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국내 컴퓨터 산업이 지난 2~3년 동안 극심했던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비약적인 성장을 함으로써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확인해준 중요한 한해로 평가된다. 한때 수출주력 산업으로 부각됐던 국내 컴퓨터산업은 지난 87~90년의 단군이 래 최대 호황기에서 투자부진과 안일한 경영자세 등으로 91년이후 급격히 몰락 대기업마저 사업포기에 이를 정도로 회생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왔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면서 상황은 완전히 반전됐다.
연초 컴퓨터 업계가 잡았던 올해 예상 시장규모는 약 85만대. 그린컴퓨터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삼성전자만 1백만대 정도로 전망했으나 이마저 "그 린" 환상에 빠져 시장을 너무 장미빛으로 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연초부터 터지기 시작한 주문은 이같은 예상을 완전히 뒤집는 것으로현재까지 추세로 보아 올해 PC시장은 지난해보다 무려 50%이상 늘어난 총약 1백3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PC시장이 이처럼 급격한 신장세로 돌아선데는 우선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데다 경기활성화로 기업의 전산화 투자가 크게 늘어난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홈PC 개념이 도입되면서 PC가 단순히 사무용기기 차원에서 벗어나 가전 제품의 하나로 자리잡게 됐고 여기에 PC업체들이 멀티미디어PC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및 광고전략을 폄으로써 수요를 부채질했다.
제품별로는 486PC가 중심을 이룬 가운데 하반기부터 급격히 멀티미디어PC로 이행하는 추세를 보였고 펜티엄PC가 내년도 수요확산을 앞두고 가능성을 시험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연초 삼보컴퓨터가 뚝딱Q를 발표하면서 촉발된 멀티미디어PC 붐은 하반기들 어 금성사, 현대전자, 삼성전자, 대우통신 등이 가세해 급격히 확산됐고 내년도 시장의 60% 이상은 이 멀티PC가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확실한 위치를 굳혔다.
특히 만년 2위그룹이었던 금성사와 현대전자의 멀티PC에 대한 의욕은 대단한것이었다. 삼보컴퓨터와 그린컴퓨터의 삼성전자에 눌려 있던 이들 업체들은 멀티PC라는새로운 시장이 열리면서 이같은 열세를 만회할 절호의 기회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그린컴퓨터 열풍을 가능한한 길게 가져가기 위해 멀티PC 판촉을 늦추는 정책을 취한 반면 이들 업체들은 시장주도 제품을 가능한한 빨리 멀티PC로 돌려놓기 위해 대대적인 광고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업체별로는 컴퓨터및 주변기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약진이 가장 두드러졌다. 그린컴퓨터의 열풍이 일년내내 몰아치면서 컴퓨터는 물론 주변기기에 이르기까지 삼성제품의 판매가 급격히 늘어나는 도미노현상이 일었으며 특히 컴퓨터 부문에서 판매 1위로 올라선 것은 가장 특징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내수시장의 이같은 호황에도 불구, 수출부진 현상은 오히려 심화돼국내 PC산업이 아직 절름발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PC수출은 현재 대우통신, 삼성전자 등에서 일부 모색되고 있는 단계지만 국내 PC산업의 대외경쟁력이 경쟁국인 대만에 비해 가격.품질 등 모든면에서뒤지고 있어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내년도 국내 PC시장은 홈시장에서 올해 자리잡은 멀티PC 수요가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오피스 시장에서도 다운사이징을 기반으로 하는 전산환경의 변화에 따라 그동안 주종을 이뤘던 286 또는 386PC의 대체수요가 늘어나면서올해의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따라서 내년도 국내 PC시장이 약1백50만대는 무난히 이룰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올해 주변기기 시장은 멀티미디어 환경을 조성하는데 초점을 두고 발전했다 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보다 10%정도 늘어난 6백억원 남짓의 시장 규모를 보인 사운드카드의 올해 주력 제품은 16비트 제품이었다.
기술적으로는 DSP칩을 이용한 사운드카드의 출시가 크게 증가한 점을 들 수있는데 이 DSP칩의 업계표준이 정해지지 않아 내년에는 자사 제품을 업계표준으로 설정하기 위한 업체간의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음성인식 기능을 첨가, 키보드 없이 PC를 작동할 수 있는 단계까지기술진보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영상카드는 올해 약 2백억원 남짓한 시장을 형성했으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2배정도 늘어난 4백억원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영상카드류의 대표주자로 인식돼온 TV수신카드나 오버레이 카드가 기능의 단순성으로 인해 점차 퇴조하고 MPEG기술을 이용한 영상카드의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점이 두드러졌다.
특히 올해 MPEG-Ⅱ 기술에 관한 국제규약이 제정됨으로써 앞으로 MPEG영상카 드의 보급붐을 불러 일으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CD롬 드라이브는 PC 대부분이 CD롬 드라이브를 기본으로 탑재하는 추세에 따라 올해 15만대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다.
CD롬 드라이브 시장이 이처럼 급성장하면서 그동안 수출에 전력해온 금성사 가 내수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기로 하는 한편 삼성전자도 이 시장에 본격 참여를 선언, 국산화의 길을 열었다.
기록장치 분야를 보면 우선 올해 HDD시장은 극심한 가격경쟁으로 인해 가격 질서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가운데 상반기에는 1백20MB급이 주종을 이루던 HDD 용량이 연말경에 5백40MB급으로 급속 확대된 것이 최대의 특징이다.
또한 시장도 올해 세계 시장의 1.1%정도에 해당하는 2억3천3백20만달러 규모로 확대됐다.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FDD)는 수입선 다변화 품목으로 묶여 미쓰미만이 국내 에 진출, 진해삼미공장에서 월평균 2만대 정도를 생산.공급했을 뿐 유일한 국내 FDD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의 독주가 계속 됐다.
특히 올들어 각종 전산사고로 백업시스템 도입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4mm DAT QIC 테이프,8mm 테이프 드라이브등 백업용 저장장치 시장이 본격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매우 특기할 만한 사실로 평가되고 있다.
<이창호.이희영.김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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