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수입선다변화 품목에 묶여있는 전자제품은 모두 49개로 전체 수입선다변화 품목(2백4개)의 약 24% 정도에 이르고 있다.
이들 제품은 한결같이 일본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기술을 이전받아 국산화 됐으며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중심권을 형성하고 있다. VCR、 컬러TV、 팩시밀리 등 몇몇 제품은 수출주력 품목으로 자리를 굳히기도 했다. 세계시장에 서 일본과 경합을 벌일 정도로 성장한 제품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업계가 수입선다변화 해제에 바싹 긴장하고 있는 이유는 아직도 대다수 제품이 일본과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술이전을 기피하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수입선다변화 해제로 일본제품 이 국내시장에 직접 상륙하기 시작하면 그동안 받아온 기술이전조차 없어질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수입선다변화 품목중에서도 VCR、 캠코더、 팩시밀리 등 현재 일본 브랜드가 세계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는 몇몇 제품은 수입선다변화 해제와 동시에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 제품은 또 현재까지도 핵심기술을 비롯한 주요 부품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어 그동안 추진해온 국산화 개발에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기술도입의 절반이상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VCR의 경우 가전3사가 수출품 고급화까지 추진하고 있지만 일본에 매달려있는 핵심기술등을 감안할때 매우 불안한 상황이다. 따라서 일본이 국내시장에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게되면 VCR 자체의 판매경쟁력이 크게 위협받음은 물론 기술이전을 받기가 어려워져V CR산업이 위기에 몰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캠코더는 VCR보다도 대일 기술종속이 심해 더욱 위험스러운 상황에 처할 입장이다. 일본에서 도입되고 있는 핵심기술중 상당수가 특허보호를 받고 있는데다 국내 기반기술이 아직도 유아기를 벗어나지 못해 국산캠코더의 경쟁력 이 언제든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는 처지다.
팩시밀리 역시 아직까지도 대일기술의존도가 70%를 훨씬 넘어서고 있는등기반기술이 확립되지 않았으며 핵심부품의 대일의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대표적인 품목에 속한다.
수입선다변화 해제에 대해 전자업체간 다소 이견을 보이고 있는 컬러TV는 최근의 수요대형화 추세등을 감안할때 어느 정도 융통성을 살릴 수도 있겠지만여전히 일본 브랜드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품목이다.
21인치 컬러TV의 경우 일부 업체에선 국산제품이 이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이를 24인치이상의 컬러TV로 수입선다변화 품목을 조정해도 무관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우선 핵심부품인 브라운관의 경쟁력이 확보된데다 일제 21인치 컬러TV가 국내시장에 들어와도 시장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다.대신에 대형TV쪽을 끝까지 보호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21인치 컬러TV와 관련한 중소부품업계와 유통시장 개방추세등을 간과할 수 없다는 의견이 아직은 우세하다. 일제 21인치 컬러TV가 직접 국내시장 에 들어올 경우 이들 제품이 전체 컬러TV 시장을 크게 잠식하지는 않겠지만그 파장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아도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일제 대형 TV가 음성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형이지만 일제브랜드가 정식으로 국내시장에서 유통될 경우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21인치 컬러TV의 경우 부품업체들과의 연관성이 높아 일제TV의 시장이 곧바로 이들 중소부품업계의 경영 난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수입선다변화 해제대상 우선품목으로 대두되고 있는 LBP엔진의 경우는 국산 컴퓨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해제해야한다는 의견과 단순히 LBP엔 진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컴퓨터전문업체들은 핵심부품인 이 LBP엔진을 수입선다변화 품목에서 조속히 해제할수록 국산컴퓨터의 가격경쟁력등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LBP엔진 생산업체들은 이제 국산화를 제대로 실현시키는 단계에 와있으며 만약 수입선다변화에서 해제할 경우 일제 LBP엔진을 채용한 미국제품의 국내시장 공략이 거세져 결국은 국산컴퓨터의 시장경쟁에도 큰 영향을 미칠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도 현재 수입선다변화 품목으로 보호받고 있는 전자제품중 상당수가 기술과 부품.소재 수급등에서 일본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성급한 해제는 전자산업에 특급 태풍으로 작용할 것이라는게 전자업계의 한결같은 우려다.
<이윤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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