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카드, 통합 보드시대 개막

국내 멀티미디어카드업체들이 최근들어 두가지 이상의 기능을 발휘하는 통합 카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 카드의 성공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왜냐하면 2~3년전 국내에서 주기판에 사운드기능을 부가한 복합보드가 출현 했으나 소비자의 외면으로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것을 비롯 사운드카드에 팩 스모뎀기능을 부가한 통합카드도 비슷한 운명을 맞았기 때문에 최근 선보이고 있는 통합카드에 대한 전망도 전문가들 사이에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통합카드 앞날을 당분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우선 통합카드가 두가지 이상의 기능을 동시에 구현토록 설계됐으나 신뢰성이 부족, 한가지 기능도 충실히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국내에서 출시되거나 출시될 예정인 통합카드가 다기능을 발휘하는 통합칩을 탑재하기 보다는 다수의 칩을 하나의 보드 위에 단순히 탑재한 형태로 설계돼 칩 간의 노이즈가 발생하고 신호처리상 충돌현상이 빚어지고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복수의 칩을 탑재한 결과 카드 한장의 가격이 보통 20만~30만원선 에 달해 소비자가 선뜻 구매하기에 부담을 주는 점도 판매 확대를 가로막고있다. 보통 국내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카드들 대부분의 장당 가격이 15만원 선 내외인 점을 고려할때 두배정도의 가격을 주고 복합카드를 구매할 소비자 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는 분석이다.

특히 3~4개월이 멀다하고 신버전이 쏟아지고 있는 국내 카드업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고가에 통합보드를 구입하기 보다는 개별 보드를 구입하는게 현실 적이라는게 소비자의 인식이다.

통합보드에 대한 이같은 부정적인 견해와 달리 낙관적인 전망도 최근들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과거 통합보드가 실패한 것은 "기능통합"이라는 아이디어는 신선했으나 이를기술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노하우가 부족한게 가장 큰 요인이었다는 것.

그러나 이제는 기능통합을 백업할 수 있는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져 통합보드 가 개별보드를 여러장 탑재하는 것보다 월등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게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선 멀티미디어 카드의 핵심부품인 칩기술의 발전이 통합카드의 앞날을 밝게 해주고 있다.

최근 선진국 반도체업체들이 개발、보급하고 있는 DSP가 초기모델 보다 기능 의 안정성이 높아졌고 가격 또한 크게 낮아져 통합보드에 경쟁력을 불어넣고있다. 이미 삼보컴퓨터가 개발、 자사 PC에 탑재하고 있는 도깨비보드(주기판에 사운드와 팩스기능 추가)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가 긍정적으로 내려졌고 최근석정전자 고려투윈컴 서두미디어가 내놓은 오버레이 기능이 가능한 MPEG보 드도 수작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오버레이 기능이 가능한 MPEG보드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나타나자 최근 들어서는 여기에 TV수신、사운드기능까지 추가한 보드도 선보이고 있다.

아라텍은 최근 사운드、 MPEG、 오버레이、 TV수신이 가능한 다기능 보드를출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는 한편 국내 시판을 조심스럽게 타진하고 있다.

또피시라운드、 옥소리、 두인전자등도 지금까지 개별 보드 개발및 판매에 주력해온 사업방향을 전환、 복합보드의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산전자、 택산전자、 새람등 VGA카드업체들도 기존 VGA카드에 MPEG기능을 추가한 복합보드의 개발을 거의 마무리 짓고 시장 진입 시기를 타진하고 있다. 통합보드의 앞날에 낙관적인 기대를 걸고 있는 업계 관계자들은 "보드의 통합화 다기능화는 거스를수 없는 대세"라고 주장하면서 "그러나 이는 국내 카드업체의 노력보다는 외국 칩 업체의 손에 달려 있다"고 실토하고 있다.

즉 신뢰성 있는 복합.다기능 칩을 얼마나 저렴한 값에 공급해줄 수 있는 가에 국내 통합보드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업계의 요구를 반영하듯 시러스로직、 씨큐브、 ATI、 웨스턴디지털 윈보드、 라크웰등 외국 칩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복합 다기능 칩을 개발 、 국내 보급을 서두르고 있어 통합보드의 앞날이 주목된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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