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일역조" 개선과 기업의 역할

엔고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일 무역적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에도 1백18.7억달러의 대일무역 적자를 기록 했다. 엔고가 지속되어도 대일무역 적자의 해소에는 별로 희망적인 전망이 없다. 올 2월까지도 일본과의 교역에서 20억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내고 있다. 우리의 산업경제가 세계화로 가는 길목에서 넘지 않으면 안될 고개중의 하나가 이 대일 무역역조의 개선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정부는 대일무역 적자의 해소를 위하여 일본정부의 협조를 요청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해왔고 대내적으로 여러가지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협조나 정부 의 지원책은 대일 무역구조의 개선을 위한 자생력있는 대책이 아니며 대일흑 자를 지향하는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이 아니다.

대일무역 역조의 개선에 정부의 노력보다 더 근본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은산업체 하나하나의 노력이라고 본다. 우리 산업체의 어떠한 노력이 대일무역 역조의 개선에 정부의 지원책보다 더 큰 힘을 갖게 되는가. 이 방안에 대하여 말하기 전에 며칠전 모 일간지에 실린 흥미있는 기사 두 가지를 소개하고 자 한다.

하나는 미국 롱아일랜드 힉스빌의 한 치과에서 병원안에 각종 인형과 장난감 을 갖춘 어린이 놀이방을 만들고 치과의사는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진료함으로써 어린이들이 치과에 가는 일을 무서워하지 않고 신나는 디 즈닐랜드에 가는 일로 여기게 되었다는 것과 이러한 일이 다른 병원과 미장 원에도 확산되어 가고 있다는 내용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일본 기업들이 1급 여관의 체크인 시간을 앞당기고 체크아웃 시간을 늦추는 것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시간개념을 과감히 탈피한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고객확보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기존의 생명보험을 담보로 고객이 살아있는동안에 대부하여 주는 영업, 24시간 비디오 대여점 등의 다른 예도 함께 실려있다. 두 기사에 공통적으로 담겨있는 내용은 오늘날 경영혁신은 기존의 원가절감 과 같은 소극적인 개념으로는 효과를 볼 수 없고 고객위주의 사고방식과 같은 적극적인 경영전략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경영자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여야 기존 범위를 뛰어넘는 고객확보가 가능하다. 새로운 고객확보의 길은 경영혁신의 내용이 얼마나 고객위주로 짜여졌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우리는 여기에서 우리 기업이 이미 확보한 일본고객의 숫적 상한선을 뛰어넘으려면 일본고객 중심의 경영전략을 세워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새로이 확보할 일본고객의 숫자는 우리 기업의 제품개발과 서비스가 얼마나 일본고객 중심으로 이루어졌느냐에 달려있다. 일본고객 중심으로 경영전략이 이루어진다는 말은 우리기업이 일본고객에게 진정한 애정을 가지고 그들을위한 제품을 개발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성심껏 다 한다는 이야기이다. 국내건 국외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기업이 고객에 대한 진정한 애정없이 고객을 확보할 수 없으며 기업이나 산업의 발전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우리 기업이 일본고객에게 마음의 문을 활짝열고 진심어린 애정을 보일때 그들이 우리 기업에 신뢰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현재 일본은 엔고와 경기침체 로 많은 사람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손에 넣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가근본적으로 대일무역 역조를 개선하는 길은 엔고의 호재를 이용하여 일본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이라고 믿는다.

지난 86~88년의 엔고때 수출증대가 이루어졌으나 기술개발과 구조조정에 힘을 쏟지않아 일시적 호황으로 그치고 말았음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으며 그 실패를 반성하고 있다. 이번 신엔고에도 대일무역 역조의 개선이 이루어지지않으면 우리 산업의 세계화 정신은 힘을 잃게 될 것이다.

우리 산업의 세계화를 위해서도 대일무역 역조의 개선은 절실하다. 그렇다고극일정신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극일정신으로는 대일무역 역조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극일에는 일본고객에 대한 애정이 없기 때문이다. 기업 의 고객에 대한 애정만이 고객으로 하여금 기업에 대한 신뢰감을 갖게 하는것이다. 일본고객에 대한 우리기업의 애정과 일본고객의 우리기업에 대한 신뢰감을 바탕으로 대일무역 역조를 개선할 때 참된 의미의 극일정신의 열매를 맺는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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