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가 수십년간 스피커.안테나 등 부품을 납품해온 일부협력업체를 청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단순히 계열사의 이익만을 위한 근시 안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강하다. 이는 특히 최근 자동차업계의 흐름이 완성 차업체가 협력부품업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추세에도 거스르는 것이라는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물론 최근들어 현대.기아.대우 등 완성차업체들이 장기적으로 조립라인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부품공급선을 중소 협력업체에서 점차 계열사로 바꾸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삼성그룹이 승용차사업에 진출한 것을 계기로 기존 자동차업계가 그룹차원에서 계열부품업체의 "외형"을 키우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도사실이다. 이밖에 원활한 부품공급과 가격안정을 담보하고 자연스럽게 기술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계열 부품업체와 협력업체로 공급선을 2원화 내지 3원화하고 있는것도 피할 수 없는 대세다.
그러나 오랜 노하우와 전문성이 특히 요구되는 전장분야나 카오디오관련분야만큼은 이같은 "계열사 봐주기"식의 일방적인 구매선변경은 명분이 약하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대우자동차가 그룹계열사인 (주)북두로 내년까지 납품선의 완전변경을 추진 중인 스피커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 범용 스피커 유닛업체로 자동차용 스피커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북두로 구매선을 옮기는 것은 단지 계열사의 편의를 위한 대기업의 횡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북두가 과연 단시간내에 품질을 어느선까지 맞출수 있을지회의적 이라며 "자동차에서 오디오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를 노하우 가 적은 북두로서 어떻게 대응할 지 의문"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자동차용 스피커는 진동에 강해야 하는 등 스피커유닛중에서도 비교 적 고도의 기술력과 오랜 노하우가 요구돼 아직까지 자동차용 스피커분야는 한국음향을 비롯한 카스피커전문업체가 독점해왔다.
안테나의 경우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대우자동차는 대우그룹계열 전장메이커인 대우정밀과 중소전문업체인 태평양시스템으로 안테 나공급선을 2원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태평양시스템이 89년부터 개발에 나서 4년후인 93년에야 대우 전차종 에 납품해온 안테나를 대우정밀이 짧은 시간안에 얼마나 따라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 라는 것이다.
계열사로 부품공급선을 변경하는 "대의명분"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격조정에 대한 부분도 결국 가격인상요인으로 작용、 당초 기대효과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달리는 계열부품업체들이 단시간내에 대우자동차에서 요구하는 품질을 따라가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원가인상을 초래、전반적인 부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대우자동차의 스피커 및 안테나공급선의 계열사일방전환을 바라보는 부품업계의 시각은 대우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결국엔 원점으로 돌아오고 말 것이란 설이 가장 우세한 것 같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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