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DB산업 활성화 시급하다

다가올 미래세계를 흔히 정보화사회라 부른다. 정보화사회에서는 정보 그 자체가 귀중한 자원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산업이 정보화로 급진전할수록 기업의 모든 경영활동은 정보에 의해 이루어진다. 앞으로는 일상생활에서도 얼마큼의 정보를 이용하는지의 여부가 그 가정과 개인의 윤택한 생활과 직결된다.

이처럼 개인과 사회가 요구하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가공해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데이터베이스(DB)이다. DB가 정보화사회의 첨병으로서 미래사회를 여는 핵심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이유때문이다.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21세기에는 기업의 시장경제력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그 기업이 얼마큼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이용해 경영활동 전반에 반영하느냐 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DB산업 육성의 중요성은 국가적인 차원에서보면 더욱 절실하다. 최근들어 선진국마다 국가경쟁력의 향상을 위해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에 혼신의 힘을쏟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정보통신망을 잘 구축해도 이를 통해 활용할 수 있는 각종 하드웨어 단말기와 소프트웨어인 DB가 갖춰있지 않으면 그 활용은 반감된다.

정보통신망、 정보통신 단말기、 DB 등 세가지 요소가 균형적인 발전을 이룰때 정보화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현재 국내 DB산업은 형성 초기이다. 국내 DB산업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 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아직 산업으로서의 자리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최근들어 정부차원에서 DB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 분야의 정책추진에 나서고 있으나 그 실행과정에서 숱한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지난 93년 발표한 "정보화촉진을 위한 DB산업 육성계획"을 보면 시작단계부터 국내 DB산업의 현주소를 제대로 파악하고 정책을 수립했는지 의문시된다. 당시 수립된 정부 DB개발정책은 매년 1백건의 공공DB를 개발 、 보급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사실 국내에는 지난 수년간 DB산업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DB산업 참여기업 수나 DB건수가 매년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1천여건에 달하는 다양한 DB가 구축돼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일정량의 접속 건수를 가지고 실질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양질의 DB건 수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에서 DB를 통해 유통되는 정보접속량이 미국의 한 데이터뱅크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같은 현실을 감안할때 정부가 국내 DB산업 육성을 위해 해야할 정책추진 방향도 "매년 1백건의 DB를 발굴、 보급한다"는 현시행정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의 공공DB개발사업의 추진기관으로 지정된 한국통신 도 DB과제 발굴이나 업체선정 등 수행과정에서 숱한 문제점을 낳고 있다.

한국통신에서 DB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조차도 "현재 걸음마단계에 불과한 국내 DB산업을 감안할 때 매년 1백개의 DB개발을 제대로 개발한다는 것은 무리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통신의 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며 최소한 DB개발을 위해 일정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업체들도 너나없이 참여하고 있는 현실이다.

물론 정부에선 공공DB개발사업의 추진 결과 총 4백건의 다양한 DB를 보급했다고 자랑스러워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공공DB 개발사업이 현재와 같은 상황 으로 계속된다면 그 이면에는 부실한 내용의 조잡한 정보만을 모은 DB를 양산하는 결과만을 초래할 게 자명하다.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낙후된 국내 DB산업의 육성을 위해 관련개발 자금 지원 으로 전문DB업체의 육성도 중요하다. 이 보다는 이제부터라도 다양한 DB가개발될 수 있도록 DB 표준화 등 DB관련기술의 개발이나 개발된 DB를 체계적 으로 유통시키는 방안등 국내 DB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여기에는 제대로 된 DB전문업체를 실질적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중요하지만 정부 각 부처마다 만연돼 있는 부처별 보유 정보제공의 기피현상도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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