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여론마당] 시장개방의 영향

전자업체 경영자들은 시장개방이 국내 제품의 기술 및 품질 향상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시장개방에 맞서기 위해 기업들은 과감한 투자를 통한 체질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전자신문사가 서울리서치와 공동으로 최근 국내 전자업체 최고경영자 1백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장개방의 영향" 설문조사에 따른 것이다. 시장개방이 전자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조사대상자의 54.8%는 전자업체의 기술.품질 향상"을 꼽았고, 27.8%는 "내수시장의 축소"를 들어 시장개방 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보다 긍정적인 인식이 높게 나타났다.

또 지난해 시장개방의 영향에 대해 "전혀 타격을 받지 않았다"는 응답은 70.

4%로나타난 반면 "약간 타격을 받았다"는 20.9%에 그쳐 시장개방에 대한 우려는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개방에 대한 전자업체의 대응책으로는 "제품품질 향상" "생산원가 절감" "애프터서비스(AS)확대"가 지적됐다.

전자업체의 체질개선이 절실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선 "기술개발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40%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업체간 과당경쟁 방지 를 꼽은 응답자도 20%에 달했다.

이밖에 국산품이 외국산제품에 비해 떨어지는 부문은 품질(33%), 기술력(20 %), 디자인(14.8%)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산업의 시장개방이 미칠 영향에 대해 "기술.품질의 향상"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이 나온 것은 매우 흥미로운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내수시장의 축소"(27.8%) "유통체계의 문란"(9.6%) "품질 저하"(7.8%)등 시장개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응답을 모두 합해도 시장개방이 기술.품질 의 향상을 유도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응답에 못미치고 있다.

그동안 전자업계에서 "시장개방"이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국내산업 피해"라 는 부정적인 말이 꼭 따라붙었다. 이같은 현상이 이번 조사에서도 반영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시장개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뜻밖에 많이나왔다. 이는 일단 그동안 시장개방의 뚜렷한 피해가 없었다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풀이된다. 지난해 시장개방에 따른 피해여부를 묻는 또다른 질문에서 조사대상자의 70.

4%가"전혀 피해가 없었다"고 응답했고 "약간 또는 많이 타격을 받았다"는 응답은 23.5%에 머물렀다. 시장개방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는 응답도 6.1% 나 됐다.

시장개방에 따른 영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 또다른 이유로는 점차 전자 업계에 퍼지고 있다는 자신감이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이번 조사에선깊이있게 다뤄지지 못한 한계로 추정에 그칠 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동안 시장개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만 남아있던 풍토 에서 벗어나 전자업체 경영자들이 점차 시장개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됐다는 점일 것이다.

시장개방으로 내수시장이 축소될 것이라는 응답을 업종별로 보면 가전 36.4 %, 산전 33.3%, 부품 32%, 정보통신 19%, 컴퓨터 17.4%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개방이 덜 된 순서와 그대로 들어맞고 있다.

유통체계의 문란을 걱정한 응답은 정보통신이 19%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가전 13.6% 컴퓨터(13%), 산전(4.2%)순으로 나타났다.정보통신분야의 유통 난맥상이 조금이나마 확인된 셈이다.

국산제품이 외산제품보다 가장 뒤떨어지는 분야를 묻는 질문에 대해 조사대상자들은 품질(33%), 기술력(20%), 성능(13%)등을 꼽아 응답자의 3분의 2가 일단 제품 자체의 취약한 경쟁력을 꼬집었다.

그렇지만 디자인(14.8%), 마케팅(7.8%)등 외적인 요소에서도 국산품이 외 산품에 크게 뒤떨어지고 있다고 응답해 제품외적인 측면에서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 문항에 대해 정보통신업계는 기술력(42.9%)을 많이 꼽은 반면 가전업계 는 디자인과 성능(각각 22.7%)을 꼽아 업종별로 차이를 드러냈다. 기술이 곧 상품이라는 정보통신분야의 특성과 일반 소비재로서 성격이 짙은 가전분야의 특성을 반영하는 결과로 풀이된다.

외산제품에 비해 뒤떨어진 분야는 곧 시장개방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시장개방에 대응해 전자업체가 해야 할 노력에 대해 순서대로 세가지만 들라 는 항목(복수 응답)에선 "제품품질 향상"을 꼽은 조사대상자가 무려 93.

1%나됐다. "제품품질 향상"은 1순위에서 제일 높은 비율인 49.6%로 나타났다. 이밖에 생산원가의 절감(54.7%), AS 확대(42.6%), 마케팅능력 향상(40%), 업체간 협력(35.6%), 고급인력 확보(21.7%), 외국기업과 합작(19.1%)등이 다.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체질개선이 시급한 부문에 대해선 조사응답 자의 40%가 "기술개발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들었다.

전자산업의 특성상 기술개발은 시장개방과 국제화시대에서 기업의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는 사실이 새삼 확인된 셈이다.

따라서 시장개방에 대한 전자업계의 대응책은 "기술개발 투자확대를 통한 제품품질 향상"이라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또 "업계간 과열경쟁 지양"(20%)은 "업종전문화(17.4%) "기업간 연구개발 을 위한 중복투자 방지"(11.3%)등을 제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두번째로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과열경쟁 지양과 연구개발 중복투자 방지등을 꼽은 비율이 높은 것은 기업간 상호협력체제가 절실히 요구됨을 뜻하고 있다.

"기술개발을 위한 과감한 투자"라는 항목은 모든 업종에서 높게 나타났지만나머지 항목에선 업종별로 차이가 있는데 가전업종에서 "업종전문화"를 꼽은 응답자가 많은 반면 나머지 업종에선 "과열경쟁 지양"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게 나타났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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