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PCB업계 작년 매출분석 (하)

상장전문업체를 비롯한 대기업계열 PCB업체들의 지난해 산업용 양면.다층PCB 판매실적은 3천억원 가량으로 전년보다 무려 45%이상 늘어났다. 이는 94년 전체PCB시장의 신장률(21%)의 두배가 넘는 것으로 지난해에 산업용 기판수 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음을 단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해 1백만대를 돌파하면서 유례없는 호황세를 보인 PC시장과 페이저.핸드폰 등 이동통신기기의 본격적인 보급확대 등에 따른 내수시장호조 와 교환기 등 통신용 제품을 중심으로 한 직수출 확대가 주원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하반기들어 폭증한 다층기판(MLB)수요는 각사별로 매출확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또 호황에 따른 자금사정도 그 어느해보다 호전된는데 여기에는 원화의 평가 절하분위기에 따른 환차익과 금융이자등의 영업외수익증가가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그러나 업체별로는 상당한 기복을 나타내 대기업계열의 LG전자.삼성전기가 놀라운 속도로 약진한 반면 코리아서키트.한일서키트 등 전문업체들의 성장 률은 크게 둔화됐다.

주요업체별로 보면 대덕전자가 전년대비 18.8% 증가한 7백63억3천만원을 기록해 여전히 수위자리를 지켰다. 이가운데 수출비중은 지난해에 이어 70%가 넘는 5백55억원에 달했다. 제품별로는 양면 4백억원、 다층 3백63억원 등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구조를 보였다. 또 5월에는 2천만달러어치의 해외전환사채를 발행해 재무구조를 한층 호전시켰다.

반면 한때 대덕전자의 맞수로 꼽히던 코리아서키트는 전년대비 6.4% 늘어난2백14억7천만원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이는 노사분규로 인한 여파와 양산 품보다는 너무 샘플이나 고부가가치 제품에 치중해온 결과로 자체분석하고 있다. 이에따라 내부적으로는 94년을 생산성향상을 위해 추구해온 소사장제 가 자리잡은 해로 평가하면서도 지난해말부터 조금씩 양산물량 비중을 높여나가는 쪽으로 회사운영방향을 선회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산업용 PCB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호조를 보인 업체는 LG전자와 삼성전기 등 대기업계열사들이다.

이중에서도 LG전자의 매출은 6백64억3천만원으로 전년대비 53.9%가 증가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대덕전자를 바짝 뒤쫓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MLB직수출은 하반기부터 크게 늘어나 전년보다 무려 2배이상 증가한 2백45억6 천만원을 기록、 LG전자의 매출확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92년초 조치원공장의 본격가동으로 MLB시장에 참여한 삼성전기도 지난해 전년보다 무려 50%가 넘는 5백8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 8월이후 PCB사업 시작 2년 6개월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전기는 특히 이를 기반으로 기존 4층보다는 6층.8층제품위주로 주력생산 품목을 전환하는 한편 생산능력도 월 3만㎞수준으로 확대해 다층기판시장을 주도해나간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주목된다.

양면.다층기판전문업체인 우진전자는 전년대비 22.7% 늘어난 1백20억원을 기록해 2년연속 20%가 넘는 매출호조를 보였고 반월공장화재로 애를 먹었던한일서키트는 10%정도 늘어난 1백10억원에 그쳐 PCB전문업체 가운데 가장부진했다. 올해 "심텍"으로 이름을 바꾼 충북전자는 전년보다 78%나 늘어난 1백60억원 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주력제품인 메모리모듈용 PCB가 반도체수출시장호황 에 힘입어 폭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우계열의 남양정밀은 주력시장인 PC호황에 힘입어 27% 늘어난 1백69억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특히 올초 대구공장의 민생용 단면기판생산을 중단하고 산업용PCB생산에 주력키로 해 주목을 받았다.

올해 산업용 PCB시장은 지난해말부터 내수.수출 모두 MLB수요가 폭증조짐을 보임에 따라 큰 폭의 시장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통통신기기 및 멀티미디어관련기기시장호조가 계속 이어질 경우 올 산업용 기판시장은 94년보다 무려 40%이상 증가한 5천5백억~6천원억원에 이르는 거대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않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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