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매킨토시 신화주역 스티브잡스의 야망 (49)

반대 견해를 살펴보면 잘못된 생각을 이따금 바로잡을 수 있다. 잡스가 자신의 공을 인정받으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또 황금알을 낳는 천재소년이라는 이미지를 해치는 일을 저질러놓고 그 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면 할 수록 사람들은 그의 의사와는 반대의 시각으로 그를 보게 되었다. 반대로 선사가 자신들이 세운 공을 별스럽게 생각하지 않고 모든것을 행운으로 돌리며 각광받기를 꺼려하면 할수록 사람들은 그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역사는 겉으로 화려하게 보이는 것에 현혹되어 겸손한 자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4명의 선사 창립자중 가장 겸손한 사람은 앤디 백톨샤임이었다. 그는 엔지니어 중 가장 뛰어나고 현명했으면서도 공석에는 6피트 4인치나 되는 거구를 수줍은 듯 움츠려 자신이 두드러지게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독일에서 그는 어릴 때 고향을 떠나 이국땅에서 성공한 사람으로 유명 인사가 되었지만 미국에서는 그 만큼 잘 알려져 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스탠퍼드 대학에서 전기공학 및 컴퓨터 공학박사 과정을 이수하는 동안 후에 선사 워크스테이션의 모체가 되는 제품을 개발했다. 대학을 중퇴한 배경과 대학 총장 또는 노벨상 수상자들과 친분을 맺어대학 고객을 확보하는 위풍 당당한 잡스의 태도와는 달리 백톨샤임은 자기집 처럼 대학연구소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었으며 스탠퍼드에서 박사 과정을 밟기 전 컴퓨터 공학분야의 또 다른 강자인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이수했었다. 이런 배경은 그에게 상당히 유리했다. 백톨샤임은 연구소에서 매일 생활했기 때문에 연구소의 실정 및 컴퓨터의 어떤 부분이 연구활동에 장애가 되는지를잘 알고 있었다. 그는 대학이 유닉스라는 일단의 기본 컴퓨터 체계 명령어들 을 운용할 수 있는 값싼 기계를 절실히 필요로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있었다. 유닉스 운용체계는 어느 모로 보나 매력이 없는 시스템이다. 불가해한 명령 어들은 난해할 정도로 간결하다. 컴퓨터에 내장된 문서 목록과 그 문서들이 마지막으로 변경된 날짜를 확인하려면 ls-l을 쳐서 다음 어떤 문서를 프린트 하려 하는지를 지정하고 1pq를 찍어 현재 돌아가고 있는 프로그램을 중지 시키고 Kill을 찍은 다음 PID 즉 "process ident-ifier"를 덧붙인다.

그나마 이런 명령어들은 쉬운편에 속한다. 이외에도 유닉스를 유용하게 사용하려면 dot diles, shell variables, pipes, aliases와 같은 전문 용어들 과 친숙해져야만 한다. 이런 명령어들을 모르면 유닉스 전문가들의 도움을기대해서는 안된다. 이들은 초보자들의 질문을 들어줄 만큼 인내심이 없으며당장 "매뉴얼은 뒀다 어디다 쓰냐"라고 말해버릴 것이다. 편지를 쓰는 일과같은 간단한 일상의 일들을 위해 컴퓨터를 사용하려는 사람들은 애써 유닉스 를 배울 필요가 없다. 그러나 컴퓨터 프로그래머나 기업 또는 대학 연구소에 서 연구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유닉스를 배우려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1969년 벨 연구소가 처음으로 개발한 유닉스는 곧이어 모 회사인 AT& T사가 보잘것 없는 금액을 받고 라이선스를 허가했다. 70년대에 개정된 유닉 스는 진정한 의미에서 첫 휴대형 운용 체계로 서로 다른 제조 업체가 만든 컴퓨터에 쉽게 적용되었고 일단의 컴퓨터에서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운용 하는 멀티태스킹 기능을 가졌었다. 어두운 대학 연구소의 구석자리에서나 애용되었지 일반인들에게는 알려지지도 않았던 이 유닉스가 앤디 백톨샤임을수줍음 잘 타는 대학원생에서 백만장자로 만들어주는데 그처럼 큰 비중을 차지할것인지 80년대에 누가 감히 생각해낼 수 있었겠는가.

스탠퍼드 재학 중 백톨샤임은 79년에서 80년 여름까지 제록스사 PARC에서 일하게 되었다. 같은 PARC라도 스티브 잡스는 매력적인 윈도즈와 마우스 그리고 PARC에서 사용되고 있는 컴퓨터의 프로그래밍 언어에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백톨샤임은 전혀 다른 곳에서 매력을 느꼈다. PARC에서는 모두가 강력한 컴퓨터를 가지고 있었다. 터미널은 하나의 메인프레임이나 미니컴퓨터에 연결된 것이 아니라 어느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놀라운 처리 능력을 갖춘 터미널이 서로 연결되어 파일 및 프린터를 쉽게 공유할 수 있게 했다. 백톨샤 임은 바로 이런 워크스테이션이야말로 대학생뿐 아니라 교수들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81년 그가 대학원생이었을 당시 값싸고 구하기 쉬우며 유닉스 소프트웨어를 운용할 수 있는 스탠퍼드대학 네트워크(Stanford University Network)를 위한 디자인을 했었다. 그당시 그 디자인은 정통에서 벗어난 것이었다. 다른 컴퓨터 제조업체들은 자기들이 디자인한 칩을 사용하여 그 칩이 아니고서는컴퓨터를 작동시킬 수 없게 하였고 다른 구입처가 없는 사람들은 프리미엄을 지불하여 그 칩을 사서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또 컴퓨터를 돌아가게하는 칩을 임대하여 사용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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