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성사단 창사10주년 "닥터 봉" 크랭크인 후끈

지난 84년 침체된 우리 영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독립영화사" 시스템을 표방하고 나선 중견의 영화집단 황기성사단이 창사 10 주년 작품 제작에 한창이다.

지난 12월4일 크랭크인에 들어가 현재까지 4분의 1을 제작한 이 영화의 타이 틀은 "닥터 봉".

오는 6월에 제작이 완료돼 7월 이후에나 관객에게 선보일 이 영화가 관심을끄는 이유는 우선 우리 영화에서 황기성사단이 그만큼 무게를 지니고 있기때문이다. 84년 창립작품인 "고래사냥"을 비롯해 "성공시대" "접시꽃 당신"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나는 날마다 일어선다" "그래 가끔은 하늘을 보자" "서 울 에비타" 등 우리 영화사에 족적을 남긴 작품들이 바로 황기성사단의 대표 작이다. 모두 수작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하나같이 젊은 영화 집단으로서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획력 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창립 10년을 넘어선 이번에도 황기성사단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절반 도 완성되지 않은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섣부르고 힘들지만 감독 과 타이틀 롤만큼은 역시 황기성사단답다는 평가를 듣고있다.

우선 이 작품의 메가폰을 잡은 이광훈 감독은 "코뿔소와 코란도", MBC 창사 특집 "여명의 눈동자" 등의 조감독을 거쳐 이번 작품이 첫 데뷔작이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8살짜리 아들 훈과 살면서 수많은 여자들과 염문을 뿌리고 다니는 바람둥이 치과의사 봉준수와 고집센 노처녀 여진과의 따뜻한 사랑이야기가 주된 스토리.

여기서 문제의 닥터 봉 역할을 맡은 사람은 우리에게 탤런트로서의 이미지를 굳힌 한석규. 얼마전 종영된 "서울의 달"에서 인기를 모은 한석규는 이번 영화가 처음이다.

물론 "서울의 달"에서 돈많은 여자를 우려먹는 제비 역할이 도움이 되겠지만TV드라마와 영화의 연기에는 상당한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한석규 측이나 황기성사단 측에서나 모두 파격적인 캐스팅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지 한석규 스스로가 그의 스크린 데뷔작인 "닥터 봉"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웃음속에서 가족애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남녀간의 사랑 싸움보다는 영화 "시애틀의 잠못이루는 밤"과 같은 가족애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고 각오를 밝히는 그는 인기의 주가를 올리고 있음에도 겹치기 출연을 하지 않을 생각이란다.

닥터 봉의 상대역인 여진 역은 김혜수가 맡았고 홀아비 닥터 봉의 아들 봉훈 역은 아역스타 최정이 맡았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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