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면도기시장 무주공산에 외산 3파전

국내 전기면도기시장에 외인구단 돌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국내소형가전시장에서 수입품에 의한 내수잠식이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품목중 하나로 꼽히는 전기면도기시장에 이미 탄탄한 기반을 다진 필립스와 브라운외에 일산 고급 내셔날제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외산브 랜드들끼리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전기면도기 내수시장 규모는 금액으로 약 2백50억원、 물량으로는 1백50만대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필립스와 브라운의 시장점유율은 금액 면으로 30~40%에 달한다. 실제로 지난해 필립스가 20여만대、 브라운이 7만여대를 팔아 각각 85억원、 23억여원의 짭짤한 재미를 본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이러한 실적은 양사 모두 전년보다 30%이상 신장한 것으로 선물용 등으로 날로 증가하는 중고가제품의 수요를 사실상 이 두회사 제품이 석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의 내셔널 고급제품이 본격적으로 가세、 필립스-브라운의 쌍두마차의 독주에 도전장을 던졌다.

우선 이들 대표적인 외산제품의 특징을 보면 필립스제품은 원형의 면도날이 회전하는 로터리방식으로 2중의 날이 수염을 들여올려 깎아주는 "리프트 앤 드 컷(Lift & Cut)"방식이 특징이다. 또한 레이저로 가공된 바깥날과 3개의 날이 각각 피부곡선을 따라 높낮이를 달리하며 깎아주는 개별부유기능을 자랑하고 있다.

외관상으로도 타사 제품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필립스의 로터리방식은 경쟁제품보다 디자인과 소음도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필립스 제품은 최고 16만원대에서 1만9천원대까지 17개모델이 팔리고 있다.

면도기에만 50여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브라운은 이중으로 된 날이 좌우로흔들리며 깎아주는 오실레이팅(Oscila-ting)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브라운의 최신제품들은 면도부위에 따라 최대 34도까지 움직이는 스윙헤드시스템 등유연한 제어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전기면도기의 바깥날 역할을 하는 망은 정교한 6각형구조를 이루며 독일의 정밀가공기술을 대변하고 있다. 브라운 면도기의 디자인은 필립스에 비해 다소 단조롭지만 내구성있는 소재와 깨끗한 사출기술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된 일본 내셔널의 최고급형 면도기들은 필립스 브라운 과는 달리 물과 비누거품을 사용할 수 있는 "방수형"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내셔널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동경상사는 기존의 건식면도기와는 달리 목욕 탕에서도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대대적인 판촉에 나서고 있다. 내셔널 제품은 최저 8만원에서 최고 25만원으로 고급수요를 겨냥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수염의 굵기와 분포상태에 따라 모터의 회전수가 변화되는 "퍼지"기능 이 채용된 모델은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 이러한 고급기능의 외산제품의 밀물공세로 고가제품시장에서 국산제품 은 보기 어려운 상황이며 필립스와 브라운이 보급형모델을 잇달아 출시하면 서 중저가시장에서도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현재 국산제품으로는 우림 성진 전자 선보정밀이 그나마 고유 브랜드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최근 삼성전자가 오스트리아의 페이어사와 협력을 통해 고급모델 개발에 나섰으나 업계 전반적으로는 외산과 맞설 수 있는 제품을 내놓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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