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PC시장 "외산돌풍" (6);팩커드벨 코리아

팩커드벨 코리아(PB 코리아)의 판매전략은 국내 진출한 외국PC 업체들 중에서도 가장 독특하다.

대부분의 외국PC업체들이 총판형태의 판매망을 구축하는데 비해 대리점 중심 의 판매망을 고집하고 있으며 대리점과의 거래도 철저히 담보없는 현금거래 방식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PB코리아가 이같은 정책을 고집하는데는 기존 총판형태의 영업이 상당한 단점을 갖고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총판 위주 영업망의 맹점은 바로 이들 총판이 컴퓨터를 전문으로 하지않고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는 대기업 유통회사이기 때문에 총판회사들이 컴퓨터판매에 진력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다.

PB코리아의 대리점 정책은 또한 무담보 현금유통만을 고집한다는 점에 있어서도 특이하다.

기존 대리점체계가 담보제공을 전제로 한꺼번에 대량으로 물량을 공급함에 따라 어음만기를 앞두고 덤핑이 성행하는 등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역효과가 있었다. 이 회사가 지향하는 무담보 현금유통 방식은 담보없이 대리점이 될 수 있는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재고를 PB코리아가 갖고 최소한의 한계오더만 넘어서면 언제든지 제품을 공급하게 돼 대리점이 직접 재고를 안고있을 필요가 없고 덤핑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PB코리아는 유통망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신용유통방식의 도입이 절실하다고 보고 이같은 현금유통을 통해 경험을 쌓은 후 향후 무담보 신용융자까지도 지원해주는 체제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PB코리아의 사업정책은 기본적으로 본사의 영업정책을 추종하지만 몇가지 부문에서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팩커드벨은 지난해 전세계 PC판매 4위를 기록하고 미국내에서는 IBM을 누르고 3위에 랭크된 유통전문 회사. 특히 데스크톱만으로는 미국내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소매시장의 46%를 점유하는 등 가정사용자 중심의 리테일 시장에서 가장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멀티미디어PC 개념을 처음 도입하는 한편 각종 소프트웨어 번들을 처음으로 시도하기도 했다.

PB코리아가 그러나 한국의 경우 영업채널이 다양하지 못하고 아직 PC가 컨수머제품이라는 인식이 낮기 때문에 본사의 정책을 모두 수용할 수는 없다고말한다. 따라서 미국내에서는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브랜드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국내에서 같은 정책을 펼 경우 조립제품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보고 가격은 중간정도를 유지하되 기능적으로 차별화하고 대리점에 대한 이윤을 많이 제공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PB코리아가 올해 국내시장 공략의 야심작으로 내놓을 제품은 모니터일체형 PC인 "스펙트리아".

주로 홈시장과 교육용시장을 노리는 이 제품은 홈시장이 유난히 크고 교육열 기가 높은 국내 PC시장의 특성을 감안할 때 성공가능성이 유력시되고있다.

PB코리아가 국내 진입한 것은 지난해 8월이지만 실제 영업을 시작한 것은 불과 4개월전이다.

이 회사는 그러나 올해 판매목표를 3만대로 책정、 1%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낙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상도동에서 5.25인치 FDD와 HDD를 부분조립해온 라인을 월 5백대 규모에서 2천5백대 이상으로 늘리기 위해 별도장소를 모색하고 있다.

박기순부사장은 "다소 시간은 걸릴지 몰라도 한국 PC시장이 미국과 크게 다를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에서 잘 팔리는 제품은 한국에서도 잘 팔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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