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반도체산업이 본격적으로 뿌리를 내린 80년대 중반 이후 반도체 업계의 인력 스카우트와 관련한 불협화음은 거의 끊이지 않았다. 수차례의 제도적인 방지대책에도 뚜렷한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스카우트 파동중에 서도 지난 80년대 후반 현대전자의 김광호씨 스카우트 사건은 유명하다. 양 그룹간 감정싸움까지 번졌던 이 사건은 결국 권력 핵심부의 중재로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외에 스카우트 사건이 업체간 자율조정으로 해결된 사례는 거의 없다. ▼최근에는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부당 인력 스카우트 방지협정을 맺었다. 그동안 소자업체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이제 장비업체에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산업이 그만큼 성숙되고 있음을 뜻한다고 볼 수있다. ▼그동안 반도체업체들은 대형 스카우트 파문이 일어날 때마다 부당 인력스카우트 방지협정을 들먹였고 구체적인 제재방안까지 마련했지만 "제도 적 장치"가 활용된 적은 드물었다. "필요 인력"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신사협정은 별 의미가 없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산업확대의 과정에서 제도적 장치 마련보다는 인력 양성방안을 짜내는 데 주력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며 합리적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인력이동도 물의 흐름과 같이 자연스러운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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