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장자동화(FA)산업의 대외종속적 구조가 아직까지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FA산업은 나라의 경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선행지표가 된다는점에서 국가차원의 국산화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생산성본부가 전국의 1백1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공장자동화현황 에 따르면 국내업체들이 도입하는 FA설비가 대부분 외산으로 이중 일산장비가 65%, 독일 15%, 미국 7%를 각각 차지, 국내FA산업의 대일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첨단기술이 요구되는 FA시스템의 경우는 거의 전부 외산으로 채워지고 있어 기술종속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결과로 볼때 그동안 정부가 제조업경쟁력 강화차원에서 펴온 FA산업 진흥책이 외산도입을 억제하는 데는 별로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FA도입시 가장 필요한 사항으로 자동화자금 및 전문인력 확보가 전체의 50%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어 FA정책의 초점이 이 부분에 맞춰져야 할 것으로조사됐다. 이미 FA를 도입한 업체들의 절반이상이 자동화설비의 유지보수 및 설비담당 자들의 기술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국내 FA산업의 열악한 현주소 를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수요와 공급의 상관관계를 국산기기의 질과 양을 공히 극대화시키는방향으로 설정, 자금.인력.시장등에서 국내FA산업의 최대공약수를 도출해내는 입체적 전략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가뜩이나 외산제품의 수입이 폭증, 무역적자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국내FA 산업이 활력을 찾으려면 업계가 품질.가격면에서 경쟁가능한 제품을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 기술로, 가격으로 당당히 승부를 겨룰 수 있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FA산업이 대외종속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제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와 국가경제의 성장도 구두선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내FA업체들이 대외의존적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수요업체들의 뿌리박힌 외산선호의식에다 기술력.자금력부족까지 겹친 현실여건을 극복하기에는 아직까지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정부가 이제는 임시방편적이고 소극적인 정책에서 과감히 탈피, 장기 적인 안목으로 근원적인 처방전을 제시할 때가 됐다. 업계가 따라올 수 있는정부주도의 강력한 견인정책없이는 국내 FA산업에 비약의 날개를 달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국내FA산업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것은 실질적인 역할을 떠맡는구심점이 없는 데에도 원인이 있다.
현재 협회나 조합등 몇몇 공장자동화 관련단체가 활동하고 있지만 FA산업에 역동성을 부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산업정책을 입안하는 정부, 신기술.신제품을 개발생산하는 업계, 양자간의 조화로운 협력을 끌어내야 하는 단체가 제 역할을 다 할때 국내FA산업이 정착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순수국산이 우대받는 정책을 펼쳐야 국내 업체들 의 개발의욕이 살아나는 법이다.
최근들어 국산제품이 수요업체들의 외제선호의식에도 불구하고 일부나마 수용되고 있어 다행이다. 칩마운터를 비롯한 국산화에 성공한 몇몇 제품이 국내FA산업의 물꼬를 터주고 있다.
따라서 국내FA업계는 국산제품의 품질과 신뢰도를 높이고 이들 단위제품을 사용자들의 요구에 맞게 수준높은 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술을 제고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제 정부의 설비지원자금 확충으로 FA기기 수요환경은 어느 정도 조성되고 있다. 모처럼 조성된 수요여건을 국산장비 보급확대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믿고 쓸 수있는 일류화 제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외산이 판을 치는 현재의 FA수요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는 정부.업 계.수요자 등 3자가 함께 노력하는 길밖에 별다는 대안이 없다.
이번 생산성본부의 FA수요조사가 FA업계의 흐트러진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 새로운 활로를 찾는 데 촉매제로 작용하기를 바란다.
제아무리 많은 자금이 지원된다 해도 국산제품이 개발, 보급될 토양이 마련되지 않는한 FA산업에 진정한 봄은 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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