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4년간 안정세를 보여온 이들 원부자재의 수급상황이 이상기류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미엑슨사와 일스미토모 등 대형석유화학업체들이 화재 등의 사고로 잇따라 생산차질을 빚으면서 소재공급이 차질을 빚자 원부자재업체들의 공장가동률 이 종전보다 크게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때부터 LME.COMEX등 런던및 뉴욕 등지의 현물시장에서 이들 제품의 시세 가 갑자기 반등세를 보이더니 연일 천정부지의 상한가를 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전자시장의 세계적인 경기회복에 따라 수요는 크게 확대된 데 반해 공급은 주요생산업체들의 생산차질로 오히려 크게 줄 것이라는 예측이 큰 역할을 했다. 이들 원부자재생산기지가 몰려있는 남미지역의 인건비상승도 가격폭등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올들어서까지도 가격폭등을 부채질하고 있는 주범은 바로 현물시장의 "큰 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세계 각국의 큰 손들은 현물시장을 통해 이들 원부자재를 최소한 1~2년전에 확보해 왔는데 그동안 시장경기가 별다른 변화가 없어 금리만 까먹고 있는상태였다. 그러던 차에 지난해부터 전자경기호조에 따른 수요확대와 때를 맞춰 원부자재의 생산차질이 발생하자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현물을 풀지 않은 채 시세폭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천정부지의 양상을 띠며 폭등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원부자재 가운데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동이다. 지난해초 톤당 1천6백~1천7백달러선에 거래됐던 동은 하반기 들어서도 연일 뛰더니 최근 들어서는 3천달러선에 육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가격상승이 올 2.4분기에 절정을 이뤄 현물시장에서 최고 3천2백 달러를 호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에 따라 리드선과 전선 등 관련부품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제품제조원 가의 60~70%이상을 차지하는 동값의 폭등으로 어마어마한 원가부담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금성전선은 당초 지난해말에 수립한 올 사업계획의 계수들을 전면재조정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전자부품에서 약방의 감초격인 펄프의 가격도 지난 89년 이래 최고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초 톤당 4백달러이하이던 것이 지난 한해동안 6차례의 가격인상으로 올초에 7백50달러를 기록한 후 최근 또 다시 3월부터 8백25달 러로 추가 인상한다고 밝혀 관련수요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필름콘덴서의 핵심원부자재인 베이스필름도 가격폭등에다 최근 발생한 일본 관서지진 및 이에따른 고베항의 물류적체여파로 수급상황이 악화일로에 있다. 이에 따라 국내최대의 필름업체인 성문전자가 종전생산물량의 70~80%밖에는 생산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공급가격을 놓고 콘덴서업체들과 적지 않은 마찰을 빚는 등 파장이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 저항기소재로 사용되는 세라믹로드(자기봉).알루미늄박.에폭시레진 등의 수급상황도 악화조짐을 보이면서 가격폭등세가 이어지고 있어 관련부품 업계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성전선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자체원가 절감을 통해 흡수할 수 있는요인을 최대한 찾는다 해도 최근 주요원자재가의 폭등률이 워낙 커 관련부품 가격의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그는 또 "그러나 세트업체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인하된 가격의 납품가를 요청해오고 있는데다 인플레이션억제를 요구하는 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없는 입장이어서 대다수 부품업체들이 원부자재폭등으로 몇중고를 겪고 있는실정 이라고 덧붙인다.
한 중소부품업체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원부자재폭등사태를 세트업체나 정부당국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며 어차피 원부자재의 폭등은 부품원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세트의 가격경쟁력 저하로 나타나게 된다는 점에서 관련업계와 당국이 원부자재수급에 관심을갖고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김경묵.조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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