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기반조성사업으로는 처음으로 인력양성 사업이 채택돼 관심을 모아 온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인력 양성사업의 윤곽이 드러났다.
그동안 3차례에 걸친 워크숍과 치열한 주관기관 선정경쟁을 벌였던 이 인력 양성 사업은 주관기관인 반도체 설계교육센터로 한국과학기술원을 선정하고 사업비용 등을 최종 확정함으로써 이제 실질적인 사업개시를 위한 틀을 마련한 것이다.
전국에서 7개 대학이 지원해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올랐던 주관기관 선정의 경우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볼때 연구개발 사업등이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특정대학쪽에 유리하게 작용해왔다는 점을 의식、 한국과학기술원을 최종 낙점한것으로 풀이된다. 또 특정대학에 힘을 몰아줘 이번 인력양성이 목표했던 방향에서 벗어났다는 선례를 남긴다면 잔뜩 기대를 걸고 있는 다른 분야에도피해를 미칠 수 있다. 주관기관 선정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고 관심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또 주관기관이 지원대상 대학과 중소업체를 선정해 설계인력육성위의 승인을 받도록한 것과 사업비를 2백억원에서 3백억원으로 확대시켰다는 것은 비메모 리 반도체 인력양성 사업과 관련해 통산부가 지난해말 제2차 워크숍을 통해밝힌 것과 크게 다른 점이라 하겠다.
통산부가 당초 주관기관의 기능을 예산을 관리하고 지원대학과 반도체업체를 중개하는 수준으로 못박겠다고 밝혔으나 이제는 지원대학 및 업체선정과 장비 공동구매、 교육프로그램.CAD소프트웨어 개발、 보급 및 교육등의 실권을 준 것은 국공립.사립대학을 제치고 한국과학기술원을 선정한 배경과도 연계 성을 갖고 있는 것같다.
인력양성 사업비를 2백억원에서 3백억원으로 늘린 것은 여기에 참여하는 정부와 기업의 관심이 그만큼 고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해마다 20억원 의 예산을 따내 4년간 8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통산부가 총 1백50억원의 예산 을 이 인력양성 사업비로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정부의 관심도를 짐작케 하고 있다.
사실 이번 비메모리 반도체 인력양성 사업은 반도체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품목으로 떠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성장잠재력이 크고 경쟁력을 가늠하게 될 비메모리분야의 설계기술이 대만에 조차 뒤지고 있다는 위기감에 서부터 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은 지난 83년 8억달러 수출을 시작으로 급속히 성장、 지난해에는 단일품목으로는 최대규모인 1백30억달러를 수출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러나 이는 메모리수출에 거의 의존한 것이며 비메모리쪽은 오히려 수입이 확대되는 심한 양극화현상을 빚고 있다.
기술개발에 있어서도 미국과 일본이 이제 시제품 단계인 64메가D램을 양산하고 있고 2백56메가 D램은 일본과 똑같이 실험시제품 생산단계에 와있다. 즉메모리분야에선 미국.일본과 대등하거나 부분적으로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고있으나 비메모리쪽에서는 크게 낙후돼있는 실정이다.
지난 93년 기준으로 세계 반도체시장은 비메모리분야가 73.4%를 차지、 26.
6%선인메모리 시장보다 훨씬 크지만 우리나라의 반도체 생산은 비메모리분야가 15%에 불과하다.
비메모리분야의 기술인력은 삼성전자.LG전자.현대전자.(주)대우 등 4사를 모두 합해 1천3백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중 제조공정의 기술인력을 제외하면 9백70여명에 그치고 있다. 전국 반도체분야의 대학교수 1백19명중에서도 설계분야는 25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설계인력 양성은 반도체 업계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당면한 과제일 수밖에 없으며 이번 사업에 그만큼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 사업은 우선 10개 지원대학외에도 반도체 관련 교육과정을 두고 있는 30 개 대학에 대해 PC.워크스테이션 및 소프트웨어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돼있다. 주관기관인 반도체 설계교육센터를 통해서는 설계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과교육지원을 펼쳐 이론보다는 제조실험의 기회를 확대하고 반도체 업체들과 연계해 제조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또 전자부품종합연구소를 통해 중소기업 제품에 소요되는 주문형 반도체의 개발을 지원하고 설계인력을 재교육시켜 연간 50명안팎씩 배출해나갈 계획이다.
따라서 이같은 설계인력 양성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경우 1천명이상의 반도체 설계인력을 양성.배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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