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완연한 봄이다. 얼굴을 스치는 바람에는 냉기가 가시고 신선함이 가득하다. 봄의 전령인 버들개지와 수양버들엔 이미 물이 올랐다. 개나리 화신은 한반도 발끝에서 허리까지 올라왔다. 여기저기서 꽃망울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맘때면 한두차례 때아닌 추위가 닥친다. 그것을 보고 꽃샘추위라고 한다. 그런데 올해는 꽃샘추위조차 없는 것 같다. 돌이켜 보면 지난 겨울은 예년보다 따뜻했다. 혹한기인 1월초도 그리 매섭지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은 겨울나기가 따뜻할수록 좋다. 그래서 지난 겨울은 좋았다. ▼통상 겨울이 따뜻하면 다가오는 여름은 시원하다. 또 여름이 더우면 그 이듬해 여름은 덥지않다.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기후도 대부분 "해거리"를 한다. 지난해 여름은 몹시 더웠다. 그래서 올해 여름은 시원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난 겨울 날씨는 엘니뇨현상 때문에 발생한 이상기후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올해여름이 시원하면 다행이겠지만 지난해처럼 또다시 더울 수도 있다. ▼지난 여름은 더워서 모두 고생스러웠다. 산업체는 더욱 힘겨웠다. 전력이 부족해 제한 송전 일보직전까지 갔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여름철 성수기를 대비 해 전력 수급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전력난 때문에 이 아름다운 봄에 화창 해져만 가는 날씨를 걱정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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