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일 부품소재 협력 다져야

한일 양국의 재계지도자들은 이번 제주도에서 열린 한일민간합동경제위원회에서 시장개방과 산업협력을 위한 양국의 노력을 강화하고 전진을 위한 파트너로서 아시아및 세계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기로 합의했다.

한일양국의거물급 재계지도자 약 3백명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7차 한일민간합동경제위원회는 14일 채택한 공동성명을 통해 또 초엔고 국면에 대응, 일본은 규제완화와 시장개방의 극대화를 통해 한국의 투자유치노력과 양국 기업간 산업기술협력 추진에 적극 부응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은 이밖에도 한일 양국간 경제인교류촉진단 상호 파견을 비롯 일본 기업의 대한투자유치촉진단 파견、 청소년교류를 위한 대학생 상호방문등을 다짐했는데 이는 한일 양국간의 민간차원의 교류.협력을 새로운 차원에서 보다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의식의 공유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는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이번 한일민간합동경제위원회에서는 과거와 달리 양측 참석자들 모두가 양국간의 수평적 분업과 대등한 입장에서의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강조했는데 이는 우리의 경제및 기술발전을 반영한 국제적인 위상변화와 특히 엔화강세 가 반영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수없이 논의됐던 양국간의 막연한 기술이전이나 경제교류가 아닌 한국측의 산업구조개선 노력과 일본측의 대한 수입확대 필요성등을 구체적으로논의한 것은 분명히 획기적인 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재윤 통상 산업부장관이 지난 13일 이번회의 개막식에 참석、 치사를 통해 강조한 바와 같이 한일 양국은 이제 수평적인 분업과 동반자적인 협력관계를 더욱 다져나가야 할 때이다.

양국간의 경제관계는 그동안 무역、 투자、 기술、 산업등 경제전반에 걸쳐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협력형태는 종전과같은 일방적인 의존관계가 아닌 호혜적인 동반자 관계로 발전돼야 한다. 과거에는 우리나라가 공업화에 필요한 기계류와 부품.소재를 일본으로부터 수입 그 제품을 제3국에 수출하는 형태였지만 이제는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특수주문형 반도체와 특수강을 수입하면서 범용 메모리 반도체와 후판을수출하는 것처럼 부품과 소재류를 중심으로 같은 산업내에서 양국간의 교역 을 발전시켜 나가는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기술협력에 있어서도 과거에는 무역역조를 이유로 일방적인 기술이전이 요구 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경제논리에 따라 또 서로의 필요에 따라 기술교류를 통한 분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후지쯔간의 박막트랜지스터방식의 액정화면에 대한 기술을 상호 공유키로 한 경우등이 바로 그러한 예이다. 이밖에도 기아자동차가 마쓰다자 동차와 첨단기술을 상호 보완하여 대형 승용차를 공동개발키로 하는등 한국 은 과거처럼 단순히 저임금을 활용한 해외생산기지로서가 아니라 전략적인 제휴상대가 되고 있는 현실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이같은 맥락에서 한일양국간의 민간차원의 경제협력은 특히 부품.소재산업에서의 양국간 협력이 모태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일본의 부품.소재산업을 한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부품.소재산업을 한국으로 이전할 경우 일본은 엔고 의 영향을 극복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탈출구가 될 것이며 우리나라로서도 대일무역적자를 건설적으로 축소해 나가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정부가 오는 6월과 내년 7월에 완성할 광주.천안 외국인 전용공단 입주 기업에대해 세제상 고도기술산업과 동일한 헤택을 부여하고 수입선다변화제도를 예외적용키로 한 것등은 일본이 첨단 부품.소재산업을 한국으로 이전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일본의 부품.소재산업의 생산기지가 된다면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은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으로서도 엔고탈출을 위해 기업들이 펼치고 있는 부품의 해외조달 확보에 효과적인 결실을 얻을 수 있음을 다함께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첨단기술력과 자본력이 한국의 인력、 생산력과 제휴된다면 세계일류 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한일양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공동번영을 구가해 나가는 토대를 이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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