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컴퓨터산업 새해전망 (17.최종회);주기판

올해 국내 주기판산업은 외형적 성장을 거듭하나 내실이 없는 속빈강정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기판산업이 외화내빈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대만산등 외산 주기판의 국내 시장 잠식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올해국내에 보급될 PC의 수요가 지난해보다 40여만대 이상 늘어난 1백50여 만대에 이르고 여기에 탑재되는 주기판의 수요도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예상 된다. PC에 탑재될 주기판 1백50여만매에다 업그레이드 및 산업용 등 기타 틈새시장수요까지 감안하면 국내 주기판 시장수요는 줄잡아 1백60여만대에 이르는등 외형적으로는 30%정도의 높은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주기판 수요신장은 국내 주기판 산업성장에 별 도움이 되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전자.삼보컴퓨터.금성사.현대전자.대우통신 등 5대 PC업체중 전문 주기판업체의 제품을 사용하는 업체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삼성과 삼보가 자체 생산라인을 갖고 있지만 여타업체들은 대부분 대만산등 외산 주기판을 사용하고 있다는게 주기판업계의 고백.

여기에다 중견 PC업체들도 국산 주기판보다는 값이 저렴한 대만산을 가급적사용하려고 하고 있다는게 전문 주기판업계의 설명이다.

이들 업체들이 사용할 주기판을 매수로 환산하면 1백만매 이상을 넘어서고이중 40% 정도는 대만산등 외산 주기판이 차지할 공산이 크다.

따라서 실제로 국내 전문 주기판생산업체들의 몫은 많아야 50여만매에 달할것으로 보이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주기판 가격이 매당 8~1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는 것에 비추어 볼 때 5백억원 남짓이다.

대만산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올해는 더욱 정도가 심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지난해까지 적용되던 대만산 주기판에 대한 긴급 조정관세율이 20 %였으나 올해부터는 이보다 5% 포인트 낮아진 15%로 일률적용, 수입을 더욱 유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PC업체의 외면과 대만산의 가격경쟁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주기판업체의 어려움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가끔 국내 주기판업체를 당혹하게한 핵심부품의 수급불안이 최근 발생한 일본 지진의 여파로 올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D램의 공급도 원할치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주기판업체에 대한 D램의 공급을 늘려준다고 말하고는있느나 전체 물량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국내 공급분을 특정업체에 몰아주고 있다는 비난마저 일부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값싼 외산과 경쟁하여 이길 수 있는 방안중에 하나가 국산D램을 탑재, 내수 및 수출에 나서는 길인데 이 또한 국내 반도체업체와의 견해차로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내수시장공략이 어렵다고 느낀 국내 주기판업체들은 이에대한 자구책으로 수출및 사업다각화로 활로를 모색해왔으며 올해는 이같은 움직임이 더욱 활기 를 띨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선 수출은 미국 및 유럽에서 적으나마 주문이 들어오고 있으며 특히 외국P C업체들이 D램을 탑재하면 물량에 관계없이 한국산 주기판을 사용하겠다는파격적인 조건도 제시하고 있어 국내 반도체업체와의 D램 수급 문제만 해결되면 주기판의 수출은 올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기판업체들이 사업다각화쪽으로 검토하고 있는 주요 목표는 멀티미디어 분야. 현재 모든 주기판업체들이 MPEG카드, VGA카드 사업 참여를 밝히고 있거나 제품 출하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들업체들은 올 연말정도면 현재 486급 주기판에서 주종이 펜티엄급 주기판으로 이동하는 것과 더불어 주기판에 VGA.MPEG.사운드카드 등 멀티PC 용 각종 카드등이 통합되는 복합보드가 출현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한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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