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보고속도로 기술제공 경계해야

정보고속도로 세계표준화 추진의 양대산맥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 두회사가 최근들어 우리를 상대로 최첨단 관련기술 제공을 경쟁적으로 표명 해왔다. 이같은 일련의 일들은 정보통신기술분야에서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져있던 우리 산업계에 선진기술의 습득이라는 큰 기회가 부여된다는 점에서무척 반갑게 느껴진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무엇때문에 세계적인 회사들 이 자기들이 힘들여 개발한 첨단미래기술을 대가도 받지않고 우리에게 제공 하겠다고 이같은 선심을 베푸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우선 이들 두회사의 회장이 직접 래한해 밝힌 선물꾸러미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회장은 한국과학기술원에 "윈도즈NT"의 프로 그램 원본을 무상기증했다.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회장은 이에 대응해 정보고속도로 관련첨단기술을 국내에 전수할 오라클미디어연구소를 국내에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우선 "윈도즈NT"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구상하는 정보고속도로의 주요서버인 아키텍처 기반이 되는 핵심 운용체계이다. 따라서 "윈도즈NT" 소스의 무상기증은 이 분야의 기술이 빈약한 우리에게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또한국내에 오라클미디어연구소를 설립해 오라클의 VOD 아키텍처인 오라클미디어 의 관련연구원을 파견해 국내연구원들과 함께 기술개발에 나서고 기술전수도 해준다는 오라클측의 발표 또한 정보고속도로의 구축에 나서고있는우리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이 두가지 일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수많은 해외현지법인중 세번째이고 오라클의 경우는 첫번째라고할 정도로 우리에게는 파격적이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나라가 세계표준을 주도하고있는 이들의 세계정보고속도로 경쟁에 들러리가 될 위험은 없는지 우려를 갖게 된다.

그이유는 이들이 제공하겠다는 기술이 아직 상용화되지않았다는 점이다. 윈도즈NT 가 아직 초보적인 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소스제공의 저의는K AIST로 하여금 상용화는 물론이고 응용소프트웨어의 개발에 나서달라는 주문 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KAIST라는 이름이 지니고있는 성격상 이러한역 할이 완성되면 사용자가 이 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 평가할 것이고 따라서 그만큼 손쉽게 국내시장을 잠식할 수 있게된다.

오라클미디어는 서버운용체계를 범용유닉스로 채택하고있고 유닉스 기반기술 은 세계적으로 널리 확대되고 있는만큼 시스템 안정성은 높다. 그러나 우리에게 제공한다는 기술은 시제품적인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오라클의 요구 또한 우리로 하여금 주변 응용소프트웨어를 개발해달라는 주문을 담고있다고보아도 무방하다.

요컨대이들 세계적인 두회사는 국내연구기관이나 기업들의 우수한 연구진을 용역인력으로 활용해 신뢰성이 부족한 첨단기술의 상용화에 나서는 한편 우리나라를 "윈도즈NT"나 "오라클미디어"를 서버로하는 VOD시스템 확대의 전진 기지로 활용하려는 속셈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의 해당연구기관이나 기업들은 "기술패권주의"시대에 살고있는 오늘날 첨단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 그 정도의 대가를 지불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세계적인 회사들이 21세기에 대비해 개발한 기술 들을 경쟁자를 의식, 우리나라의 시장수요가 급신장하고있더라도 이처럼 쉽게 내놓을 수 있는지 또 기술을 제공한다하더라도 핵심적인부분까지 내놓을는지 쉽게 수긍이 가지않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이들의 환심을 거부하라는 말은 아니다. 양사는 경쟁적인 입장에 서있고 또 양사가 추진하고 있는 정보고속도로는 서로 상이한 개념의 부분이많다. 따라서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자나 최종사용자들이 어느 편을 선호할 것이냐에 의해 이 싸움은 결판이 나게돼있는 만큼 이들 두회사는 서로 자기편 으로 끌어들이기위해 안간힘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국내 관련기관및 업체들은 이들이 선심을 쓴다고 덥석 받지말고 이같은 상황을 충분히 활용해 우리가 얻어야할 부분을 최대한 끌어내 도약에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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