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안테나] AV시장 최고의 제품 DVD, 도시바 "압승"

지난 1월17일 일본에서 고베지진이 발생한 날, 세계최대 가전업체인 마쓰시 타전기는 차세대 디지털방식의 영상기록매체로 주목을 받고있는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DVD)"로 도시바가 제안한 방식을 채용키로 결정했다. 작년 11월 까지 소니와 DVD국제공동규격을 마련하기 위해 공동보조를 취해온 마쓰시타 전기는 이날 소니와의 결별을 정식으로 선언한 것이다. 이날을 기점으로 작 년말부터 올해 1월에 걸쳐 계속돼온 "DVD규격논쟁"은 큰전환기를 맞았다. 1주일후인 1월24일에는 도시바와 함께 DVD의 개발에 관여해온 할리우드영화메 이저 타임워너를 비롯해 마쓰시타전기, 파이어니어, 히타치제작소, 톰슨컨수머일렉트로니스 MCA 7사가 공동으로 도시바의 손을 힘껏 들어주었다. 이들 업체는 "DVD규격제안회사"로 참여해 0.6mm두께의 광디스크 2장을 접합한 DVD "SD(Super Density)규격"을 발표했다.

더군다나 곧바로 일본빅터, 미쓰비시전기, 일본컬럼비아, 도시바 EMI, 파이 어니어LCD등이 이 SD규격의 "지원회사"로 가세했다. 이달 들어서는 미국 제니스일렉트로닉스에 이어 삼성전자, SKC등 한국전자업체들까지 SD규격을 지원한다고 발표함으로써 작년 12월16일 소니와 필립스가 제안한 1.2mm 두께의 단면 DVD는 완전한 소수파로 전락해 버렸다.

이처럼 도시바진영이 DVD국제공동규격의 주도권싸움에서 사실상 승리를 거둠에 따라 세계가전기기.AV소프트웨어업체들은 이에 대응한 하드웨어및 소프트 웨어의 상품화에 적극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빠르면 금년중에 이 공동 규격에 맞는 DVD플레이어가 상품화하고, 오는 96년부터는 본격적인 대량생산 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면 전세계의 내로라하는 전자업체들이 DVD의 공동규격안 마련을 놓고 이같이 치열한 싸움을 벌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무래도 DVD가 날로 침체되고있는 AV기기시장 최후의 보루로 기대되는 전략상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 DVD가 지향하는 최종종착지는 컴퓨터와 가전, 통신, 방송이 결합한 멀티미디어시대의 가정용단말기에 사용하는 대용량 패키지미디어가될듯하다. 직경 12cm의 콤팩트디스크(CD)와 같은 크기의 디스크에 디지털방식으로 움직이는 동화상을 기록하는 DVD는 동화상압축의 국제규격인 "MPEG 2"로 신호를 압축해 영화 1편분량에 해당하는 시간의 동화상을 디스크 1장으로 재생하는 최첨단 영상기록매체.

DVD는현행 비디오테이프처럼 되감기등에 시간을 소비할 필요가 없고 화질도 떨어지는 일 없다. 또한 한꺼번에 많은 정보를 기록할 수 있어 DVD하드웨어 를 게임기나 PC와 접속해 대화형멀티미디어기기로 활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VCR이후 대형히트상품에 굶주려온 세계가전업계로서는 DVD에 대한 기대가 상상이상으로 크다. DVD는 연간판매대수가 4천만대 규모인 VCR에 필적 하는 대형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공동규격논쟁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진 할리우드 영화사들 은 예외없이 DVD를 이용한 비즈니스에 꿈이 부풀어있다. 현재 모든 사업중에 서 영화를 이용한 비디오판매사업만이 유일하게 성장하고있는 미국 영화사로 서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MCA의 세인버그회장은 올초 기자회견석상에서" DVD의 등장으로 극장영화의 화질을 가정에서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DVD를 이용하여 만든 영화소프트웨어의 경우 단순히 화질과 음질의 향상만을 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를테면 여러 나라말의 음성을 한번에 한장의 디스크에 담을 수 있다. 영화사로서는 영화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국가마다 다르게 여러 차례 디스크를 제작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있다. 경비를 줄일 수있는 것은 물론이다.

또 가라오케에 DVD를 이용하면 사전에 다른 타입의 연주를 담아놓고, 그 때 기분에 맞춰 연주방법을 달리 선택할 수 있다. 오케스트라를 배경음악으로해노래하거나 피아노나 기타등 지정한 악기에 맞춰 노래를 부를 수도 있다.

또한MIDI음원을 갖춘 PC일 경우에는 DVD규격의 디스크 한장에 1만곡의 음악 을 수록할 수 있다. 사용자는 MIDI음원을 사용하여 신시사이저, 전자피아노 등 전자악기가 창출해내는 풍부한 음을 마음껏 즐길 수가 있는 것이다.

이번 DVD의 규격통일을 둘러싸고 수면하에서 벌어진 싸움에서 한걸음 떨어져있다고 말할 수 있는 컴퓨터와 게임업계도 DVD를 바라보는 시선이 뜨겁기는마찬가지다. 컴퓨터와 가전, 통신, 방송이 결합한 멀티미디어시대의 가정용단말기에 사용하는 대용량 미디어로 DVD가 유력하게 부상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DVD규격통일을 둘러싸고 치열한 싸움을 벌여온 도시바 타임워너, 소니 필 립스 두 진영 모두 처음부터 규격개발의 타깃을 멀티미디어시대의 가정용 단말기에 사용하는 대용량미디어에 둔 것이 틀림없는 듯하다. 다만 두 진영은 그 첫 접근방식에서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타임워너의 요청을 받아 DVD를 개발해온 도시바는 불가피하게 미국의 영화소 프트웨어를 활용하는 데에 주안점을 뒀다. 무엇보다 할리우드가 원하는 화질 과 음성을 만족시키는 것이 첫번째 조건이었다. 이에 대해 소니와 필립스는영화소프트웨어를 도시바진영만큼 중요시하지 않았다. 영화만을 생각하면 전세계 시장 규모가 약2백50만대에 지나지 않는 LD를 대체하는 선에서 끝난다는 것이 소니.필립스진영의 생각이었다.

당장은 비디오게임기와 PC에 탑재되고 있는 "CD롬의 대용량 버전"으로 DVD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DVD는 특히 기존의 CD롬보다 엄청나게 많은 용량을 갖기 때문에 동화상과 음성을 엄청나게 사용한 패키지소프트웨어를 사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이같은 사실을 반영하듯 도시바진영은 이달 20일 IBM, 마이크로소프트등 미국의 대형컴퓨터업체 5개사에 CD롬, 광자기디스크등의 컴퓨터주변기기를 대체할 매체로 DVD의 사용을 제안키로 했다.

이런 측면들을 고려할 때 현재 DVD규격의 확산여부는 소프트웨어 제공자인 미국 영화사와 사용자가 성능, 가격면에서의 밸런스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려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 최종결과는 멀티미디어의 중추라 할 수있는컴퓨터및 관련소프트웨어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IBM" "마 이크로소프트" 두회사의 지원여부에 의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조인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