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는 말이 찰나와 겁이다. 찰나는 깜짝할 사이를 겁은 한없이 길고 긴 시간을 말한다.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찰나는 , 겁은 이다. 예컨대 찰나는 손가락으로 마루바닥을 한번 툭 치는 사이에 65찰나 가 지나간다는 것. 또 겁은 사방40이의 성에 겨자를 채워 놓고 백년에 한 알 씩 집어내어 겨자씨가 없어질 때까지이다. ▼이같은 시간개념으로 볼 때 우리 유통산업의 변화는 한점의 티끌만큼도 못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변화는 갑작스럽게 온다. 정확히 말하면 변화가 갑작스럽게 온다기보다 변화 에 대한 인식이 그렇다는 얘기다. 시시각각으로 이어지는 변화의 모습을 인간은 별안간 하나의 "문제"로 의식하게 되는 것이다. ▼일본 최대 가전양판 점인 베스트전기가 중국에 진출한다는 소식이다. 중국 유통서비스업체인 흡 화집단유한공사가 올 3월 광동성에 개점하는 백화점내에 약 5백20 평방미터 규모의 매장을 개설한다는 것이다. 올해 매출은 3억엔으로 잡고 있다. 일본 가전 유통업체로서 중국 진출은 이 회사가 처음이다. 우리 유통업계로서는 의외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일본 유통업체들의 해외진출은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것이다. 이 회사가 우리나라 상륙도 갑작스럽게 단행할지 모른다. ▼내년이면 국내 유통시장이 완전 개방된다. 앞으로 남은 1년이 우리유통업계에는 찰나가 될 수도 있고 겁이 될 수도 있다. 겁으로 생각할 경우외국 선진유통업체의 진출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만 찰나로 인식할 땐 시간적 여유가 없다. 1년후 느끼게 될 갑작스런 환경변화에 우리 유통업계가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경쟁력 배양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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