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변화하는 아.태 통신시장 (1);프롤로그

아시아.태평양지역 통신시장은 매우 다양하다. 게다가 통신 후발국일수록 중간단계를 생략한 듯 기존 전화보다 이동전화등 첨단기술을 지향하는 추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문가들은 이 지역 통신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 통신분야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변화와 개혁의 시기로 접어들고 있는 아.태지역의 통신시장 동향 을 5회에 나눠 알아본다. 〈편집자주〉 지구전체 육지면적의 3분의 1을 넘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통신산업을 한마 디로 표현하면 중국과 인도로 상징되는 "잠재력이 강한 무한성장시장"이라는 것으로 모아진다.

아.태지역은 나라에 따라 다양한 통신의 편차를 가지고 있어 각 나라의 통신 수준은 마치 스펙트럼처럼 폭넓게 펼쳐진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이 인구 1백명당 48명이 전화회선을 보유, 통신 선진국인 반면 인도는 도시인구 1백명당 1명도 채 안되는 전화회선 보급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총생산(GDP)에 있어서도 일본은 인도의 3백70달러의 1백배에 달하는등 양국 은 경제규모에서도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지역 국가들을 시장의 수준에 따라 다음 3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일본.호주.홍콩.싱가포르등을 포함한 선진국들. 이들은 통신 기반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외자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 자국 통신시장은 이미 민영 화되어 있고 현재는 경쟁의 효율성과 서비스의 저가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다음은 한국.대만.말레이시아.태국 등 통신시장환경의 제도적 개혁과 통신시장 규모가 경제의 적정수준에 이른 국가들이다. 외자는 필요하지 않은 수준 이지만 네트워크의 구축 및 운영에는 아직 기술등 전문성을 요한다. 이 가운 데 일부 국가들은 멀티미디어등 첨단기술에 대해서도 상당히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중국.인도.인도네시아.필리핀.파키스탄 등 통신 개발도상국들이있다. 이들 국가의 통신기반설비는 경제적 능력과 마찬가지로 불충분한 상태 에 있다.

이런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 통신시장의 성장은 너무나 당연한 대명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기본적인 네트워크 구축이나 서비스 품질에 있어서는 만족할 만한 수준에 도달해 있지는 못하다.

아.태지역 통신시장에는 오는 2000년까지 총 1억4천8백만회선이 신규로 필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매년 2백50억달러가 소요되는 거대한 사업이라고 평가한다.

이 가운데 1백50억달러가 역외에서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에 부응 하려면 이 지역 국가 정부들은 국영독점으로 되어 있는 대부분의 통신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중국의 경우 홍콩 텔레컴이 북경에서 홍콩에 이르는 광섬유네트워크를 구축 하는등 외국업체의 진출이 늘어가고 있고 인도도 무선통신시장에 민간기업의 참여를 허용하는등 이 지역 국가들은 빠른 속도의 시장개방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효율적인 통신기반설비가 경제성장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 지역 국가들의 외국업체에 대한 규제완화는 피할 수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통신관련업체들이 이 시장으로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스웨덴의 에릭슨、 미국의 AT&T、 프랑스의 알카텔등이 이 지역 통신장비시장에 진출했고 또 영국의 케이블 앤드 와이어리스(C&W)、 독일의 도이치 텔레콤 DT 등도 서비스를 위해 활발하게 아시아대륙으로 상륙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서구업체는 이 지역내에 공존하고 있는 통신 선진국과 개도국의 차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양측의 간극이 넓어지면서 가속되는 불균형 성장이 자금을 투자한 쪽이나 빌린 쪽、 어느 쪽에서 볼 때에도 시장환경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리가 없기 때문이다. 외국업체들의 입장에서 볼 때 이 지역 국가들로부터 투자를 환수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국가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고 때로는 정치적 사회 적 변동에 따라 환수 자체가 어려워지는 위험에 빠질는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통신 관계자들은 후발개도국의 특수한 요구나 조건이 고려되지 않은채 "정보 화사회"에 대한 기대가 열병처럼 퍼져가고 있는 현상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고 경고한다.

아.태지역 국가들의 통신산업에서 또 하나의 아이러니는 경제가 낙후된 나라일수록 일반 전화라는 기본단계를 생략한채 이동통신 및 개인휴대통신서비스 PCS 등 첨단 통신기술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 급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통신부문은 이동통신분야이다. 이 부문은 현재 외국업체들사이에서 가장 확실한 우량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아.태지역에는 1천1백만명의 휴대전화 가입자들이 있다고 한다. 2000년이 되면 이 숫자는 5천만~7천2백만으로 늘어날 것이다.

무선호출기의 경우도 중국의 1천만명、 일본의 9백만명 등 이 지역내에 이미3천만의 가입자들이 있는데 이 숫자 역시 2000년이 되면 6천6백만으로 크게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설비비용이 기존 전화에 비해 훨씬 적게들 것으로 판단되는 이동통신쪽으로 돈과 관심이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지역 통신시장은 금세기말이 되면 위성을 기반으로 저가의 서비스도 제공받게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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