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터 매출 부풀리기 속사정

자동차를 비롯한 수요시장의 전반적인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선발 3개 커넥 터업체가 처음으로 4백억원대의 매출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매출액 조작시비가 일고 있다. 한국단자.한국AMP.한국몰렉스 등 커넥터업체들은 94 년 매출이 전년보다 각각 30%이상씩 늘어난 4백20억원, 4백16억원, 4백70억 원에 달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같은 발표에 대해 업계일각에서는 일부업체 들의 매출액이 실제보다 너무 부풀려 발표됐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우선전년(93년)보다 별다른 이유없이 매출액이 턱없이 많아졌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유통업이 아닌 제조업에서 아무리 경기가 호황이라 해도 생산능력의 증설이나 생산성의 급진전 없이는 25%이상의 매출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전년도 매출이 일정볼륨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 서는 더욱 힘들다는게 업계전문가들의 견해다.

참고로 각 업체들이 결산공고를 통해 밝힌 전년(93년)매출을 보면 한국단자3 백10억원, 몰렉스 2백45억원, AMP 1백50억원등이다. 외투업체인 AMP와 몰렉 스의 경우 결산시 수입판매물량은 수수료(평균 판매금액의 7%수준)만 매출 로 집계되기 때문에 실제 국내시장에서 판매한 금액은 이보다 훨씬 높을 수있다. 그러나 몰렉스와 AMP의 수입판매물량이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4 0%와 55%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이들 업체들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지나칠 정도로 큰 폭으로 커진 것만은 사실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대다수 업계관계자들은 가전시장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시장성장요인이 없는 몰렉스의 매출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데 대해 너무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시장이 주력인 AMP와 한국단자가 전년보다 1백억원을 훨씬 상회하는 매출증가를 기록했다는 사실에도 의문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처럼 타부품업계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매출부풀리기경쟁이 커넥터시장 에서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이유는 이들 3개업체가 매년 엇비슷한 매출규모 를 기록하며 항상 국내제일의 선발업체를 염두에 둔 자존심싸움을 벌여왔다는 데서 어느정도 엿볼 수 있다.

국내 "제일의 커넥터업체"라는 명성이 거래선(세트업체)에 주는 신뢰감은 영 업력제고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본사의 눈치를 봐야 하는 외투업체들의 경우 "경영실적"을 가름하는 매출액에 대한 집착이 특별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이유들을 감안한다 해도 업체간 매출액부풀리기경쟁은 결코 커넥터산 업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국내 제일"의 평가기준을 품질이나 고객서비스보다는 단순히 매출액으로 치부하려 는 선발업체들의 발상이 가장 큰 문제라는게 업계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 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통상 다른 전자업체에서도 전체매출액의 5%정도는 필요에 따라 증감해서 발표해온 것이 상례이나 수년간 매출액을 놓고 벌여온 커넥터업체들의 이같은 행태는 자칫 커넥터시장의 왜곡현상을 가져올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경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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