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비트게임기시대는 끝났다" 최근 K사가 각 일간신문에 일제히 게재한 게임기의 광고문구다.
이 광고는 국내 비디오게임기시장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음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해 주고 있다.
올 연말 국내 게임기시장에는 전세계 게임기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과 거의 동시에 32비트게임기가 등장했다.
금성사가 미국 3-DO사와 제휴, 32비트게임기인 "얼라이브(3-DO)"를 선보인것이다. 이 얼라이브의 등장은 16비트게임기가 주류를 이루어왔던 국내 비디오게임기시장에 하이테크 기술을 바탕으로 한 32비트 이상의 첨단게임기 시장이 열렸음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함께 지난해에 발생한 광과민성발작사건으로 인해 침체기를 맞았던 비디오게임기 시장이 올들어 지난 92년수준으로 회복되면서 비디오게임업체들이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한 한해였다.
삼성전자가 비디오게임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중소개발업체들이 참여하는 협의체인 "삼성전자 게임소프트웨어그룹(SgSg)"을 구성, 소프트웨어 개발비를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이같은 분위기가 업계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한 올 1월 문체부가 일본어자막이 들어있는 게임소프트웨어의 수입을 금지 하면서 올해는 한글화 작업이 그 어느때보다도 활발하게 이루어진 한해였다.
비디오게임기의경기가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아케이드 업소용 게임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아케이드게임 개발업체들은 지적재산권의 강화로 인해 복제개발이 어려워지자 자체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자본과 기술력의 열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1만4천~5천점에 달하는 게임업소의 운영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같은 상황을 탈피하기 위한 변화의 조짐으로 대기업들이 대형게임센터의 운영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게임센터가 대형화되는 등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금성사가 대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3-DO플레이어를 이용한 게임센터 1호점 을 대학로에 개설하면서 가맹점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서울전자유통도 전자 랜드 신관에 개설한 2백평 규모의 게임센터에 각종 첨단오락기기를 설치하여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처럼 올해 국내 게임시장은 전반적으로 그 어느때보다도 변화가 심한 한해 였다. 특히 TV방송사들이 게임프로그램을 정규프로그램으로 채택, 방영할 정도로게임시장의 환경이 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게임시장이 안고 있는 문제점도 또한 많다. 게임관련단체들이 5개나 난립하면서 게임업계의 목소리를 일관성있게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게임업계의 분열상만 노출시킨 한해였다.
또한 통상산업부(구상공부)의 게임산업 육성발표가 나온지 얼마 안되서 재정 경제원이 게임기에 대한 특소세를 인상, 부과키로 결정하고 내년 1월1일부터 적용키로 하는 등 정부정책의 난맥상을 드러낸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밖에 여전히 게임산업의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정부의 각종 규제 나 제도가 정비되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된 것도 아쉬운 점이다.
<원철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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