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새해 새 설계; 주요전자업체사령탑에게듣는다(7);한글과컴퓨터

한국 최고의 SW회사로서 이제 한글과컴퓨터를 꼽지않을 사람은 별로 없다.

게다가이회사는 창업 6년만에 국내 컴퓨터환경의 표준을 주도하고 있는 보기 드문 기업적 성공을 일궈냈다.

바로 이점 때문에 한글과컴퓨터의 기업전략이나 제품일정은 이 회사의 매출 과 기업조직 규모에 관계 없이 언제나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올해를 기업경영의 중대 전환점으로 삼고 있는 한글과컴퓨터의 이찬진사장을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본다.

-올해를 전환점으로 삼은 이유는.

*사용자들이 전적으로 믿어준 덕에 오늘의 한글과컴퓨터가 있었다고 봅니다. 경쟁사가 더 좋은 제품을 발표할때도 사용자들은 저희 제품이 나오기를기다려줬다는 것도 잘압니다.

그러나 이제는 제품 그자체에 대한 약속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 SW회사로서 미래 컴퓨터환경에 대한 포괄적 비전을 제시할수 있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생각합니다. 이를테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즈라는 플랫폼을 통해 세계 컴퓨터환경의 방향을 선도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올해 한글과컴퓨터는 이 가능성에 대해 기업의 총력을 투자하는 해로 삼을작정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입니까.

*지금까지는 "한글"이라는 단일 SW를 통해 접근했지만 이제는 사용자의 컴퓨터환경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기업 입장으로서는 사용자의 컴퓨터환경을 장악한다는 표현이 적절하겠죠.

워드프로세서 통신, DB검색, 차트, 게임, 홈쇼핑 등 모든 컴퓨터환경에 대해 동일한 인터페이스, 또는 표준 연계기능을 제공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운용체계를 장악한 마이크로소프트가 "MS네트워크"를 비롯 최근 봅 인터페이스 등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것도 바로 사용자의 컴퓨터환경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고무적인 것은 컴퓨터환경이 이제 운용체계 보다는 인터페이스나 연계기능 등에 대한 의존도가 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용자의 컴퓨터사용환경을 장악하기 위한 제품전략은 무엇입니까.

*우선 한글과컴퓨터 전 제품의 메뉴체계를 통일해 나갈 계획이며 제품간 효율적 연계성을 위해 "윈도즈3.1"의 "프로그램관리자"를 대체할수 있는 강력 한 셀 프로그램 "HNC셀"도 곧 발표할 예정입니다.

"봅"처럼 자연어 검색기능을 전제로 하는 사용자인터페이스도 현재 공동 개발중입니다. 또 멀티미디어통신이 가능한 종합 온라인네트워크 "한네트"도 거의 마무리단계입니다.

물론 이같은 제품전략은 국내 80%의 컴퓨터사용자가 도스용 한글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도스용 "한글2.x"사용자들은 곧 발표될 윈도즈용 "한글3.0"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며 그렇게되면 사용자 들은 세계 표준인 윈도즈환경에 자연스럽게 진입하게 됩니다. 이때 한글과컴 퓨터는 "한글3.0"사용자들을 단순히 "윈도즈"에 머물러 있게 하지않고 다시" HNC셀"로 이끌 계획입니다.

"HNC셀"은 독자적으로 발표되는 것이 아니라 "한글3.0"에 내장돼 있는 형태 로 선보입니다.

-"한글3.0"이 모든 컴퓨터환경의 프런트엔드로 한다는 얘깁니까.

*일단 그렇다고 볼수 있지만 실제는 훨씬 강력한 의미의 도구가 될 것입니다. "한글3.0"은 기본적으로 문서작성과 편집기능을 갖는 워드프로세서이지만 따지고 보면 모든 컴퓨터사용환경은 바로 이 워드프로세싱 작업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닙니까.

한글과컴퓨터가 "한글3.0"을 사용자와 컴퓨터 사이를 접목시키는 총체적 개념의 클라이언트도구로 삼으려 하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새 술은 새부대라는 차원에서 이 전략을 추진해나갈 조직개편도 필요할텐데 요. *물론입니다. 우선 개발과 마케팅조직간 역할이 분명해지는 책임경영제 도입이 절대 필요합니다. 예컨대 좋은 제품을 개발했는데 마케팅이 뒤받침되지못했을 경우, 또는 마케팅은 전력투구했는데 제품이 우수하지 못했을 경우의책임소재는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경영관입니다.

그래서 올해부터 도입하는 것이 바로 사업부제입니다. 개발과 함께 프로덕트 마케팅 임무까지 부여, 궁극적으로 독립채산제를 지향할 계획입니다.

미마이크로소프트 조직의 3대축을 이루고 있는 제품개발그룹이 개발과 함께사내프로덕트마케팅 product marketing within Microsoft)활동까지 하는 것은 매우 시사적입니다.

이와함께 내달에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정보통신, 오피스웨어 등 개발조직 을 4개 부문으로 확대 개편합니다.철저하게 책임경영 사업부제로 운영할 계획이죠. -한글과컴퓨터의 중장기 경영스케줄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있다면.

*한글과컴퓨터가 기업적 기반을 닦게된 것은 지난 93년입니다. "한글2.0" 하나로 1백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세후순익만 30억원이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94년은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몇몇 기업체에 투자했고 고급인력을 확보했으며 핵심기술에 대한 라이선스비용에 충당했지요.

올해의 조직 확대개편과 사업부제 도입등은 94년 투자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올상반기부터는 앞서 언급한 한글과컴퓨터의 "컴퓨터환경 장악"비전에 공감 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자본투자를 유도하고 오는 97년에 기업상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때 자본금은 5백억원정도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품일정은 일단 오는 6월 한국컴퓨터.소프트웨어전시회(SEK 95)에서 컴퓨터환경장악 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토타입을 선뵐 작정입니다. 대체적으로 올해말까지 30~40종의 개별제품이 발표될 것으로 자신합니다. 또 지금같은 추세라면 96년에는 "한네트"를 기반으로 인텔리전트홈(Intelligent Home)개념 의 온라인서비스를 선보일수 있을것 같습니다.

-끝으로 SW회사의 최고경영자로서 임무는 무엇이라고 여기고 있습니까.

*현실을 바탕으로 한 기업관리나 의사결정도 중요하지만 미래환경에 대한 예측등 전략적 사고가 훨씬 중요하다고 봅니다. 향후 SW기업의 경쟁력은 이같은 전략적 사고에 의해 결판나게 될 것입니다. <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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