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진단 전자공업진흥회 (4)

전자공업진흥회의 주요 업무중에는 "한국전자전"의 개최등 전시사업과 조사.

통계사업을빼놓을수 없다.

진흥회는 올가을에도 18개국 4백여개사를 참여시키는 대규모 종합전자전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에앞서 봄에는 제 1회 부산 전자전을 개최, 본격적인 지방화시대에도 대비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전자전시회는 그동안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발전속도를 홍보하는 중요한 수단 이 됐을뿐 아니라 사회적인 관심을 끌어내는데도 비교적 성공한 경우에 속한다. 전시사업을 통한 수익도 진흥회 회비 다음으로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어를 유치해 수출상담을 성사시키는데는 그 효과면에서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약 3백평을 차지하는 종합전자업체들의 경우 전시회 비용으로 8억원이상을 투입하지만 수출상담액은 이보다 훨씬 적다.

물론 종합전자업체가 전자전에 참가하는 이유가 바이어 유치보다도 홍보쪽에 집중, 수출상담 실적에 연연하지 않지만 전시회를 통해 얻는 실익치고는 크게 불만족스럽다는 분위기다. 영리를 기본목표로 하는 기업 입장에서 전자전 에 참가하는 비용과 매체광고를 비교해볼때 전자전쪽이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얘기다.

또 이들 종합전자업체들이 전자전에서 경쟁적인 홍보전을 펼침으로써 바이어상담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음은 물론 관람객들에게도 전자산업과 기술의 발전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말그대로 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난이 최근들어 해마다 제기되고 있다.

전자전이 이러한 분위기가 계속될 경우 진흥회의 수익에 기여하는 것외에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일고 있는 것이다.

업계관계자들은 이제 전자전을 주관하는 전자공업진흥회의 세련된 기술이 요구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넓은 전시장을 차지하고 앞다퉈 쇼를 펼치는종합전자업체들에게 제동을 걸면서 다른 참가유인책을 개발해야한다는 지적 이다. 미국 CES, 일본 전자전등 세계적인 전자전시회가 과연 어디에 초점을 두고, 어떻게 계획되고 진행되는지 정밀분석해 우리나라 전자산업 수준과 특성에 맞는 전자전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개최하는 CATV전시회, 계측기기 전시회등 특정 분야에 초점을 둔 전시회는 전문성을 필요로한다는 점을 주목해 이제부터라도 전문인력을 양성, 계획단계에서부터 투입시키고 업계.학계등의 전문가를 최대한 활용하는 열성을 보이지않는한 제대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기 힘들다. 전자공업진흥회의 권한이기도한 조사.통계사업은 아직도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전자업계와 관세청에 의존해 내놓고있는 통계치가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통계치조차도 신속하게 내놓지 못해 전자업계와 이를 필 요로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진흥회가 매달 발간하는 "전자전기공업경기동향"의 경우 3개월전의 통계치를 수록, 필요한 때에 맞춰 통계를 제공하는 기능을 못하고 있다.

이는 통계업무의 특성상 다양하고 많은 정보를 신속하게 조사, 정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기도한데 이들 자료가 곧 진흥회의 신뢰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통계자료는 곧 진흥회가 얼마나 정확하고 신속하게 일을 하고 있는가를 대외적으로 평가받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전자공업진흥회가 올해부터 품목별로 장단기 수요예측 조사를 실시, 전자산업의 중장기 발전전망을 수립하려는 것도 이러한 통계업무의 신뢰성이 확보 되지 않는한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대목이다.

70대 품목에 대한 생산, 수출, 시판 동향및 전망치를 수요예측 조사위원회와 품목별 분과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산업연구원과 전자부품연구소등의 협력 을 구하겠다고 하지만 진흥회 본연의 통계업무가 정확하고 신속하게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적지않은 차질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우려된다.

진흥회가 정기 또는 부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각종 세미나도 개선의 여지가 많다.진흥회는 올해 "WTO체제하에서의 기업경영 전략", "21세기의 전자산업 발전방향과 우리의 대응"등 각종 세미나와 전자산업의 세계화전략 포럼을 개최해 회원사들의 세계화 의식을 높여주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들 세미나 주제는 너무 포괄적이어서 교양강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특히 WTO체제에 대응한 기업전략 세미나는 여타 기관등에서 여러번 가졌고 또 열릴 예정일뿐 아니라 이미 기업들 스스로 다양한 정보채널을 통해 대처방안을 모색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진흥회가 개최하는 세미나는 전자공업내에서 한창 이슈가되는 주제나 전문분야에 대해 계획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는게 업계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윤재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