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정공"에 거는 기대

삼성그룹이 그동안 삼성중공업과 삼성항공 등으로 이원화돼 취약했던 산전사 업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정공을 설립、 이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키로 함으로써 국내 산전분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삼성이 국내 굴지의 그룹이라는 점 외에도 다른 그룹과 달리 신규사업에 저돌적으로 진출해온 점만 보더라도 앞으로 업계의 판도는 적지않은 변화를 겪을 것은 쉽게 예상된다.

앞으로 설립될 삼성정공이 벌일 사업을 보면 그것은 더욱 확연하다. 이 회사 는 공장자동화를 비롯한 물류.공작기계.CNC 등 산업전자분야의 핵심 사업에 손을 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정공이 내년초에 설립될 예정이며 현재까지 정확하게 사업분야를 확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의 사태를 예측하는 것은 속단일는지 모른다.

그러나 삼성그룹쯤 되면 그 회사가 하는 일은 대부분 "남의 집 일"만은 아니다. 그 회사의 직원 외에도 수직적으로 또는 수평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회사나 사람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규모가 적지 않은, 거의 모든 사기업은 "우리 모두의 집"임에는 틀림없다. 삼성그룹이 이번에 삼성정공을 설립키로 한것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설립하게 될 삼성정공에 몇가지 당부하고자 한다. 우선 삼성이 종합 산전분야에 진출할 수밖에 없었던 점은 나름대로 수긍이 간다. 산전분야가 중요하고 유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의 핵심인 제조업의 생산공장 자동화는 더 없이 중요하다. 공장자동화는 정보화와 함께 경영전략과 결합돼 컴퓨터 통합생산(CIM)체제로 가고 있다.

소량.다품종생산체제에대비하는 것이며 그것을 전담하는 것이 바로 산전분야이다. 이러한 산전분야는 전통적인 영역에서 벗어나 그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인텔리전트 빌딩을 비롯한 물류자동화.고속철도.항만.공항 등 국가의 동 맥이라할 수 있는 사회간접자본 시설도 바로 산전기술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응용범위가 넓다는 것은 곧 시장이 크며 유망하다는 것과 일치한다.

특히 이러한 분야는 그동안 국내기술이 취약해 외국 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거의 독차지 해왔다. 경부고속철도도 그렇고 민자로 건립될 동서고속철도도 외국업체들이 주무르려 하고 있다. 하물며 서울이나 부산등 대도시 지하철의 자동화 장비도 외국산 일색이며 영종도 신공항등도 예외일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삼성의 이번 산전분야 진출은 이런 맥락에서 보면 소망스러운 점이분명있다.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각종 기기를 국산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자립에 의한 수입대체효과는 물론 앞으로 기술수출까지도 기대해 봄직 하다.

특히 그동안 산전 분야에서 독주해온 LG그룹과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면 국내 기술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수확을 거둘 수 있을 것은 확실하다.

기대가 큰 만큼 우려도 적지않다. 삼성은 이미 그룹의 숙원사업이었던 승용차분야에 진출했다. 이를위해 일부 그룹 계열사를 정리하는 아픔까지도 감수 했다. 또 최근에는 항공사업을 벌인다는 소문도 들린다. 산전분야 진출도 그것에 이은 것이다.

삼성은 하고 싶은 일은 어떠한 장애가 있더라도 해냈다. 거침없는 삼성의 태도 때문에 중소업체나 대기업이 때로는 적지않은 아픔을 겪어야 했다. 바로 이런 점이 우려의 대상이다. 삼성의 이번 삼성정공 설립 만큼은 이제까지 삼성이 보여 주었던 좋지 않았던 모습은 없었으면 하는 것이다.

산전분야는 사업성이 유망하고 신규로 개척해야할 부분이 많기는 하다. 그러나 이제까지 이 분야에 먼저 진출해 있는 전문업체들도 적지않다. 중소 전문 업체들의 영역을 침범하면서까지 산전사업을 확대한다는 것은 국가적으로도낭비일 수 있다.

삼성이 그룹으로서 중소 전문업체들로서는 하기 어려운 일을 맡아준다면 삼성의 이미지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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