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진흥회개최 본사후원 "95 전자부품 구매계획세미나"

한국전자공업진흥회가 부품업체들의 사업비전 제시를 위해 8일 개최한 "95년 도 전자부품 구매계획세미나"에는 세트업체의 구매관계자와 부품업계 관계자 등 2백여명이 참석, 대성황을 이루었다. 전자공업진흥회가 주최하고 본사가 후원,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가전 3사를 비롯한 대규모 수요업체와 중소부품업체간의 협력체제를 구축하는데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례행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는 삼성전자.

LG전자.대우전자.아남전자.한국전자 등 주요 5개 세트업체 구매팀장들이 각 사의 구매전략과 관련 경영방침을 소개하고 종합토의를 통해 세트업체의 올해 구매물량은 물론 국산화가능 품목 및 현재 수입가.도입물량 등을 알려주는데 초점이 맞춰져 부품업계의 지대한 관심을 모았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된 내용을 중심으로 올해 부품 수급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편집자주> 올해 국내 주요 세트업체의 부품구매계획은 지난해에 비해 절대규모가 큰폭으로 늘어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가전3사를 비롯, 한국전자.아남전자 등 5개사의 지난해 구입계획분은 내자 5조3천억원, 외자 1조3천억원등 모두 6조6 조9백98억원이었다. 올해는 전년대비 24.6%가 늘어난 8조3천4백95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세미나에는 이들 5개사 외에 현대전자가 포함됐다. 3천5백억원 수준인 현대를 포함할 경우 국내 주요 세트업체의 올 부품구매계획분은 총 8조7천5 백38억원에 이른다. 가전산업의 호황세 지속을 배경으로한 이같은 양적 팽창 은 국내 부품업계에게는 "기회 제공의 장"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세트업체가 올해 구매하는 부품의 21.5%는 수입에 의존하는 외자조달분이다. 이 정도면 선진외국과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이번 조사가 가전제품 위주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컴퓨터.정보통신 등 첨단 산업을 포함했다면 그 비율은 엄청나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비근한 예로 노트북 PC의 경우 수입의존율은 90%를 넘어선다. 이것은 아직도 국내 부품 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추면서 세트업계의 후방 병참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도 함께 보여준다.

외자 조달분의 대부분이 각 세트의 핵심 부품이라는 점에서 "하체가 부실한채 머리만 커다란" 우리 전자산업의 기형구조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차피 세트경쟁력은 부품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최근 각 세트업체들이 계열사 혹은 협력사를 통한 개발 및 생산공동화 작업이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범정부 차원의 총력 지원체제가 요구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국내에서 생산되는 일반부품의 올해 전체 생산량이 14%정도 증가에 그칠 것이라는 업계의 추산은 세트업계의 구매물량이 전년대비 24.6% 늘어날것이라는 예측치와 큰 차이를 보인다. 세트업계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국내부 품업체들이 충족해주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해진다. 그 차이는 곧바로외산부품이 파고들게 될 것이다. 세트경기의 팽창으로 국내부품업체가 받는혜택보다 외국업체에게 돌아가는 "파이"가 더 크다면 큰 문제이다.

실제로 이번 세미나에서 지적된 조기국산화 품목만도 다이오드.커넥터.필터 등 모두 16개 품목에 이른다. 이들의 수요량이 3억4천만개 이상이다. 이들을 조기 국산화할 경우 예상되는 수입대체는 무려 2천8백69억원에 이를 것으로예측된다. 이중 릴레이는 수요량은 3백여만개로 매우 미미하지만 수입대체금액은 7백10억원에 달한다. 트랜지스터도 9만개에 불과한 데도 대체 금액은 5백11억원으로 "요주의 품목"으로 떠올랐다.

6개 주요 세트업체의 품목별 구매를 보면 컬러 TV가 2조1천6백22억원으로 규모가 최대이다. 그 다음이 1조2천3백13억원의 VCR가 차지하고 있고 컴퓨터 모니터가 1조1천9백95억원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7천억원인 전자레인지, 6천6백억원의 오디오, 6천1백억원의 냉장고 순으로 이어진다.

이중 외자조달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모니터로 35%이며 오디오가 30%, VCR 가 26%, 에어컨이 22.6% 수준으로 나타났다. 모니터의 경우는 15.17인치의 대형제품 개발력이 아직 일본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핵심부품의 수입의존율 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오디오 역시 정밀부품수요가 커 아직까지는 어쩔수없는 상황이어서 국내 부품업계의 집중 개발이 요구되는 분야로 꼽히고 있다. 업체별로는 삼성전자가 3조4천2백97억원을 구매, 절대 규모면에서는 가장 많다. LG전자는 올해 2조9천억원이고 대우전자가 1조7천4백56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3천5백억원, 아남전자는 2천1백17억원, 한국전자가 1천67 억원을 각각 계획하고 있다.

이중 전년동기대비 팽창률이 가장 큰 것은 29%가 늘어난 대우전자이고 삼성 전자와 LG전자는 각각 25%와 22%로 나타났다. 또 외자조달분이 가장 높은업체는 전체 물량의 29.4%를 차지하는 현대전자이고 22.6%의 대우전자, 22.2%의 아남전자, 21.7%의 삼성전자 순이며 LG전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19.

7%에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 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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