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개발 및 영업담당직원 제로, PC통신에 의한 고객서비스"일본 소 프트웨어업계에서는 잘 알려진 비렛지센터의 기업운영방식이다. 소프트웨어 하우스이면서도 개발요원과 영업사원를 전혀 두지 않고 또 고객서비스도 PC통신네트워크를 통해 처리하는 독특한 기업경영으로 인기소프트웨어 "VZ에디 터"를 제조, 그 이름이 자스트시스템.마이크로소프트사등 대형업체들틈바구니에서 돋보이고 있다.
비렛지센터의 "VZ에디터"는 PC용 편집소프트웨어로 89년 발매이후 지금까지2 0만개나 판매돼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PC정보지 "닛케이퍼스컴"의94 년3월 28일자에 게재된 "93베스트셀러 소프트 랭킹"에서 93년 1년간 판매량 은 매장에서 팔리는 전체 업무용 소프트웨어중 7위에 올랐다. "VZ에디터"는 원래 프로그램작성용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문자장식이나 인쇄기능은 없지만화면스크롤이나 문자전환등의 처리속도는 빠르다. 장문입력에적합, 워드프로 세서용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의 판매원인 비렛지센터는 자본금 2백만엔, 종업원 13명의 규모가 작은 소프트웨어하우스. 원래는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매장으로 발족했는데 고객인 자유프로그래머 효도씨와의 만남을 계기로 진로가 바뀌게 됐다. 당시 효도씨 는 소프트웨어하우스를 통해 "VZ에디터"의 전신인 "EZ에디터"를판매해 왔는데 회사가 도산, "EZ"는 허공에 뜨게 됐다. 이 때 비렛지센터의나카무라사장 이 이 "EZ"를 판매하는 소프트웨어하우스로 변신키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일개의 소프트웨어매장에 불과한 비렛지센터에는 자금도, 인력도 부족했다. 새로운 마케팅기법의 도입이 불가피한 형편이었다. 그래서 나카무라 사장이 착안한 것이 PC통신 넷워크.
PC관련상품은 가전등에 비해 기능이 복잡, 사용자들로부터 문의가 끊이질 않는다. 구매결정의 관건이기도 한 지원체제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업체들 모두 소홀히 할 수 없는 분야다. 때문에 소프트웨어하우스들은 거의 매일 수십 명의 전화상담요원을 대기시켜 놓고 있다.
그러나 비렛지센터는 언제 걸려올지 모르는 전화에 사람을 전적으로 매달리게 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 전화접수를 주 2일, 하루 3시간으로 제한했다.
그대신 닛케이MIX.니프티서브등 PC통신에 전용 포럼을 개설, 사용자의 질문 에 개발자인 효도씨가 직접 응답할 수 있도록 했다. PC통신이라면 손이 빈 시간에 맞춰 질문에 응답할 수 있다. 게다가 전화로는한 사람밖에 상대할 수없는데 비해 PC통신은 한번 응답하면 같은 의문을 가진 다수의 사용자를 이해시킬 수도 있다.
PC통신의 이용가치는 지원뿐이 아니다. 비렛지센터는 개발자와 사용자간에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코너를 개설, 이를 통해 "VZ"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사용자들은 포럼에 사용방법에 관한 질문뿐 아니라 "VZ"에 더하고 싶은기능 수정하고 싶은 곳등도 요청해 온다. 효도씨는 이러한 것을 활용, 실제로 5년간 크고 작은 버전업을 10회정도 했다.
또한 버전 업한 소프트웨어를 발매전에 포럼에서 공개했다. 사용자들을 모니터요원으로 활용, 사용에 불편한 점이나 프로그램 오류등을 수정하기 위해서다. 동시에 NEC.세이코 엡슨.도시바등 "VZ"가 대응할 수 있는 PC기종상에서 개량한 소프트웨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의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포럼을 통한 소프트웨어의 수정은 사용자 자신의 의견이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VZ"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다는 기대이상의 효과를가져온다. 개발회사와 일체가 돼 제품을 개발한다는 자부심때문에 현재 니프티의 비렛지센터포럼 에 모인 회원은 약 2만5천명에 달한다.
"VZ에디터"의 가격도 눈길을 끈다. "VZ"의 소매가격은 발매이래 9천8백엔을 고수하고 있다. 주요 워드프로세서나 편집용 소프트웨어가 3만엔을 넘던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가격이다.
비렛지센터는 이것을 가능케 하기위해 지원이외의 분야에서도 종업원을 최소화하는 긴축경영을 철저히 이행해 나가고 있다.
우선 사내에 프로그래머는 두지 않는다. "VZ"로 충분히 설명되듯이 이 회사 가 판매하는 소프트웨어는 자유프로그래머가 개발한 것이다. 프로그래머가 가져 온 소프트웨어중 "시판해서 재미를 볼 것"이라고 판단되는 것을 선별한 다. 프로그래머에 대해서는 소프트웨어의 판매실적에 따라 일정비율의 저작 권료를 지불한다.
또 판매전문의 소프트웨어하우스이면서도 영업사원이 없다. "소프트웨어는 매장만 확보하면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성질의 상품이 아니다. 내용을 어떻게 알리고 이해 시키느냐가 관건이다." 또 ""받아주십시요"하며 돌아다니는오늘의 영업방식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나카무라사장은 소신을 밝힌다. 실제로 "VZ"는 발매직후 매장에 판매를 부탁하는 일이 없었다. 그러나 제품 의 가격이나 성능이 화제가 되고 나서는 여기저기서 주문이 들어왔고 반품이 없는 호조건으로 출하되고 있다. 현재도 컴퓨터잡지등을 통한 광고가 유일한 판촉활동이다. 비렛지센터는 사실 "VZ" 한개로 성장해 온 업체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부터 급속히 사업영역도 넓히고 있다.
우선 주력하는 것은 "VZ에디터"의 주변을 탄탄히 하는 통신소프트웨어나 통 합소프트웨어의 판매다. 그리고 또 하나는 오락성이 짙은 소프트웨어의 판매. 특히 후자의 경우는 CD롬사업이 저변에 깔려 있다. 이미 테쓰카등 일본의 유명만화가들의 작품이나 마릴린 먼로의 사진을 담은 CD롬을 발매했다. 또 내년 봄에는 재즈 아티스트등을 주제로 영상.음성.데이터베이스를 담은 제품을 내놓을 계획인데 소프트웨어시장에 밀려 오는 "가격파괴"의 물결에 역행, 3장을 한 세트로 묶어 수만엔의 고가소프트웨어에 도전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업계의 이단아"로 자칭하는 나카무라사장은 "VZ에디터"의 단일노선에서 탈피, CD롬에도 무게를 싣고 있다. 동시에 특유의 마케팅기법을 활용 새 분야에서의 성공을 꾀하고 있다. <신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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