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러시아시장 본격화 컴퓨터업계 관심 집중

그동안 러시아 시장에 다소 관망적인 태도를 보여온 미국IBM사가 올해들어 러시아를 중점적으로 공략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 컴퓨터업계의 관심을모으고 있다.

IBM은 모스크바 지사장인 클라이프 스티치베리씨의 최근 부임을 계기로 러시아 시장에 대한 전략을 그동안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적극적으로 바꾸고 있다. IBM의 전략전환은 크게 세가지 방향에서 감지되고 있다.

첫째는 모스크바 사무소의 인원을 대폭 늘리고 있다. IBM의 모스크바 지사에 는 현재 60명의 컴퓨터 전문요원이 시스템 교육을 받고 있으며 수시로 영업 사원을 늘리고 있다. 지난 2월 현재 2백50명인 직원수가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 연말에는 5백명이 될 것이라는 게 컴퓨터업계의 예상이다. 이와함께IBM 모스크바지사는 지난해 2월초 법인으로 러시아 재무부에 등록해서 조직 을 개편해놓은 상태이기도 하다.

모스크바에서의 이런 노력과 병행하여 IBM은 지방에서는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른바 "동업자 전략"이라는 것으로 지방사무소 직원을 정예화해서이 정예요원으로 주변의 큰 공장이나 사업체의 전산화를 지도한다는 계획이 다. 예컨대 공단이 몰려있는 러시아의 칠라빈스크지방에 IBM은 6명의 직원만 을 두고 이들로 하여금 자사가 기대하는 수준에 맞게 지방공단의 전산화를돕게 하고 있다. 말하자면 고객을 동업자로 파악하여 크게 성공하고 있는 자동차회사인 메르세데스-벤츠의 동업자 개념을 세계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에도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IBM의 또하나의 달라진 전략은 현지화다. IBM은 9대 지사장인 스티치베리까지만 본사에서 파견하고 10대 지사장부터는 러시아인으로 임명하겠다고 이미발표해놓고 있다. 초대 러시아인 지사장 후보로는 현재 3~4명이 거론되고 있으며 내후년께 이 가운데 한명을 10대 지사장으로 임명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IBM은 러시아의 정치사정이 다소 불안정하고 지적재산권에 대한 보호조 치가 모자랄 뿐 아니라 이익금의 송금에 여전히 어려움이 있는 점을 애로사 항으로 꼽고 있다. 따라서 현지에서의 직접생산의 확대는 다소 시간을 갖고검토한다는 전략이다.

스티치베리 지사장은 "질레노그라드에 있는 우리회사의 컴퓨터 생산공장은 투자규모를 늘리지 않을 계획"이라며 "창고에 쌓일 정도의 잉여생산은 아직 러시아에서는 이르다는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말한다.

다만 IBM은 러시아에서 최근들어 금융시스템이 발전하고 전자 지불체계가 보편화되어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상당히 낙관적인 시장전망을 갖고 있다.

72년 데탕트의 후속조치로 러시아에 처음 진출한 IBM은 자동차생산 공단 등 대형 국영기업체에 IBM 300 370시리즈를 대규모로 공급하면서 옛 소련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렸으며 80년에는 모스크바 올림픽의 전산화사업을 수주한적 도 있다. 그러나 그뒤 아프간 침공에 반대하여 미국이 소련에 경제제재를 가하면서 미국정부가 IBM에 전자기술의 수출을 금지시켜 1990년까지 9년동안 사실상 러시아 사업을 포기한 상태였다. 그러나 IBM은 88년에 러시아에 딜러 망을 다시 구축하고 러시아 산림청과 교육부의 전산화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서 이전에 잃어버린 기반을 빠른 속도로 회복해가고 있다.

<모스크바=최미경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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