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국내 CD-롬타이틀 시장은 "원년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PC환경이 빠르게 멀티미디어시대로 접어들면서 한해동안 CD-롬 타이틀이 크게 각광을 받았다. 국내 CD-롬드라이브의 보급대수가 지난해 2만~3만대 규모에서 올해말까지 20 만대 수준을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다 하반기부터 국내 PC메이커들이 CD-롬드라이브를 탑재한 멀티미디어PC(MPC)를 본격적으로 내놓기시작하면서 지난 10월 한달동안 판매대수가 2만대 수준에 이를 정도로 소비 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하드웨어 보급이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CD-롬타이틀 시장도 연초의 예상과는 달리 급성장하고 있다. CD-롬타이틀 시장은 지난해 불과 10만장선을 유지하던 것이 올해는 번들수요를 포함해서 2백만장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CD-롬타이틀 시장의 두드러진 특징은 첫째로 신규업체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타이틀 제작업체들과 영상소프트웨어를 보유 한 방송사및 출판사간의 제휴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지난 10월초 현재 문체부에 등록된 전자영상물의 타이틀 제작업체가 무려 64 개에 이르는 등 CD-롬타이틀 개발업체들이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MBC프로덕션간의 제휴를 시작으로 서울시스템과 KBS영상사업단, 한겨레정보 통신과 SBS프로덕션, 디지탈임팩트와 CATV업체인 새그린, 한글과 컴퓨터와 창작과 비평사 등의 제휴가 잇따랐다.
두번째는 CD-롬타이틀의 국내제작이 크게 늘어 나면서 타이틀의 내용도 다양 화되고 있다.
지난해 39종에 불과했던 CD-롬타이틀의 제작편수가 올 들어서는 지난 11월말 현재 1백16종에 달하고 있다. 타이틀의 제작편수가 거의 1년만에 무려 3배나 급증했다. 이같은 국내 제작편수의 증가와 아울러 내용도 영어 등 어학중심 일변도에서 탈피해 교육학습용, 생활, 취미, 스포츠, 성인물 등으로 다양해졌다. 세번째는 하드웨어의 저변확대가 이루어지면서 지난해까지만해도 수요처를찾기 어려웠던 CD-롬타이틀의 판매가 호조를 보여 소위 빅히트작이라고 불리 는 인기타이틀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CD-롬타이틀의 경우 일반적으로 초판에 2~3천장가량이 판매되고 있는 데 CD- 롬 게임타이틀인 "레벨어설트"는 2만장가량을 판매할 정도로 히트했다. 또일 반학습물 CD-롬타이틀 중에서 초판 5천장 정도가 거뜬히 판매되는 제품들이 쏟아지기 시작했으며 번들시장이 형성되면서 동아출판사의 "오성식 생활영어 회화 타이틀"은 수만장 이상 판매됐다.
또한 무엇보다도 국내업체들이 제작한 성인물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CD-롬타 이틀의 시장을 이끌어간 점도 주목할만하다. 이같은 경향은 주로 중소타이틀 제작업체들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슈퍼모델"을 시발로 "이브의 유혹" "누드 의 사계" "비밀여행" 등 다양한 성인물이 선보였다.
이들 성인물 가운데 일부 타이틀은 1만장 이상을 돌파하는 등 의외로 소비자 들의 인기를 끌면서 CD-롬타이틀 수요의 확대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올해 전반적인 시장확대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유통질서 의 문란이 CD-롬타이틀 시장에서도 재현돼 관계자들의 눈살을찌푸리게 했다.
수입업체들이난립함에 따라 해외에서 번들로 판매되고 있는 CD-롬타이틀이 버젓이 반입돼 타이틀가격이 1만원대 이하로 떨어지는 등 시장초기부터 타이 틀유통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로인해 타이틀 제작업체들이 유통사를 배제하고 자체적인 판매망 구축에 나선 점도 올해 CD-롬시장에서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이다. 세광데이타테크나 동아출판사, 코리아실렉트웨어 등의 제작업체들은 영업력을 보강하고 자체전시장을 마련하거나 전국적인 총판체제를 갖추는 등 유통까지 손대기 시작했다. 더구나 플로피디스크처럼 복제가 손쉽지 않은 CD-롬타이틀에서도 복제가 등장하면서 일부업자들이 구속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또한 잡지사 등이 일부 소프트웨어를 CD-롬타이틀로 담아 번들로 뿌리면서 일부업체들은 쉐어소프트웨어를 CD-롬타이틀로 제작, 판매하는 사례까지 발생해 지적재산권의 침해소지를 낳고 있다.
이같은 부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올 한해 CD-롬타이틀 시장은 기반을 구축했다. 특히 내년에도 CD-롬드라이브를 내장한 MPC가 PC시장을 주도할 전망 인데다 다른 CD계열의 멀티미디어 타이틀보다 값이 싸면서 내용도 알찬 타이 틀이 많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돼 국내 CD-롬타이틀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 할 것으로 보인다. <원철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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