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가족이 숨기고 싶은 비밀을 가지고 있듯이 기업체에도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게 마련이다. 기업의 이미지와 실질적 내부사정은 극과 극처럼 다르게 알려지는 경우도 있다. 88년 큐브컴퓨터가 발표된 이후 대외적으로는 넥 스트 컴퓨터가 성공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넥스트는 전략적으로 많은 사건들 을 비밀에 부쳤고 넥스트의 매출과 경쟁업체의 매출격차가 점점 커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숨겨왔다.
넥스트사 직원들은 회사의 이같은 이중적이고 비합리적 태도에 적응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대외적으로 성공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 회사 자체는 가장 훌륭한 제품을 개발했다고 자부했지 만 소비자들은 넥스트 큐브컴퓨터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 잡스 가 대외적으로는 넥스트 직원들이 최고의 교육수준과 기술을 갖추었다고 선전했지만 회사내부서에서는 그들을 냉혹하게 비판하는 행위등 모두가 속과겉이 다른 모습들이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넥스트사 직원들은 불안이나 불편을 가져오는 요소들을 부인하는데 능통한 잡스를 귀감삼아 이런 불협화음을최소화시키고 있었다.
잡스의 이중성을 잘 나타내주는 한 예를 들어보면, 89년 9월 넥스트가 대학 시장 밖에서는 매출을 전혀 올리지 못했지만 잡스는 대중들에게 자신감있게 실제와는 다른 말을 들려주었다.
그는 기업분야에 컴퓨터를 공급한 시기를 비교할 때 넥스트컴퓨터가 매킨토 시를 앞서가고 있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넥스트는 애플처럼 뒷거래없이 직접 공식적인 거래를 텄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넥스트컴퓨터를 개발하는 방법을 변경할 생각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잡스는 직원들에게는 넥스트 컴퓨터의 가격이 높고 속도가 느리며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말했고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들에게는 넥 스트 컴퓨터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달라는 요청을 하기가 어려워지고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외적으로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계획보다도 빠르게 소프트웨어가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 소프트사만 제외하고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자들이 넥스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완전한 거짓말이었다. 넥스트가 호응을 점점 많이 받고 있다는 사실을 대중들에게 인식시키는데 잡스가 성공했더라면 소프트웨어 업체와 소비자들은 넥스트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갖게될 것이며 그렇게되면 환상에 불과했던 넥스트의 꿈은 현실화 되었을 것이다.
넥스트의 대외적인 입지와 대내적 실상이 얼마나 다른가를 보여주는 장면을 모으면 앨범 한권의 분량이 될 것이다. 그러나 더욱 흥미로운 것은 진실과 허구의 차이 그 자체 보다 이런 현상에 대한 심리적인 갈등과 넥스트 직원들 의 불편한 심기 그리고 일반인들의 기대간의 괴리가 더 컸다는 점이다. 스티 브 잡스가 일반인들에게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과 잡스의 요구가 서로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사회는 영웅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잡스가 영웅처럼 대중들에게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부분적으로그들의 책임 또는 탓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책임은 대부분의 경우 무시되고 만다.
넥스트 컴퓨터가 아직 미완성인 상태에서 수많은 결함을 지닌채 발표 되었음에도 한 잡지가 89년 초 잡스를 "최고의 경영인"으로 지칭한것은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사람들은 현인의 권위에 순종하기를 갈구한다. 그 현자 의 초자연적 통찰력은 젊음과 성공으로 더욱 공고히 될 수 있다. 스티브 잡 스는 사람들이 필요로 했던 현자의 역할을 맡았던 것이다.
잡스 자신의 이권과 현명한 경영인을 갈망했던 대중들의 요구가 "퓨처 포럼" 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잘 나타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월스트리트 저널 창간 1백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89년 6월 다우 존스의 후원 아래 뉴욕 공공 도서관에서 제작되었다.
"미래"라는 주제의 토론회에는 세계각국의 정치인 및 경제인들이 초대되었다. 그중에는 포드 자동차의 도널드 피터슨, 경제자문 위원회의 위원장인 마 이클 보스킨, 프랑스 전 대통령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텡 맥킨스키 및 컴퍼니동경지사에서 온 게니치 오마에 그리고 영국, 헝가리, 맥시코, 이탈리아, 구 소련에서 온 여러 명사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토론회에 참석한 사람중 유일하게 40세 미만인 사람은 오직 한명, 스티브잡스뿐이었다.
뉴스 앵커인 피터 제닝스가 그날의 토론을 주재했다. 그는 토론자들에게 가상의 회사인 크레이티브 모터스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가 자기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려하고 있는 상황을 상상해보라고 했다. 제닝스는 당연히 젊은 기업인의 표상이었던 잡스에게 그 엔지니어를 실제의 인물로 환생시켜보라고 했다. 잡스는 그의 요청에 따라 두서없이 얽힌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
"지금 사회자께서는 타우러스와 에드셀의 차이는 몇사람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곧 자기의 전공분야인 컴퓨터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머리쓰는 일"을 점점 많이하게 됨에 따라 타우러스와 에드셀의 유일한 차이는, 즉 호응을 얻는 자동차 디자인과 실패 한 디자인의 유일한 차이는 그 디자인을 제작하는 과정에 컴퓨터화된 데이터 베이스를 사용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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