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PCB를 비롯한 상당수의 부품업체들은 수요(세트)업체들로부터 "다음달 부터는 시판용으로 납품받아온 물량의 상당 부분이 로컬로 바뀌어 결제될 것 이라는 통보를 자주 받는다고 한다.
이는 원고 등 환율파동의 영향에서 "나만 살겠다"는 횡포에 가까운 편법임에 틀림없다. 물론 몇몇 업체에 국한된 얘기겠지만 세트업체의 "마인드"를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씁쓸한 생각에 앞서 자괘감마저 든다.
최근 원부자재 및 환율 파동으로 인한 제조원가 상승폭은 부품업계의 자체 흡수능력을 넘어서도 한참 넘어섰다는 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PCB업계만 무려 15%이상의 추가 부담요인이 생겼다고 한다. 지난해 PCB업계의 평균 경상 이익률이 5~8% 안팎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세트업체들이 보전해주는 것이 유일한 대안으로 남게 되나 국내전자업계 의 실정은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오히려 원부자재 가격폭등과 원고.엔고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부품업계의 목을 죄는 이같은 행태가 다반사로 벌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세트의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무조건 부품가격이 싸야 한다"는 세트업체들의 잘못된 인식이 주원인인 것으로 보이며 세트업체들의 이같은생각은 아직도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국산부품을 수입부품의 가격협상을 위한 들러리로 이용하려는 행태나 국산부품 채용이 큰 특혜나 되는 양 걸핏하면 협박에 가까운 협조요청을 남발하는 행동 등이 이를 말해준다.
그러나 이같은 구태들은 그동안 국산화에 땀흘려온 국내 부품업체들을 고사 시켜온 주원인의 하나로 작용、 전자산업의 진정한 발전을 저해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여타선진국에서 볼 수 있듯이 전자산업의 진정한 시장경쟁력 확보의 원천은 부품-세트 간의 "건전한 파트너십"에 있다. 이를 위해서라도 결제수단을 자의적으로 변경해 부품업체들을 골탕먹이는 행태는 이제 종식돼야 한다. 부품 이 전자산업의 기반산업이라는 말이 더 이상 무색지 않도록 불가피한 원가인 상 요인이 있으면 합리적인 선에서 보전해 주는 노력들이 좀 더 가시화돼야 할 것이다.
자신들은 여전히 출혈에 가까운 OEM수출에 매달리면서 수출경쟁력을 앞세워부품업체를 희생양으로 삼는 구태가 계속되기에는 국내 전자산업이 양적.질 적으로 너무 팽창했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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