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원 산책] "119 소방전산망" 구축

상황 1-지리산 정상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점에 국내석 여객기 한대가 긴급 사태로 불시착했다. 소방본부는 이 사고에 대한 신고 접수후 10분만에 구조 용 헬리콥터 10대를 사고 현장에 급파하여 인명 구조에 나선다. 사고 지점 지형을 컴퓨터로 파악하기까지 2분, 소방본부에 출동 대기중인 헬기를 출동 시키고 경찰청, 산림청, 군 등에서 즉시 출동이 가능한 헬기를 출동 요청하는데 3분, 헬기가 현장에 출동하는데 5분이 소요된 것이다.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던 사고 비행기 탑승객중 50여명이 극적으로 구출되어 인근 병원에 후송된다. 상황 2-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20층짜리 빌딩 14층에서 한낮에 화재가 발생한 다. 성남시 소방서는 이 빌딩에 가장 가까이 갈수 있는 도로망을 선정하여 소방차를 출동시키고, 이 빌딩의 조감도와 설계 도면을 컴퓨터로 조회하여 방화벽, 엘리베이터, 계단, 환기구 위치 등 화재 진화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수 있는 정보들을 119소방전산망을 통해 수집하고 이를 현장으로 출동중인 소방관들에게 즉시 전달한다. 아울러 화재가 발생한 빌딩 주변에서 가장 가까운 소화전 설치 장소를 3군데 알려준다. 화재 발생 5분만에 현장에 도착한 화재 진화팀은 출동중 전달받은 빌딩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진화 작전을 펴게되고, 화재는 발생 1시간만에 경미한 재산 피해만을 남긴채 완전히 진화된다.

위의 두 경우는 우리 주변에서 언제라도 발생할수 있는 긴급 상황으로 긴급 사태에 대한 대비책이 강구되어 있으면 아까운 생명의 희생을 최소화할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긴급 사태 대비책으로 소방관과 화재 진압 장비 헬기를 비롯한 교통 장비와 더불어 전산망의 구축이 필수적임을 알수 있다. 사고 현장에 대한 지형, 구조대나 소방서의 배치 및 설치 현황, 장비 보유 현황, 통신 체계, 명령 전달 체계, 도로망, 건물 조감도, 설계도면, 소화전 의 위치, 기상 등 수많은 재난 구조 관련 정보가 전산망으로 구축되어 있으면 사고 발생시 지극히 짧은 시간에 대처가 가능하고 시민의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119 소방전산망 구축은 생각보다는 매우 복잡한 요소를 갖고있다. 우선 저장해야 할 정보가 빌딩 조감도,설계 도면, 도로망 등 멀티미디어 형태이고 대용량 정보 저장 장치가 필요하며, 일단 긴급 사태 발생시 필요한 정보를 꺼내 보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매우 짧아야한다는 점과, 언제 긴급 사태가 발생할지 모르므로 상당히 고신뢰도를 갖는 컴퓨터시스템을 보유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119 소방전산망은 통상 현존하는 컴퓨터시스템 (흔히 하드웨어를 생각한다)가 소프트웨어를 조합하여 구축한다. 주로 시스템 인티그레이터(보통 SI라 함)과 주체가 되어 구축하는데, 국내에는 진정 한 의미의 SI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드물어서 아직도 이 기술을 외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소방본부가 SI업자에게 제시해야 할 사용자 요구 사항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작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하기 이전의 계획단계부터 시간과 인원 및 경비가 소요되는 어려움이 있다.

119 소방전산망 구축 예산은 생명의 가치가 평가되는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

미국시카고시가 올 상반기중 완성예정인 "911 지령 전산시스템"은 2억달러 의 예산이 소요되어 전산망이 구축되었고, 일본 동경시는 지난 69년부터 3차 에 걸쳐 모두 2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부어 "재해구급 정보시스템 을 구축했다고 한다. 선진국의 119 소방전산망 체계는 그만큼 앞서있으며 이는 사람의 생명에 대한 가치가 매우 높게 인식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하튼 119 소방전산망 구축 예산의 상당 부분을 최초 기획 단계에 사용해야한다. 잘못된 시스템 설계는 나중에 예산 낭비, 시간 낭비를 가져오게 될 것이며 한번 구축한 시스템은 철거하는데에도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보화 사회가 실현되면 전국민에게 고르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의하나가 119 소방전산망을 통한 긴급 소방 구조체계라고 생각되며 선진국 형태의 복지국가 건설을 위하여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전국적인 119 소방전 산망 구축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