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컴퓨터 산업의 역사에서 95년은 온라인 서비스 시장이 본격 성장기에 들어선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발전 단계로 볼 때 미국보다 1~2년 늦은 것이긴 하지만 유럽 온라인 서비스 시장은 최근들어 수요와 공급이 모두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당연히 공급자 사이의 가입자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 업체와 미국 업체간 자존심 경쟁도 두드러진다.
유럽 온라인 서비스 시장이 이처럼 성장기를 맞고 있는 것은 컴퓨터 보급의 확대에 기인한다.
현재 유럽 가정에 깔려 있는 컴퓨터 수는 1천만대. 앞으로도 빠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같은 컴퓨터 보급의 확대는 컴퓨터의 가상 공간을 이용하는 온라인 서비스 의 인프라 확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 시장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여기에 서비스 공급자의 확대는 컴퓨터 이용자들을 온라인 서비스로 흡인하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럽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벌이고 있는 서비스 공급자는 미국의 컴퓨서브사라고 "비즈니스 위크"지 최신호가 소개하고 있다.
미국에서 일찌감치 온라인 서비스 시장 개척의 경험을 갖고 있는 이 회사는 이미 4년전부터 독일과 영국 등지에서 각각 온라인 서비스 사업 기반을 구축 한 결과 현재 20만6천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컴퓨서브의 이같은 약진은 유럽에서 온라인 서비스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작년 하반기 이후 신규 서비스 공급자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중엔 미국 컴퓨터 업체인 애플과 룩셈부르크에 근거를 두고 있는 유럽 온라인 이탈리아 온라인 등 현지 업체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 서비스 공급자 의 증가에 힘입어 유럽에선 올해 대략 5백만명 정도가 온라인 서비스에 가입 하고 오는 2000년엔 그 수가 1천5백만명으로 대폭 늘어날것으로 시장 조사업체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는 유럽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받기 위한 컴퓨터 통신 수단인 모뎀의 판매 가 지난해 39%, 올해 35%로 각각 신장되는 등 빠른 속도로 보급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과도 밀접한 연관 관계를 갖고 있다.
이처럼 유럽 온라인 서비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서비스 제공자간의 경쟁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최근 설립된 업체는 물론 오는 8월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온라인 서비스 공급 채비를 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 등이 올해 본격적으로 유럽에서 서비스 공급에 나선다.
이중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지목되고 있는 업체는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오는 8월 차세대 PC 운용체계(OS)인 "윈도즈 95"를 출시할 예정인 이 회사는 이때 번들 형태로 통신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마이크로 네트워크"라는 자사 온라인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할 계획으로 있다. 서비스 대상은 처음부 터 미국은 물론 유럽을 포함한 전세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다른 온라인 서비스 업체들이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한 별도의 마케팅 비용이 필요한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운용체계의 영향력에 편승해 가만히앉아서도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만큼 경쟁력이 클 수밖에 없다는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애플도 지난해 10월 영국에서 "e월드"라는 온라인 서비스를 개시한 이래 서비스 대상 국가를 늘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말까지 서비스 대상 국가를 유럽의 수개국으로 늘린다는 계획 이다. 이밖에 아메리카 온라인, 프로디지 등 현재 미국 온라인 서비스 시장의 주역 들이 모두 현지 업체와의 합작 등을 모색하면서 유럽 시장 개척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앞선 경험과 기술을 무기로 광대한 신천지를 개척코자 하고 있는것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해 이들 미국 업체는 공통적으로 몇가지 중대 한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
무엇보다 서비스 내용을 유럽인의 취향에 맞춰야 한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들은 미국에서 성장한 미국업체라는 근본적인 한계로 유럽인이 원하는 유럽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유럽인이 미국의 서비스를 사겠느냐"는 한마 디 말로 이같은 어려움을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유럽 서비스를 하고 있는 컴퓨서브 관계자도 유럽에서 경쟁하기 위해선 유럽적 서비스 개발이 최대의 과제라고 말한다.
유럽적 서비스의 개발과 함께 미국 업체들이 유럽에서 겪어야 하는 어려움은 또 있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언어와 문화가 통일돼 있지 않은 탓에 시장별로 접근해 야 하는 것이 그것이다.
때문에 유럽 업체들이 경험이나 기술 면에선 미국에 뒤져 있지만 홈그라운드 의 이점을 충분히 살려 시장 경쟁에서 미국 업체를 누를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갖고 있다.
이와관련해 유럽 업체중 가장 관심의 대상이 되는 업체는 단연 유럽 온라인 이다. 이 업체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지의 은행, 출판업체들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어 유럽 온라인 서비스 시장의 강력한 리더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올해안에 프랑스, 영국, 독일 등지에 지사를 설립하고 서비스 내용을 다양화하는 한편, 자동 번역 프로그램을 이용, 서로 다른 언어 사용 국가의 서비스 가입자끼리도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밖에 이탈리아 올리베티 등이 합작 설립한 이탈리아 온라인도 지역 뉴스, 상품 정보, 대화실 등의 서비스로 시장 경쟁에 가세한다. <오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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