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MPEG와 정보혁명 (2);디지털 기술

베토벤의 교향곡 "합창"을 종래의 아날로그 기술로 녹음된 LP 음반으로 들을 때와 근래의 디지털 기술로 녹음된 CD(콤팩트 디스크)로 들을 때, 두 음질간에 확연한 차이를 느끼게 된다.

이는 아날로그 시대로부터 디지털 시대로의 변혁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진공관으로부터 트랜지스터, IC, VLSI로 변천해 온 반도체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이러한 디지털 기술은 컴퓨터나 통신망등에는 일찍부터 응용 되어 왔고, 가정에서는 음향 분야를 필두로 점차 음성 영상 등에까지 파급되고 있다. 21세기 정보혁명의 총아가 될 멀티미디어는 주로 영상과 음향을 중심으로 문자 도형 음성 등의 정보가 다양한 형태로 결합된 다중매체로 나타나며 디지털 기술은 그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은 모든 신호를 "0"과 "1"의 조합으로 표현하여 처리하는데 아날로그 기술에 비해 여러가지 장점을 갖는다. 우선 아날로그 기술과 달리 채널 잡음이나 매체 손상의 경우에도 에러 정정 기법에 의해 원 신호를 재생할 수있다. 신호처리 관점에서는 디지털화함에 따라 데이터 양이 크게 늘어나지만, 데이터 압축을 비롯한 다양하고 효과적인 디지털 신호처리 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 또 메모리나 마이크로 프로세서등 디지털 IC들이 고성능화.저가화 되고 있어 디지털 기술의 실용화를 촉진시키고 있다.

아날로그 신호의 디지털화는 신호를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표본화하고 각 표 본값을 일정한 길이의 비트로 나타냄으로써(PCM)이루어진다. 이 기능을 맡는 소자가 A/D변환기로 디지털 신호를 다시 인간의 눈과 귀에 친숙한 아날로그 신호로 바꾸는 D/A 변환기와 함께 각각 아날로그 세계로부터 디지 털 세계로의 입구및 출구 역할을 한다.

A/D변환과 D/A변환에서의 두 주요 파러미터인 표본화 주파수와 표본당 비트수는 원 신호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최대한 살리도록 결정된다. 이론적으로 표본화 주파수는 원 신호 대역폭의 두배 이상이어야 한다. 또 표본당 비트수는 인간의 시각 및 청각 특성을 감안하여, 아날로그 값을 한정된 비트수 로 나타낼 때 발생되는 양자화 잡음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한다. 양자화에의한 신호왜곡은 신호대 양자화잡음의 비로 나타내고 데시벨(㏏)단위로 표시 한다. 표본당 비트수가 m일때 신호대 양자화 잡음 비는 약 6m ㏏이다. 표본 화 주파수가 높고 표본당 비트수가 많을수록 원 신호에 충실하지만, 초당 발생되는 데이터량이 두 패러미터의 곱이므로 그만큼 데이터량이 늘어난다.

몇가지 예를 들면, 우선 인간의 음성은 대역폭이 3.4KHz이어서 전화선을 통해 전달된 음성은 교환기에서 8KHz로 표본화되고 각 표본은 8비트(2백56레 벨)로 표현되어 가입자당 데이터량은 64Kbps가 된다. 이 값은 종합정보통신망 ISDN 이 지원하는 기본적 데이터 전송속도(B채널)이기도 하다.

반면 CD음악은 인간의 가청주파수가 20KHz까지이므로 표본화 주파수가 44.1K Hz로 표본당 비트수가 16비트로 결정되었다. CD에는 스테레오로 기록되므로 데이터 재생속도는 약 1.5Mbps에 이르고, 이 값은 또한 동영상과 음향을 압축하여 CD에 기록할 목적으로 제정된 MPEG-1 규격의 목표 비트율이기도 하다. 한편 영상신호는 음성이나 음향보다 훨씬 넓은 대역폭을 갖는데, 미국 일본 한국에서 채택하고 있는 NTSC 컬러 TV에서는 4.2MHz이다. 휘도 성분(Y)과, 색부반송파(3.58MHz)에 의해 변조되어 휘도 성분에 중첩되어 있는 색 성분(I 및 Q)의 디지털 기술에 의한 분리를 위해서는 표본화 주파수가 색부반송파의 정수배일 필요가 있어, 현재 4배인 14.3MHz가 널리 쓰이고 있다. 표본당비트 수가 8비트이므로 데이터 발생량은 1백14.5Mbps이다.

여기서 우리는 음성과 음향과 동영상의 PCM 데이터 발생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순 PCM은 발생되는 데이터 양이 너무 많아, 특히 영상신호의 경우하드디스크나 고속 디지털 통신망으로도 감당하기 어렵게 된다. 멀티미디어 가 실현성을 가지려면 PCM데이터를 인간의 시각 및 청각특성을 이용하여 최대한 압축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이동통신을 위한 음성압축 방식인 VSELP에서는 음성을 8대 1 정도로 압축하고 최근 선보인 디지털 콤팩트 카세트(DCC), 미니디스크(M D), MPEG-1 오디오 등은 음향을 4대1~6대1정도로 압축한다. 또 MPEG-1을 채택하고 있는 비디오CD에서는 영상신호를 1백대1 이상으로, MPEG-2를 채택하고있는 디지털 위성방송이나 미국의 고선명TV는 영상신호를 30대1~60대1로 압축하고 있다. 이러한 압축에 의해 하나의 TV채널에 종래의 아날로그 방식 에서는 한 프로그램만이 전송되었으나, 디지털 방식에서는 4~8프로그램이 전송될 수 있다.

멀티미디어와 정보혁명의 기반은 바로 이 다양한 디지털 신호처리 및 디지털 통신 기술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