔으로 그 보다 1만엔 낮다.
사실상의가격인하인 셈이다. 이번 발표는 일단 일본게임기시장에서 가장 잘나가고 있는 "플레이스테이션"을 저가로 재무장시켜 경쟁력을 훨씬 높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쟁업체인 세가나 닌텐도가 보고만 있을리 없다.
게임기시장의치열한 가격경쟁이 쉽게 예상된다.
사실 가격경쟁의 전초전은 이미 미국에서 있었다. 무대는 로스앤젤레스에서지난달 11일 열린 미국 게임기업계 최초의 대형 상담회 "일렉트로닉스 엔터 테인먼트 쇼".
쇼개막 전날 세가는 "세가새턴"에 일본에서 인기높은 격투게임소프트웨어 버추얼파이터 를 내장해 11일 발매한다고 발표했다. 가격은 일본에서보다 50 달러 낮은 3백99달러. 소프트웨어업계의 반응은 "세가 리드"로 모아졌다. 이에 대해 SCE는 2백99달러의 가격을 발표했다. 세가의 선제공격에 파격적인가 격인하로 대응하겠다는 인상이 강하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SCE는 이번에 저가모델이라는 강수를 뒀다. 저가모델 출 시는 가격인하를 의미한다.
이에 대해 한 소프트웨업체는 "세가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가격인하 공세"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최근 "플레이스테이션"이 판매가 둔화됨 에 따라 나온 "출혈을 각오한 판매전략"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그 배경 이나 원인이 어디에 있든 SCE의 파격적인 가격인하는 결과적으로 적지 않은문제를 야기시킬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두되는 문제는 기존의 3만9천8백엔으로 "플레이스테이션"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 문제는 궁극적으로 "소니 "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에서 소홀히 할 수 없다. SCE는 이 문제의 해답을 소프트웨어에서 찾고 있다. SCE는 오는 9월 "플레이스테이션"전 용 정보제공미디어로 활용하기 위해 8cm의 CD롬으로 신작 소프트웨어관련 정보등을 제공하는 "플레이스테이션 클럽"을 만들기로 했다. 이 회사는 이 클럽의 창간준비호로 만든 CD롬을 기존 기종의 구입자들에게 불만무마용으로무료제공한다. 기능이나 가격설정등이 중요시되는 하드웨어의 세계와는 달리 소프트웨어는 사용자의 생각이 반영되는 사업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1만엔 더 주고 샀다해도 창간준비호로 한정생산되는 특별 소프트웨어를 손에 넣을 수 있으면 구입자들은 그런대로 만족할 것이다.
SCE는 소비자들의 이러한 심리를 당연히 계산에 넣었으며 이것은 또한 소프 트웨어사업의 강점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문제는 가격경쟁을 불가피하게 했다는 점이다. 최대게임기업체 닌텐도나 특히 32비트기에서 맞수인 세가가 수수방관할 리 없다. 관련업계에서 는 SCE의 발표직후 곧바로 세가의 저가반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예상은 적중했다. 세가는 지난달 31일 자사의 32비트 "세가 새턴"의 가격을 1만엔 인하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생산코스트를 낮추기 위해 세가새턴을 포함한 가정용 게임기의 모든 생산을 내년까지 해외로 이관한다고발표했다.
닌텐도의 대응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2만5천엔정도 저가격으로 성능 은 32비트기를 능가하는 64비트게임기 "울트라64"를 올해안에 일본시장에 투입한다. 단 미국시장에의 투입은 내년 4월로 연기했다. 지금까지 게임기시장은 세가、 닌텐도에 의해 양분돼 왔다. SCE의 저가공세에 그 양대세력이 그대로 붕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SCE의 급상승으로 시장이 재편 된 것만은 사실이다.
본격 32비트시대로 접어든 게임기시장은 내달로 예정된 SCE의 저가제품 출시 를 계기로 또 다시 새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신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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