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간에 나타나고 있는 현격한 기술격차는 우리나라 전자산업이 국제경쟁 력을 확보하는 데 커다란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자산업의 국제경쟁 력이 높아지려면 전자기술의 고도화가 무엇보다 시급한데 전자부품을 비롯 대부분의 전자기술이 일본에 크게 뒤져 있어 어려움이 많다는 진단이다.
한국전자공업진흥회가 최근 전자기술산업정보시스템 구축사업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린 결론이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기술은 일본에 비해 상당히 취약해 일본의 전자기술을 1백으로 했을때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은 63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제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가전제품이 일본의 85% 수준에 이르고 있을 뿐 산업전자와 부품은 60%에도 못미치고 있다. 또 반도체의 경우는 일본기술의 50% 수준밖에 안된다.
신제품개발의 가능성을 가늠하는 생산기술의 수준도 이와 다를 바 없다. 가전 95% 을 제외하고 산업전자、 부품、 반도체의 생산기술이 일본의 60~80 %에 그치고 있다. 연구개발기술은 생산기술보다 더욱 낙후되어 가전을 포함 해 부품、 산업전자、 반도체등의 연구개발 기술수준도 일본에 크게 떨어진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는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D램만 세계적인 수준일뿐마이크로 로직등 고부가가치 반도체의 기술은 일본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뿐만아니라 컴퓨터、 통신기기등 산업용전자를 비롯 전자부품.반도체등의 자체 원자재조달비중도 일본에 비해 각각 50%、 35%、 40%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국내생산이나 수출이 증가할수록 원자재의 수입이 늘어나 많이 팔아도 제품생산에 투입되는 부품과 소재의 수입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실익이 없다는 뜻이다.
매출액에 대한 연구개발비의 투자규모면에서도 일본과의 격차는 대단하다.
우리나라전자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비율은 평균 4.8%로 일본의 6.6%에 비해 1.8%포인트 낮다. 비율면에서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으나 일본업체들의 연간매출액이 국내업체에 비해 5~6배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 하면 연구개발비투자의 차이는 대단히 크다.
연구.기술인력의 확보측면에서도 일본의 경우는 고급기술인력을 1백% 수용 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고급기술인력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전자업체들이 기술면에서 허약체질이 된 근본적인 원인은 기업 들이 전문화와 기술개발에 태만한 데다 정부의 지원이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부품산업을 포함한 대부분의 전자산업이 기술분야에서 일본에 의존하고 있으며 날이 갈수록 이러한 상황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자공업진흥회가 전자기술산업 정보시스템을 구축、 외국의 기술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부품표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은 때늦은 감이 있으나 적절한 대응이다.
우리나라의 전자기술이 일본과 맞먹는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람과돈 그리고 제도、 이른바 "기술발전의 3요소"에 일대 변화가 있어야만 한다. 또 전략적으로는 기초기술 축적을 중시하여,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자기술 의 핵심이 되는 전자부품기술을 향상시키는 방법과 아울러 국제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첨단.특화기술을 선정、 연구력을 모으는 방법이 강구돼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전자기술에 대한 투자는 우선 전자업체가 앞장서야 한다. 일본과의 기술격차해소에 전자업체의 인력양성과 대대적인 투자가 선행되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정부는 정부대로 금융.세제의 지원제도를 마련、 전자업체들의 기술개발을 촉진해야 한다.
정부와 업계가 대일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해 부단히 합심 노력할 때 비로소 전자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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